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산업 성장의 한 축에는 창업보육사업을 빼 놓을 수 없다. 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에 한 몫을 담당해 온 창업보육센터(BI)는 그동안의 양적 성장을 발판으로 한국 경제를 주도할 신기술 창업 보육 기관으로 다시 거듭난다. 올해를 ‘제2 벤처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정부는 오는 2009년까지 향후 5년간 창업보육사업 장기 육성 정책을 마련하고 벤처 활성화를 위한 첫 시동을 걸었다. 이에 본지는 중기청과 공동으로 연중 기획을 통해 향후 30여회에 걸쳐 국내 우수 창업보육센터 현장을 찾아 그들만의 보육 성공 노하우를 살펴보고 바람직한 한국형 창업 보육 성공 모델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제2 벤처 활성화의 주역은 창업보육센터가 맡는다’ 정부가 신벤처 정책의 하나로 창업보육사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부가가치 및 일자리 창출이 높은 기술혁신형 창업을 활성화시켜 국가 경제 성장의 주요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 표출이다. 정부는 지난 2월에 내놓은 ‘기술 창업 활성화 정책’을 통해 고급 기술 인력의 요람인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기술을 신기술 창업으로 유도하고, 새로운 고용 창출은 물론 산업 구조조정을 촉발시키는 동력원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그간 추진해 온 창업보육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새롭게 바뀌는 창업보육정책과 추진 방향을 통해 ‘한국형 창업보육 성공 모델’의 사례를 통해 이 구상의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을 짚어 본다. ◇창업보육사업 안정 궤도 진입=지난 98년부터 창업 인프라 조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된 창업보육센터(BI) 건립 지원 사업은 운영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초창기 대비 고용 인원과 매출액이 크게 신장되면서 보육센터는 국내 벤처 산업 발전에 한몫을 해왔다. 창업보육센터는 벤처 붐이 절정에 이르던 2000년 말 220개에서 2004년 말에는 289개로 31.4% 성장했다. 같은 기간 보육 업체는 2188개에서 3972개로 무려 81.5% 증가, 양적 성장 측면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고용 인원은 6442명에서 1만 9387명으로 무려 3배 급증했고, 업체당 평균 고용 인원도 2.94명에서 4.88명으로 65.9% 증가했다. 매출액은 3645억원에서 1조 2023억원으로 3.3배에 달하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창업보육사업 경쟁 시스템 도입=정부는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장이란 말을 꺼내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보육센터의 재정 자립도가 워낙 열악해 명실상부한 창업사관학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위해 올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육 능력과 투지 의지가 큰 사업자는 재정 자립이 가능한 수준으로 확대 지원하되, 그렇지 않은 BI는 센터 지정을 취소키로 했다. 구조조정 대상은 △장기간 보육실 공실률(3개월간 40% 이상)이 높은 BI △1기관 2개 이상 BI 운영기관(16개 기관)통합 조정 △창업보육 추진 의지 및 운영 능력이 부족한 BI 등이다. 보육 실적과 시스템이 우수한 BI는 보육실 규모를 재정 자립이 가능한 1000평 이상 규모로 확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재정 1650억원을 투입, 자립 운영이 가능한 BI 수를 올해 30개에서 2006년 58개, 2007년 88개, 2008년 118개, 2009년 150개 등으로 늘려 나가기로 했다. ◇지역 특화 BI 육성 및 국제협력 강화=정부는 지역 특성에 맞는 전문화·특화 BI에 대해서는 우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정부 주도만으로 일관해 온 창업보육 지원정책을 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2006년 이후에는 지자체와 공동으로 BI 평가를 실시하고, 지자체의 BI 지원 규모에 따라 운영비를 차등 지원하는 등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역특화 기업 입주 비율이 50% 이상 되는 BI에 대해서는 우대 지원키로 했다. 국제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국제 창업보육사업도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정부는 미국창업보육센터협회(NBIA), 아시아창업보육협회(AABI) 등과 BI 국제 협력을 강화해 세계적인 수준의 창업보육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일본 등 아시아권 창업 기업의 국내 BI 입주를 지원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BI 운영 기법을 전수하고 국내 기업 입주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etnews.co.kr
