통신 양강인 KT와 SK텔레콤이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그동안 고속성장을 구가해왔던 두 지배적 사업자로선 ‘내수’와 ‘포화’로 상징되는 현 상황에서는 수출로 성장의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해외 기간통신사업자들에게 솔루션·플랫폼 수출 등에 그쳤던 지금까지의 사업 관행에서 탈피, 본격적인 해외 통신사업 진출을 타진하며 공격적인 수출전략을 추진중이다. ◇KT, 해외 빅딜 노크=KT는 지난 22일 임원급 인사를 통해 성장전략부문 산하 글로벌사업실장이던 김한석 상무를 부문장 겸직 전무급을 전격 승진 발령했다. 그만큼 해외사업에 전사적인 비중을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남중수 사장 취임 이후 종전 해외사업 관행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시장진출 거점 국가을 선별한다는 구상이다. KT 고위 관계자는 “이제는 현지에서 통신사업을 실제 할 수 있는 나라 5개 정도만 골라 확실히 시장을 뚫겠다는 생각”이라며 “종전처럼 위험부담을 안고 개발도상국 등에 시스템통합(SI) 사업이나 솔루션 수출 정도로 제한된 일에는 무게를 싣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T는 원유 등 우리나라에 필요한 자원을 일정기간 공급받는 대신, 턴키 방식으로 초고속 통신망 사업을 무상 제공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범국가 차원의 요구를 해소하는 것과 더불어 KT로선 정부에서 일정부분 안정된 수입을 올리고, 나아가 해외 현지의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인 셈이다. ◇SK텔레콤, 전방위 해외사업체제 도입=SK텔레콤은 그룹 차원에서 최대 역점과제로 부여된 해외시장 진출의 첨병역할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KT처럼 직접 해외 통신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사업 채비나 그 의지는 통신사업자 가운데 가장 뚜렷하다. 지난 8월 김신배 사장이 직접 챙기는 사업전략실을 신설, 해외 통신사업자의 인수합병(M&A)을 본격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SK텔레콤의 해외사업 전략거점은 일단 미국과 베트남으로 쏠려 있다. 미국의 경우 현지기업 어스링크와 합작 설립한 가상이동사설망(MVNO) 사업자 헬리오가 내년 3월께 본격 영업에 들어간다. 또 현지 유통업체인 서킷시티·베스트바이·월마트 등과도 협력을 추진중이다. 자사의 경쟁력인 무선 콘텐츠 사업에 승부를 띄우기 위해 ‘ESPN’과도 제휴를 검토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내년에는 무조건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봐야 한다”면서 “최소 1000억원 단위 이상의 실적을 거둘 수 있는 사업 위주로 전략적인 집중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신규사업부문이 맡고 있는 해외사업을 전사적 차원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연말 인사·조직개편에서 이를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그동안 국내 영업에만 치중해온 전 사업부문에 걸쳐 벌써부터 해외사업 발굴을 독려하고 있으며, 내년도 최대 성과평가 지표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통신 양강인 KT와 SK텔레콤이 해외시장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내년이 국내 통신산업의 본격적인 수출원년이 될 수 있을지 주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혜선·서한기자@전자신문, shinhs·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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