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인이 가장 열광하는 한국 제품은 과연 무엇일까. 단연 ‘온라인게임’이다. 휴대폰·TV·자동차 등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겠지만 선호도와 집중도에서 온라인게임의 특성을 따라오지 못한다. 지구상에서 대략 1억명 정도의 게이머들이 한국산 ‘온라인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온라인게임의 절반 이상이 국산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온라인게임은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급성장하면서 종주국 ‘코리아’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지난 2003년 한해 1150억원에 그쳤던 온라인게임의 해외수출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년의 규모를 넘어서는 1160억원대를 기록하는 급신장세를 보였다. 2004년 전체 수출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2500억원대를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게임은 초고속인터넷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앞으로 더욱 가파른 수출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게임의 경제적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문가들은 게임업 영업이익률이 제조업에 비해 최고 20배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때 엔씨소프트·넥슨·그라비티·NHN·CJ인터넷·네오위즈·웹젠 등 이른바 국내 게임계 ‘빅7’의 올 예상 매출 1조원이 매출 20조원대의 LG전자와 맞먹는 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한다. 업계는 이 같은 온라인게임의 성공 요인을 크게 4가지로 꼽는다. ◇철저한 검증작업이 바탕이 됐다=집단적인 놀이문화가 강한 국내시장에서 1차적으로 철저하게 검증을 거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마땅한 놀이문화가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게임이 상호 어우러지길 좋아하는 민족적 성향과 잘 결합됐다는 것이다. 대규모 인원이 접속해서 즐기는 롤플레잉게임(MMORPG)인 온라인 게임은 집단성을 반영하고, 게임을 하면서 즐기는 채팅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또 일단 게임 속에 들어와서는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정보전달이라는 쌍방향성을 통해 일종의 ‘빠져드는 현상’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의사표현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국내업체들이 고스톱·바둑·장기와 같이 일상에서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게임 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청소년 등 ‘전문’ 고객뿐 아니라 중장년·주부 등 ‘일반’ 고객을 유인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네오위즈의 경우 고스톱 게임에 유명 성우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최고 IT 인프라·기술력이 우선됐다=초고속인터넷망 가입자수 3000만명, 인터넷 이용자 2700만명, 골목마다, 마을마다 곳곳에 자리잡은 PC방은 국내 온라인 게임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여기에 창의력과 독창적인 국민성은 완성도가 높은 게임을 잇따라 만들어냈다. 기술적으로는 온라인게임 성공의 관건인 안정적인 서버 관리면에서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밖에 3차원 게임개발을 위한 핵심 그래픽 인력의 확보와 네트워크와의 안정적인 연결기술 등도 성공 요소로 뺄 수 없다. 개별 게임의 매력도와 요금 부과를 연결시키는 게임 운영의 노하우도 최고 수준이다. ◇상용화에서 앞섰다=지난 94년 넥슨은 최초의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선보였다. 2001년에는 액토즈소프트가 중국에 진출했다. 이후 각 업체들이 동남아시아·일본·북미 등지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한국 NHN의 일본법인인 NHN재팬이 운영하는 게임포털 한게임(www.hangame.co.jp)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회원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월 438만명에서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의 온라인 게임으로 유명한 넥슨도 지난해 11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중국시장도 여전히 한국 게임업체가 주도권을 잡았다. 지난해 중국에서 서비스된 온라인게임 164개중 81개(49%)가 한국 게임이다. 대표적인 히트작인 ‘미르의 전설2’는 2001년 이래 동시접속자 수가 70만명을 밑돈 적이 없다. 웹젠의 ‘뮤’(중국명 기적·奇跡)도 지난 2002년 중국 서비스를 시작해 등록 회원이 1000만명, 매출이 130여억원에 이른다. 대만·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도 한국산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대만의 경우 1위부터 5위까지를 한국산이 석권했다. 선두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다투고 있다. 최근엔 한빛소프트의 ‘탄트라’, 써니YNK의 ‘씰온라인’ 등이 가세했다. 태국에서도 라그나로크가 선두를 달리고 한빛소프트의 ‘팡야’가 추격하는 등 한국산끼리 경쟁이 뜨겁다. 한국산 온라인게임은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정서와 시장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현지인의 정서를 고려했다. NHN·그라비티·한빛소프트·엔씨소프트 등은 직접 법인을 설립하기보다는 현지 업체와 제휴하거나 공동 투자 형태로 진출했다. 