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화학이 세계 2차전지 시장 빅3 진입을 선언했다. 최근 잇달아 열린 기업 설명회에서 삼성SDI와 LG화학은 올해 2차전지 생산량을 2억개 이상으로 늘려 산요와 소니에 이어 세계 3위 자리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가 세계 2차전지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해 일본과 양자대결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의 타깃은 MBI=현재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일본의 산요와 소니 그리고 마쓰시타 계열인 MBI가 빅3 구도를 이루고 있다. 그 뒤를 삼성SDI와 LG화학이 추격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이 중위권 이하에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당분간 산요는 부동의 1위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산요는 작년 사업 철수를 밝힌 도시바의 설비를 인수, 세계 시장의 50%에 가까운 연간 7억개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소니 역시 3위와의 차이를 벌리며 2위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결국 삼성SDI와 LG화학의 목표는 MBI다. MBI의 작년 2차전지 생산량은 약 1억5000만개며 올해는 2억개 정도로 추산된다. 올해 생산량을 2억개 이상으로 잡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의 목표가 이뤄질 경우 근소한 차이로 MBI를 누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삼성SDI와 LG화학은 올해 전체 투자 가운데 상당 부분을 2차전지에 투입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다른 장치산업과 마찬가지로 2차전지 산업 역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2차전지를 올해 투자의 73%인 7500억원이 집중되는 육성 사업 가운데 하나로 정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시설 투자 7145억원과 연구개발 투자 2451억원의 사용처의 1순위 중 하나로 2차전지를 꼽았다. ◇생산 3억5000만개 이상, 점유율 15% 내외=삼성SDI(대표 김순택)는 올해 2억2000만개의 2차전지를 생산, 세계 3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삼성SDI는 작년 세계 시장의 9%를 약간 밑도는 1억2900만개의 2차전지를 만들었다. 삼성SDI 2차전지 영업팀장인 이진건 상무는 “올해 세계 2차전지 시장은 15억8000만개 정도로 예상되는데 시장점유율 15% 정도면 3위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천안 사업장의 지속적인 생산설비 확충뿐 아니라 2차전지 재료비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양극활물질 자체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상대적으로 줄이고 해외 주요 고객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LG화학(대표 노기호)은 작년 말까지 월 2200만개 규모의 생산설비를 만든 데 이어 중국 난징에 위치한 월 400만개 규모의 후공정 생산라인을 조기 가동, 전체적으로 월 2600만개 규모의 생산설비를 마련했다. 따라서 올해는 2억개 이상의 생산이 예상된다. 노기호 사장은 “2차전지 생산량 증가는 당연하고 문제는 수익성인데 이를 위해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2차전지 재료 공급처를 중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약 8만3000㎡ 규모인 충북 오창 공장을 올해 두 배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최근 세계적인 PC업체인 델을 고객으로 잡은 확보한 것을 계기로 해외 휴대폰 업체와 노트북PC 업체에 대한 공략의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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