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이르면 내년 봄 PDP TV사업을 접고 LCD TV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하자 전세계 TV 및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술렁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소니가 PDP TV를 제조하고 있는 일본 내 아이치현공장과 스페인 바르셀로나공장, 중국의 우시공장, 미국 피츠버그공장 등 총 4개 공장의 제조라인을 순차적으로 축소 또는 중단할 것이며 이르면 내년 봄 판매 자체를 중단하는 방향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소니 측은 “PDP TV를 계속 제조, 판매할 계획”이라고 즉각 부인하면서도 내년 4월 1일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의 평판 TV 사업계획과 관련된 코멘트는 거부했다. 소니코리아도 “LCD TV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사실이지만 PDP TV를 접을 계획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철수 논란 배경=소니가 PDP TV사업에서 철수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유는 PDP를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하다 보니 타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소니는 PDP TV부문에서 지난해에 마쓰시타에 이어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7.5%의 점유율로 마쓰시타(18.2%), LG전자(11.2%) ,삼성전자(8.8%), 히타치(8.8%) 등에 이어 5위로 뒤처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에 삼성전자와의 7세대 LCD 합작사인 S―LCD가 가동돼 40인치대까지는 LCD에 집중하고 50인치 이상은 자사가 핵심 기술력(램프, 엔진)을 보유한 프로젝션TV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측은 “내년에 소니가 구매하기로 한 LCD패널수량이 300만대에 이른다”며 “타 업체로부터 구매하는 물량까지 포함할 경우 4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내년 LCD TV 전체 시장 규모인 1600만대의 25%에 해당하는 엄청난 물량인 만큼 LCD TV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소니 PDP TV 철수 가능성은=PDP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니로부터 PDP TV사업을 철수하겠다는 내용을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며 “소니의 PDP TV 제품이 미국에서 1위, 유럽에서는 필립스에 이어 2위를 기록중인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소니가 PDP TV사업을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시기적으로 당장 내년 초에 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소니가 PDP TV사업을 접더라도 철수시점이 당초 보도된 내년 초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장=소니가 만약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처럼 PDP TV사업을 철수할 경우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도이치뱅크의 나카네 애널리스트는 지난 11월 개최된 ‘KDC2004’ 행사에서 “내년 소니가 구매하는 물량에 따라 LCD TV시장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소니가 220만대의 LCD TV 경영계획을 마련할 경우 전체 시장규모가 1600만대에 머물겠지만 300대를 판매의 경영계획을 수립하면 다른 경쟁사들도 판매 목표를 높여 2100만대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소니의 PDP TV사업 철수는 국내 PDP TV업체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유형준·명승욱기자@전자신문, hjyoo·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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