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수출 효자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 무역 수지가 급속히 악화됐다. 작년 상반기 이후 수출은 계속 줄어들었지만 반대로 수입은 꾸준히 늘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사상 처음으로 PCB 무역 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고=1일 산업자원부가 집계한 부품소재 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PCB 수출은 6억339만달러다. 작년 상반기 6억1222만달러에서 작년 하반기 6억896만달러를 거쳐 조금씩 줄어들었다. 2001년을 제외하고 지난 95년부터 매년 큰 폭으로 늘던 PCB 수출이 작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정체된 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수입은 이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5억1451만달러였던 PCB 수입은 작년 하반기 5억3670만달러를 거쳐 올해 상반기에는 5억7464만달러로 상승했다. 수입 역시 지난 2001년에만 주춤하고 매년 늘어났지만 수출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 늘고 있다. 무역 수지 측면에서 심각성은 더하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PCB 무역 수지는 1억달러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의 감소와 수입의 증가로 인해 올해 상반기 흑자 규모는 3000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산 PCB 수입 3년 만에 15배 증가=PCB 무역 수지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대만과 중국산 PCB 수입의 급증이다. 지난 2001년 약 1000만달러에 불과하던 중국산 PCB 수입은 2002년부터 세 자릿수의 급증세를 보이며 작년에는 무려 1억4628만달러였다. 대만산 PCB 수입 역시 2002년 1억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작년에는 3억달러에 달했다. 2000년만 해도 PCB 수입 중 대만과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41.7%로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대만과 중국산 PCB 수입이 각각 22.5%와 83.7% 증가, 전체 PCB 수입의 절반을 넘보게 됐다. 물론 이 가운데는 국내 주요 PCB 업체가 중국 법인을 만들고 현지 생산 제품을 역수입하는 사례도 있다. 톈진에 현지 공장을 만든 인터플렉스나 대덕GDS, 퉁관으로 생산 라인을 이전한 코스모텍 등이 대표적이다. ◇PCB 무역수지 최초로 적자 위기=하반기에도 수출은 줄어드는데 수입은 늘어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PCB 무역 수지 흑자를 장담할 수 없다. PCB 수출입 통계가 만들어진 지난 94년 이후 무역 수지는 매년 2억달러 내외의 흑자를 냈으며 적자를 기록한다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대만과 중국산 PCB 수입이 하반기 들어서도 줄어들지 않아 적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PCB업체의 한 사장은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PCB는 이미 중국에 경쟁력을 잃었다”며 “최근 세트 업체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원가절감 정책으로 국산 PCB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PCB업계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조기개발과 품질관리 프로그램 도입에 따른 원가절감 등 다양한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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