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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5월, 과학으로 더 푸르게]생활 주변의 과학 풀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파일이름 :0523-1.jpg
문서분량 : 1 page 등록인 : etnews
문서뷰어 : 뷰어없음 등록/수정일 : 05.05.19 / 0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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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5월, 과학으로 더 푸르게]생활 주변의 과학 풀
본문일부/목차
“편광판이 뭔지 아는 사람 손 들어볼래요?” /“진동하는 빛을 통과시키는 판이요!”
“맞아요. 집에 있는 얇은 LCD모니터로 된 컴퓨터, 엄마아빠 핸드폰에도 다 이 편광판이 다 숨어있어요. 여러분은 오늘 선생님하고 빛이 굴절하고 직진하는 걸 보여주는 신기한 발명품을 만들꺼예요. 선생님을 따라서 다 만든 학생에게는 멋진 마술쇼를 보여주겠어요.”
“야∼ 신난다!”
지난 17일 오후 네시. 기자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 대림3동 동사무소 3층 강당에서는 과학 수업이 한창이었다. 강당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서른 명의 아이들이 손에 가위나 종이를 들고 샛별같은 두 눈을 반짝이며 선생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었다.
오늘 수업 주제는 ‘편광경을 만들어 빛의 굴절 현상을 관찰하기’. 빨간 도화지와 파란도화지로 원통을 만들어 입구에 편광필름을 붙이고 두 원통을 겹쳐 끼우자 금새 멋진 편광경이 완성됐다.
“편광경을 들여다 보며 바깥 원통을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려보세요. 편광경 입구가 환해졌다가 갑자기 캄캄해지죠? 그건 바로 바깥원통과 안 원통에 빛이 들어오는 각도가 서로 달라 빛이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예요.”
영등포구와 서대문구 내 26개 동 동사무소에서는 작년 9월부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생활과학교실’이 매주 열리고 있다. ‘생활과학교실’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지원하고 이화여자대학교 WISE센터가 운영하는 어린이과학교육프로그램. 방과 후 일주일에 한시간씩 열리는 과학수업에서는 탱탱볼만들기, 별자리 배우기, 로켓발사하기 등 다양한 주제로 생활 속의 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부터 5개월 간 이 수업을 들어왔다는 김솔하 어린이(11, 신영초등학교 4학년)는 “과학이 재미없었는데 여기와서 재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앉아서 듣기만 하는게 아니고 내가 직접 만들어보니까”라는 대답이었다.
이경화 어린이(10, 신영초 3)는 “도체와 부도체 원리를 여기서 배웠는데 나중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르쳐주실 때 더 이해가 잘 됐다”며 “방과 후에 생활과학교실 뿐 아니라 피아노, 미술, 국어 세가지를 배우는데 이 수업이 제일 재미있다”고 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인터뷰/박기영 생활과학교실 강사(이화여대 WISE센터 소속 강사)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5개월째 생활과학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온 박기영(35) 강사는 과학강사가 되기 전에는 초등학교 3학년 딸과 7살 난 아들을 둔 십년차 전업주부다.
“인터넷에서 교육사이트를 3년간 운영한 적도 있지만 제 아이의 공부를 지도하면서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엄마 중 한 사람이었죠. 평소 동네 아이들을 모아놓고 틈틈히 공부를 가르치기도 하고 교육프로그램이 있으면 아이 손을 이끌고 열심히 배우러 다녔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것이 이화여대에서 운영하는 엄마들을 위한 과학프로그램 WISE맘 과정. 박 강사는 1년간 이 프로그램을 수강하다가 열성적인 수업태도를 눈여겨본 학교 측으로부터 ‘생활과학교실’ 강사로 전격 발탁됐다.
그는 대림3동, 도림1동, 신길1동에서 모두 다섯 반을 맡아 일주일에 한번씩 3번 강의를 한다. 박 강사를 비롯한 생활과학교실 강사들은 각자 교육기획안을 만들어 제출하고 자료를 수집해서 프로그램을 짠다.
