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그룹이 코리아써키트 지분에 이어 경영진 교체로 전면에 나섬에 따라 향후 인쇄회로기판(PCB)시장에 미칠 파장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풍은 국내 연성회로기판(FPC) 2위 업체인 영풍전자와 반도체 패키징 업체 시그네틱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재계순위 30위권대 중견그룹. 영풍이 이번에 직접 경영하게 된 코리아써키트는 국내 최대 FPC업체인 인터플렉스 지분의 26.0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따라서 영풍과 코리아써키트의 실질적인 결합은 경성(Rigid)과 연성(Flexible) 기판 설비를 동시에 갖춘 대형 PCB 연합체의 탄생을 의미한다. 아울러 FPC 부문 1·2위 업체 인터플렉스와 영풍전자의 연합으로 국내 FPC시장에 거대 공룡이 등장하게 됐다. 인터플렉스와 영풍전자의 올해 FPC부문 예상 매출만도 7000억원대. 여기에 빌드업 등 코리아써키트의 경성기판 부문 매출을 합하면 이들 3개 업체의 연간 PCB 생산액은 무려 9000억원대에 육박한다. 삼성·LG·대덕 등 오랜 3강 체제를 뒤흔드는 규모다. LG전자의 올해 PCB 예상매출액 6000억원,대덕그룹(대덕전자, 대덕GS)의 65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1위 업체 삼성전기 매출목표 1조500억원 다음이다. PCB 업체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삼성·대덕·LG 3강 구도이던 국내 PCB시장은 영풍계열 PCB 3사의 등장을 계기로 4강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영풍전자·코리아써키트·인터플렉스 등 영풍 계열 PCB 3사의 등장은 장기적으로 국내 전체 PCB 시장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대덕·LG가 경성기판 중심인데 반해 영풍은 PCB 제품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FPC가 주력이다. 게다가 경성업체인 코리아써키트와의 결합은 제품 개발 및 생산 면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PCB 업계는 “영풍이 연간 9000억원대의 PCB 생산 규모를 갖춤으로써 원자재 및 장비 구매는 물론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국내 영업 측면에서는 삼성·LG 계열사 중심의 공급 구조를 벗어나지 않는 한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경쟁관계인 삼성·LG가 주고객이어서 견제가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영풍전자·코리아써키트·인터플렉스는 현재 별도 회사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결국 단일 회사로 인식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PCB 업체 관계자는 “안정적인 부품 공급과 가격 협상 문제를 중시하는 삼성·LG 등 대기업이 이들 3개사로부터 공급받던 PCB 물량을 계속 보장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등 영풍 PCB 3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 하락을 예견했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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