◆인터뷰-김성진 중기청장 “활발한 창업이야말로 고용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최근 창업 규제 완화 및 벤처산업 재도약 추진 등으로 창업 분위기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이 높은 기술혁신형 창업 활성화 정책을 적극 펼쳐나가겠습니다” 김성진 중소기업청장은 “벤처 붐 냉각 이후 사실상 창투사 등 기관 투자자들이 신기술과 첨단기술을 보유한 예비 기술창업자에 대한 투자 기피로 창업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며 “올해부터 기술혁신형 창업 활성화 정책을 통해 얼어붙은 창업 활동을 활발히 지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간 창업보육센터를 통한 창업 보육 사업이 고용 창출 및 매출액 성과 측면에서 괜찮은 성과가 나왔음에도 대다수 센터의 재정자립도가 낮아 확실히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이릅니다” 김 청장은 이같은 분석에 따라 앞으로 우수 창업보육센터는 재정자립이 가능한 수준으로 확장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보육센터에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우수 창업보육센터를 중심으로 30개 이상의 보육 기업이 입주토록 함으로써 대학·연구소가 자체적으로 보육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단, 부실 창업보육센터는 정부 지원 중단과 지정 취소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창업보육사업의 내실화를 기할 뜻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올해부터 전국 센터간 정보 교류와 공동 협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주력하겠습니다” 김 청장은 “현재 지역별 협의회를 통해 센터간 공동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활동은 미약한 편”이라며 온라인 전국 BI 네트워크를 구축, 센터간 정보 교환 및 상시 컨설팅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지방청 중심으로 권역별 창업보육센터와 무역협회(KOTRA), 금융권, 전문기업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창업 보육 사업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서울대 실험실 벤처 창업 1호인 에스엔유프리시젼의 코스닥 상장으로 실험실 벤처 창업이 새로운 벤처 성장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엔진을 살려가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이공계 교수 및 연구원들이 주축인 점이라고 본 김청장은 실험실 벤처창업 과정을 개설하고 창투사와 연계한 투·융자 지원 시스템 등의 마련 의지를 밝혔다. “장기적으로 향후 5년간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 7800여개 업체를 육성하고, 신규 일자리 4만여개를 창출해 나가겠습니다” 창업보육사업 장기 육성 방안을 묻는 질문에 김 청장은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보육센터의 보육실 규모를 재정자립이 가능한 수준인 1000여평으로 확장, 보육실 공간을 1만개 이상으로 확대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또 창업보육센터와 실험실간 연계를 강화해 창업클러스터(가칭)을 조성, 고급 기술 인력의 요람인 대학과 연구소에서 신기술 창업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실험실 창업 활성화 방안 올해 정부가 내놓은 기술창업 활성화 정책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실험실 창업 활성화 방안이다. 실험실 창업은 지난 98년 이후 벤처특별법 개정 이후 한동안 대폭 증가했으나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점차 교수·연구원 창업 활동이 위축돼 왔다. 그러나 최근 서울대 1호 실험실 벤처인 에스엔유프리시젼이 코스닥에 상장되면서 실험실 창업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자 정부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정부는 실험실 창업의 불꽃을 다시 살리기 위해 △창업단계 전문 창업 컨설팅 지원 △실험실 벤처창업과정 개설 △중소·벤처 창업자금 지원 확대 등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초기 기술 창업에 집중 투자하는 안정적인 장기의 모태펀드를 실험실 창업 기업에 지원, 실험실 벤처 창업을 촉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술사업화 전문 회사를 대학과 연구소에 설립할 수 있도록 올 하반기 기관 설립 지원 근거법을 마련, 고급 기술인력의 사업화 및 창업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기술사업화 전문 회사를 통해 △교수·연구원 등의 연구성과 특허출원 지원 △개발 기술의 상업화 지원 △공동 기술개발, 산업재산권 취득, 국내외 마케팅, 기술이전 촉진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교수·연구원 창업 기업 등의 출자 비율을 기존 30%에서 50%로 상향 조정하고, 교수 창업 기업에 참여한 학생에게는 학점 인정제를 도입키로 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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