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의 원인 및 해법 지난해 본지가 정보통신(IT) 업계 100명의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창간 21주년 기념 설문 조사에서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2004년 상반기’를 불황 탈출기로 전망했던 기대와 달리 각종 경기 지표와 전망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재정경제부와 각종 경제 연구소의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현재 4.8%로 작년 8월보다 1.8% 포인트 높아졌다. 올 1∼6월까지의 명목임금 상승률도 4.5%로 작년 같은 기간(10.6%)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CEO들은 이같은 경기 불안정의 원인(복수응답 허용)으로 ‘내수부진(29.9%)’과 ‘경제정책 일관성 미흡(28.9%)’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기업의 투자 기피(14.7%)’나 ‘정치권의 소모적인 정쟁(14.3%)’도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됐다. 경기 침체의 주요 원인인 내수 침체를 탈피할 돌파구로는 ‘기업의 투자 활성화(54.1%)’가 단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응답자들은 ‘세제 감면(27%)’이나 ‘금리인하(6.9%)’ 정책도 2년간 이어진 극심한 내수 부진을 탈출할 해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산 IT 수출 전망 한국 경제는 IT 및 전자 관련 제품의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전체 IT 수출은 3월 이후 연속 60억 달러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향후 국산 IT 제품의 수출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0%가 ‘규모는 늘어나지만 성장 폭은 둔화될 것’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답을 선택했다. ‘현재와 같은 수준일 것’이라는 대답과 ‘큰 폭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대답은 각각 12%와 6%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지속적인 수출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중소기업 수출 지원(27%)’과 ‘수출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27%)’을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해나가야 할 분야로 지목했다. CEO들이 꼽은 ‘향후 가장 유망한 IT 수출 품목’으로는 올해 사상 첫 수출 20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폰’과 DTV 수출 호조에 힘입은 ‘디스플레이’가 각각 24%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효자 수출 품목인 반도체(23%)에 이어 소프트웨어(14%)와 첨단부품(11%)이 향후 떠오르는 유망 품목으로 꼽힌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 벤처 지원책의 문제점 및 해결 방안 ‘IMF 극복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그 많던 벤처기업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응답자의 31.3%가 벤처기업의 겪고 있는 어려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역시 ‘내수침체’를 꼽았다. ‘자금 지원의 어려움(19.3%)’과 ‘유망 벤처가 출현하지 않는 데 따른 자신감 상실(17.5%)’, ‘대출된 자금조차 회수해 가는 금융관행(15.7%)’ 등도 벤처 기업을 옥죄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벤처기업의 현실을 반영하듯 정부의 정부 지원책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정책 집행 기관의 전문성 부족(31.9%)’이나 ‘벤처 지원 정책적인 구체적 방안 미흡(30.3%)’, ‘벤처 기업에 대한 실태 파악 미비(16.2)’ 등으로 인해 이같은 정책이 빛을 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CEO의 35.5%는 정부의 지원이 결실을 맺기 위해 ‘벤처기업의 옥석 가리기’를 첫 번째로 초점을 맞춰야 할 분야로 요구했다. 이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 지원(27.4%)’과 ‘자금 지원(15.6%)’ 도 정부가 책임지고 풀어야 할 과제로 부각됐다.
◇ 정부의 IT 및 과기 정책에 대한 만족도 과학기술 부총리 신설, 지역 클러스터 발굴을 통한 균형 발전 도모 등, 10대 신성장 동력 발굴 등 현 참여 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과 비교하더라도 손색 없는 의욕적인 IT 및 과학기술 중심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응답자들도 현 정부의 과기·IT 정책에 대해 나름대로 후한 점수를 줬다. 이전 정권과 별다른 차이 없이 유사하다는 중립적인 입장이 절반 가까이(46%)에 달했으나 ‘잘 하고 있는 편’이라는 답변도 26%나 됐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CEO들은 그 이유로 ‘과기 IT 정책의 비중 확대(46.9%)’과 ‘대국민 마인드 확산 노력(21.9%)’을 택했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16%는 현 정부가 오히려 이전 정부에 비해 뒤떨어지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들 응답자의 41.1%는 ‘정책 내용에 따른 혜택이 최종 수요자인 기업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정책의 실효성을 질타했다. ‘정책 내용이 포장만 달라졌고 이전과 비슷하다’는 쓴 소리도 25%에 달했다.
◇ 청년 실업 해소 방안 ‘청년 실업을 해소할 묘책은 없는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8월 중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는 80만 1000명으로 7월에 비해 4만 5000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29세의 청년층 실업자는 35만 2000 명에 달해 전체 실업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일자리 창출, 그 중에서도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주요 기업의 CEO들도 이를 타개할 묘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IT 분야에 종사하는 CEO들은 ‘체계적 IT 인력 육성 및 해외수출(29.8%)’에서 그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인 인력 채용보다 인재 양성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및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능력이 있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 실업자에게 일할 기회를 주기 위해 ‘벤처를 육성해야 한다’는 대답과 ‘기업에게 인재 채용에 대한 혜택을 줘야 할 것’이라는 주문도 각각 21.4%와 19%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응답자들은 ‘정부가 노동 정책을 일관성있게 유지해야 할 것(17.3%)’ 등을 바람직한 대안으로 꼽았다.
◇ 향후 IT 산업계가 직면할 최대의 도전 머지않은 2∼3년 내에 우리 IT 전자 산업계가 직면하게 될 가장 큰 난관과 도전은 무엇일까. 지난해 설문 조사에서 ‘IT 분야에서 10년 후 최대의 경쟁국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4%가 중국을 지목한 것처럼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가 ‘중국의 도전’을 최대의 위협으로 주저없이 선택했다.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IT 시장의 기린아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추격에 대해 주요 CEO들도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음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두 번째로 다수의 응답자가 선택한 답변 역시 중국으로의 공장 이전 등으로 심화되는 ‘제조업 공동화(25%)’였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41.3%는 공장 부지 비용 등을 이유로 중국으로의 공장 이전이 가속화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국내 공장 설립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부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일한 맥락에서 ‘해외 유수 업체 국내 생산 설비 설립 지원(29.7%)’이나 ‘저부가가치형 공장의 해외 설립 지원(12%)’도 정부가 고려해야 할 지원 대책으로 꼽혔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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