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디어 기업들이 해외 시장 강화 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미국 미디어 기업들은 내수 시장의 호조로 최근까지도 연간 5000억달러 이상의 연간 매출을 거뒀지만 ‘성숙한’ 미국 시장에서의 한계를 절감,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앤디 버드 월트디즈니 국제사업부문 사장은 “미디어 그룹에게 국제화 전략은 일종의 패션이 되고 있다”며 미디어 기업들이 내수시장에서 비디오게임이나 인터넷처럼 두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탄력받는 해외 사업=뉴스코프는 지난주 우크라이나와 터키에서 해외 광고 사업에 대한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미 아시아 지역 스타TV와 영국과 호주의 신문, 이탈리아의 스카이TV, 러시아의 대형 옥외 광고 비즈니스 등을 추진해온 이 회사에게 두 거래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해외 광고시장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디스커버리 채널 등을 거느리고 있는 리버티 미디어 인터내셔널(LMI) 역시 최근 유럽과 아시아 지역 사업 강화를 위해 ‘리버티 글로벌’ 조직을 구성키로 하고 이사회 승인을 얻어냈다. 존 말론 회장은 “특히 일본과 유럽 사업을 확고히 하기 위해 추가적인 합병도 고려하고 있다”며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영업이익의 35%를 해외 비즈니스 부문에서 거둘 만큼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온 월트디즈니 역시 중국과 유럽 시장에 대한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완만한 하향세=미디어 그룹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시장 분석자료에서 잘 드러나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미국 미디어 시장은 약 8% 정도 성장했지만 내년을 기점으로 완만한 하향세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10% 이상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아시아 지역과 지난 2002년부터 급속한 성장세에 있는 남미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이 향후 5년간 감소세를 보이더라도 전세계 1조6700억달러로 추정되는 광고지출 및 투자 부분에서 6800억달러를 차지할 만큼 시장 지배적인 위치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미디어 기업들이 내수시장과 해외시장과의 조화를 통한 균형전략을 취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지역화가 관건=미국 미디어 기업들이 지정학적인 풍토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지역 콘텐츠 업체들과의 경쟁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 예로 타임워너는 올해 32개 수준이었던 비영어기반 영화 제작을 내년까지 44개로 늘릴 예정이다. 중동이나 서남부 아시아 등 미국 콘텐츠를 덜 선호하는 지역에선 거대 미디어 자본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콘텐츠에 대한 해적행위가 만연한 중국은 이 지역에 눈길을 주고 있는 미디어 기업들에게는 힘겨운 시장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중국은 합법적인 수요보다도 4배나 많은 CD제조장비를 가지고 있으며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콘텐츠의 시장 규모가 연간 6억달러일 정도로 여건이 열악하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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