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http://canon.jp)이 전세계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하이테크 기업들 뿐만 아니라 굴뚝 산업계에서도 ‘캐논 따라하기’ 열풍에 휩싸여 있다. 당장 일본에서는 캐논의 경영전략을 배우려는 ‘벤쿄카이(연구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고 서점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출간되는 캐논 관련 서적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다. 각 언론은 ‘전자왕국 일본’의 미래는 소니가 아니라 일본식 경영을 고수해온 캐논이 이끌고 갈 것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왜 캐논인가. 캐논은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 3조4678억엔, 영업이익 5437억엔, 당기순이익 3433억엔을 기록, 일본 전자업계에서 최고 실적을 올렸다. 5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5.7%에 달했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대부분 1∼3%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투하자본수익률(ROIC),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17.9%와 16.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매년 3000건이 넘는 특허를 취득하는 세계 최고의 기술 기업이자 ‘셀(cell) 방식’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생산방식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벤치마킹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특히 종신고용제로 대표되는 ‘일본식 경영’에 성과주의를 접목, 일본기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타라이 후지오 사장은 “생산 부문이 약해 도요타를 1년에 한 두 차례 꼭 방문한다”고 말하지만 이 말은 도요타,그 가운데서도 생산 부문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캐논의 매출 총 이익률은 50% 이상으로 20% 수준인 도요타를 능가한다. 순이익률도 9.9%(작년기준)로 두자릿수에 육박한다. 소니가 1%대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높다. 매출액 증가율을 빼면 나머지 경영지표에서는 모두 도요타자동차를 능가한다. 지난해 7월 닛케이비즈니스의 존경받는 기업 순위 조사에서 도요타자동차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설 정도로 △환경보전 △이익의 사회환원 △고객 및 주주, 사원 만족 등에서 일본 최고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캐논은 종합 사무(OA)기기 업체로 알려져 있지만 의료장비,디지털카메라 등에서도 세계 1위 기업이다.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로 새로운 상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생산 합리화에 따른 비용 삭감으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컬러 복사기, 레이저빔 프린터 등 주력 제품인 사무기기의 판매 호조로 매출과 순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토너 카트리지 등 채산성이 좋은 사무용 소모품의 매출도 호조를 보여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캐논은 확실한 승자군에 들어간 것은 물론 앞으로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캐논의 올해 디지털 카메라 판매 목표는 1680만대로, 작년 대비 20% 늘어날 전망이다. 미타라이 사장이 취임한 1995년에는 부채만 8413억엔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보유 현금만 8877억엔(작년 말 기준)에 이른다. 막강한 현금 동원력과 고수익 체질은 캐논의 끝없는 변신을 가능케 하는 인프라가 되고 있다. 신형 디스플레이 SED를 활용한 TV 생산 등 디지털 가전시장의 본격 진출에서부터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다각화, 완전 무인생산 시스템을 통한 획기적인 원가절감 등 메가톤급 이슈도 여기서 비롯한다. 이를 통해 캐논은 2010년 매출 5조엔, 순익 5000억엔을 달성, 전 업종을 통틀어 세계 50대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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