기획단계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게임들인 것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성공비결은 지난 2월, 그라비티는 미국 나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그라비티는 세계 최고의 히트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를 개발한 토종 게임개발사다. 웹젠에 이어 나스닥에 상장된 두번째 게임업체이며 국내 기업 공개를 거치지 않은 첫 사례로도 유명하다. ‘라그나로크’는 지난 2002년부터 해외 진출을 추진, 중국·일본·동남아시아·북미·유럽·대양주를 통틀어 무려 23개국에서 상용 서비스 중이다. 온라인게임이 특정 지역 및 국가에서만 성공할 수 있다는 기존 통설을 완전히 뒤엎으면서 5대양 6대육에 걸쳐 빅히트를 기록 중이다. ‘라그나로크’를 즐기는 전 세계 이용자는 무려 3000만명에 이른다. 일본에서 온라인게임 시장의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고 대만·태국 등에서도 단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라그나로크’는 한국이 만든 ‘월드베스트 게임 상품’인 셈이다. 그라비티의 해외전략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완벽한 현지화 작업의 성과물이다. 게임을 단순히 현지 언어화 하고, 그래픽을 일부 손보는 정도가 아니다. 일단 해외진출 계약이 이뤄지면 한국 본사 마케팅 인력이 현지로 파견된다. 수개월이 걸리더라도 전략적 마케팅을 통해 게임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와 관심을 높인다. 그런 다음 클로스베타·오픈베타 등 단계를 거쳐 서비스를 풀어놓는다. 이용자의 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최대한 자극하면서 서비스를 진행하다 보니 상용화 이후에는 그야말로 ‘탄탄대로’가 열리는 셈이다. 둘째, 탄탄한 현지 파트너 체인 구성과 지속적인 연계 활동이다. 그라비티는 외국 현지 서비스를 위해 가장 큰 노력을 파트너 선정에 두고 있다. 최근 시작한 호주·뉴질랜드 지역 서비스를 위해 현지 파트너를 선정하는 데는 1년 가까운 공을 들였다. 현지시장에서 완전한 기틀을 세우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인지도·서비스 지속 및 업그레이드에 대한 투자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비스 계약을 한다. 이는 해외 현지 서비스의 안정화와 시장 이미지 구축에 결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셋째, ‘원소스 멀티유스’ 개념을 적용해 현지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점이다. 최근 일본에서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라그나로크 디 애니메이션’을 TV로 방영,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캐릭터상품과 만화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이것이 게임 자체의 인기상승으로 이어지고, 수익까지 불리는 선순환 유통구조를 만들어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기고 `온라인게임 육성`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원장 jswoo@gameinfinity.or.kr 한국 온라인게임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21세기 대표 상품이다. 특히 선도주자인 7개 기업의 올해 매출액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 게임은 단순한 놀이 이상의 큰 부가가치가 있다. 사회적으로 잘 활용한다면 공공의 이익을 증가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국방에서는 이미 워게임을 도입하여 모의전투로 활용,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정신과 치료용 게임을 도입하고 있다. 또 교육 분야에서도 학생들의 논리력이나 수학·영어 학습을 높이는 학습 보조수단으로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 이렇듯 온라인게임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향후 기능성 온라인게임 개발을 통해 산업 규모를 키우는 것이 우리 업체들의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선행돼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법체계적인 정비’다. 게임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대적 조류와 환경변화에 맞는 ‘게임산업진흥법’이 하루 속히 제정돼야 한다. 게임과 관련된 각종 법령이 30여 가지가 넘는 현 상황에서 개발업체들이 겪는 혼란은 상당하다. 따라서 산업 발전의 기본인 관련 법령의 정비가 절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국회에서 가칭 ‘게임산업진흥법’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는 종주국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중국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다. 중국은 우리 업체들보다 먼저 나스닥에 상장했고 원청 개발업체인 엑토즈소프트를 인수하는 등 위세가 등등하다. 중국이 두려운 것은 최근 국가차원의 게임산업과 게임 문화, 게임 인력양성에 대한 가시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와 중국의 온라인게임 기술격차가 5년 이내로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가 온라인게임 소비시장으로 여겨왔던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온라인게임 생산국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 중국 교류 및 협력을 모색하는 한편 다양한 게임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한·중 업체간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모델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평균별점 케팅 ☆☆☆☆☆ 기술 ☆☆☆☆☆ 생산시스템 ☆☆☆ 디자인 ☆☆☆☆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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