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연구소를 벗어나 실용화· 상용화된다. 19개 정부 부처와 청이 민간과 함께 과학기술 연구 개발성과를 ‘돈’이란 가시적 성과로 만들어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대통령 주재 하에 열린 제16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참석자들이 2005년뿐만 아니라 5∼10년을 내다본 미시경제 목표를 굳게 다지는 회의였다. 2005년에 시작할 정책과제를 선정하고 민·관협력 추진체를 만들기로 했으며 각종 제도개선 및 규제완화책을 마련해 본격적인 기술의 실용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무엇보다 휴대 인터넷(WiBro)시스템(ETRI), 60나노 8기가 플래시 메모리(삼성전자),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배양(황우석 교수), 55인치 LCD TV(LG전자), 하이브리드 자동차(현대자동차), 탄소나노튜브 상온합성기술(삼성종합기술원), 한국형 고속열차(철도기술연구원), 초소형 캡슐형 내시경(KIST) 등 세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은 기술의 상용화·실용화 등 실질적 추진방향을 마련한 것이 주목된다. 특히 민간과 정부의 역할분담이 명확해져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향한 국가 과학기술 혁신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과학기술 8대 강국 실현=정부는 오는 2007년까지 총 연구개발투자액 30조3300억원, 연구원 수 25만명 등으로 과학기술 8대 강국으로 올라선다는 비전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2005년에 5대 부문 14대 분야 78개 중점추진 연구개발과제에 5조6096억원을 투자한다는 ‘과학기술 기본계획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과학기술부를 비롯한 18개 부·처·청이 수립한 2005년도 연구개발 추진계획을 포괄해 △미래 성장엔진 창출 2조925억원 △기초체력 강화 9917억원 △국제화 및 지방화 1조691억원 △혁신시스템 선진화 1조3704억원 △국민참여 확대 859억원 등이다. ◇대형 국가연구개발 실용화=과학기술부는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0년여 간 149억원을 지원해 설계시속 110㎞급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했다. 그러나 기술수요처인 건설교통부가 상용화를 외면하면서 미 플로리다 주정부, 말레이시아 조흐바르시 등과의 대형 수출계약이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이 실용화 노력의 부재에서 온 것으로 판단, 이른 시일 내에 대전 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에 1㎞ 시험노선을 만들기로 했다. 또 자기부상열차 운행에 필요한 차량제어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산업자원부를 통해 156억원을 지원, 오는 2008년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유망 상용화·실용화 기술로는 △자기부상열차 △한국형 고속열차 △광우병 내성소 △해수담수화용 원자로 △LPG버스 △소형 열병합발전용 가스터빈 △초고속 해상운송선(위그) △복합 양전자 단층 촬영기 △연료전지버스 등이 꼽힌다. ◇차세대 성장동력사업 본격 추진=주관부처 3개, 협조부처 5개별로 추진하는 10개 산업별 사업을 주관할 사업단장의 권한이 크게 강화된다. 사업단장을 단순 관리자에서 사업조정자로 격상하고, 사업단 간 경쟁을 촉진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사업단별 주관 부처가 1차로 전문평가를, 국과위가 2차로 10개 사업단에 대한 종합비교평가를 실시해 연구비 등을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미래형 홈네트워크(1300가구), 텔레매틱스(제주도) 등 산업별 시범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반기별로 기술수요자(민간)가 참여하는 산업별 포럼을 개최해 기술이전의 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국과위에서는 이 밖에도 △이공계 전공자 공직진출 확대방안 △국가연구개발사업 효율화를 위한 특허정보(DB) 활용확산계획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지원에 관한 시행계획 △2005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평가 추진계획 등을 확정, 내년부터 본격 시행키로 하는 등 ‘과학기술 중심사회’ 실현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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