“영등포구와 서대문구에 있는 생활과학교실 강사가 모두 9명인데 이공계 석·박사 출신, 현직 대학강사 등 모두 쟁쟁한 실력을 갖추신 분들입니다. 전 그 분들보다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자녀를 키운 경험이 아이들을 가르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이 과학을 어렵거나 재미없어 하지 않느냐고 묻자 박 강사는 그 이유에 대해 “안 해 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제 아이도 처음엔 이 수업을 듣자고 권하니, ‘엄마 과학이 뭐예요? 나 그거 안할래요’라고 하더군요. 수업을 몇번 듣고나니 지금은 과학이 너무 재미있다며 계속 하겠다고 할 정도로 좋아해요.”
박 강사는 “한번이라도 과학을 재미로 수업이 아닌 실험이나 다른 방식으로 접해본 아이들과 학교수업으로만 과학을 배우는 아이들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생활 과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기고-생활과학교실에 바란다
한국과학문화재단 조숙경 홍보협력실장
우리의 가정을, 우리의 직장을 변화시키는 힘은 놀랍게도 아주 가까이 그리고 참으로 사소한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2004년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시작한 ‘생활과학교실’은 과학을 사람들과 가까운 곳에 둠과 동시에 과학을 사람들에게 사소한 것으로 느끼게 하려는 의도로 출발했다. 내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과학기술을 만나고, 과학의 원리를 체험하면서, 과학을 통해 미래의 꿈을 키우는 곳. 과학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변화하고, 주변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하고, 그 과정과 결과로 사회의 변화를 시작하는 곳. ‘생활과학교실’은 참여정부가 추구하는 과학기술중심사회의 토대이자, 과학문화가 뿌리내리는 터전이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와 관악구에서 시작한 ‘생활과학교실’이 어느덧 190개를 넘어섰다. 전국 3200개 읍면동에 하나씩 설치하자는 원대한 목표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지만, 과학에 대한 접근이 어려웠던 지역민들에게는 모처럼의 기다리던 기회가 찾아왔다. 이러한 기회가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전 국민이 즐겨 찾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첫째,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파견 강사를 담당하는 대학과 행정적인 지원을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생활과학교실 사업을 기획하고 사업에 필요한 종잣돈을 제공하는 과학문화재단(과기부), 이 삼자가 효과적으로 대화하고 피드백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민의 수요를 적극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기획 개발함으로써 지역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다양하고 다층적인 홍보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넷째,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공간과 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지역의 가용한 유관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다섯째, 전국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생활과학교실의 사례를 발표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와 교류가 꼭 필요하다.
역사상 최초로 산업혁명을 경험하며 19세기를 주도했던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각 지역에서는 매일 밤 과학강연이 이루어졌다. 180년이 지난 지금도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열리는 ‘크리스마스 과학강연’은 바로 19세기에 시작된 청소년과 여성 대상의 대중적 과학교실이었다. 대한민국의 생활과학교실에서도 우리의 청소년과 어머니들이 과학과의 즐거운 데이트에 빠져보길 기대해본다.
 skcho@ksf.or.kr

◆풀뿌리 과학문화확산 첨병
 지난해부터 사이언스코리아(과학문화확산국민운동) 일환으로 본격화한 생활과학교실 조성사업과 과학문화도시 선정사업은 풀뿌리 과학문화확산의 첨병이 되고 있다.
◇생활과학교실= 지역 청소년과 일반인의 과학마인드를 고취하는 거점이다. 읍·면·동 단위의 비형식 과학교육(Informal Science Education)의 구심체 역할을 한다.
지난해에만 서울 양천구를 비롯한 전국 18개 지역에서 240여개 생활과학교실이 문을 열었다. 서울의 이화여대와 한양대, 대구·경북의 대구경북여성과학기술인협회와 포스텍(포항공대), 충남의 한서대, 전남의 순천대 등 대학 중심의 21개 책임운영기관이 다양하고 흥미로운 체험형 과학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은 올해 90개 정도의 신규 생활과학교실을 설치해 최소 35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과학문화도시= 생활 구석구석까지 과학기술과 문화가 공존하고,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과학을 사랑하고 실천하는 도시! 과학문화도시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삼아 지역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자발적 지식문화운동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지역과학기술단체, 공공기관이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통합 전개한다. 생활과학교실과도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현재 18개 시·군·구와 1개 광역시가 과학문화도시로 선정돼 정부(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지자체장의 강한 추진의욕, 지역구 국회의원을 통한 예산확보가 윈-윈 시스템을 형성하는 사례가 많은 게 강점이다. 또 지역 대학과 기업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지역균형발전의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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