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주변 악재에도 불구하고 낸드 중심의 지속적인 투자로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D램 가격 담합에 따른 3억달러 벌금 추징 △애플컴퓨터와 낸드플래시 합작공장 설립 무산 등 최근 2건의 악재를 감수하게 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2002년 이후 차별된 방식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을 리드하고 있어 어떤 세파에도 흔들림 없는 전진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D램 가격 담합 사건 마무리=삼성전자는 미국에서 D램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해 3억달러(약 3000억원)를 납부키로 합의함에 따라 수년간 끌어온 ‘반도체업계의 D램가 담합 사건’을 정리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이번 3분기까지 충당금으로 모두 적립, 경영에는 영향이 없고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03년 말 마이크론은 삼성전자·하이닉스·인피니언 3개사가 가격을 담합했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사실상 사면을 받았고 이후 인피니언이 지난해 9월 1억6000만달러, 하이닉스가 올해 4월 1억8500만달러의 벌금을 각각 물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벌금을 내기로 하면서 이 사건은 3년여 만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됐다. ◇애플컴퓨터와 낸드합작공장 설립 논의 무산=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MP3플레이어 업체인 미국 애플컴퓨터와 공동으로 수조원대의 낸드플래시 전용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놓고 물밑 작업을 거듭해 왔다.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갑자기 발을 빼는 바람에 무산됐다”며 “애플의 태도 변화는 삼성전자를 둘러싼 한국 내 여론 악화가 배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D램 담합’ 건은 마무리됐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국내외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시련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차별된 사업구조로 세계시장 리드=전문가들은 이미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과거와 달리 타 반도체업체와는 다른 차별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3분기 실적 경영설명회에서 “낸드플래시가 3분기 메모리 매출 중 절반에 육박했다”고 밝혀 낸드가 삼성전자의 최대 주력품목이 됐음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전용라인인 7·12·14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으며, 최근 D램 전용라인인 9라인을 낸드플래시 라인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또 내년부터 가동할 계획인 낸드플래시 전용 15라인도 최대한 앞당겨 완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미국 오스틴이 유력 후보지인 제2 반도체공장에 대한 투자 결정도 조기에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또 애플컴퓨터와의 합작공장 건립은 무산되는 분위기지만, 이와는 별도로 조만간 반도체 공급 등을 포함한 대규모 협력사업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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