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포화시대를 극복할 지혜는 없는가’ 일본 휴대폰업계가 시장 포화시대를 맞아 새로운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계약자 수가 전체 인구의 약 70%에 육박하는 내수시장이 올해 마이너스로의 전락이 확실시되면서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일 업계는 그 해법을 ‘중국시장 공략’과 ‘3G(3세대) 보급’에서 찾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에 뒤져있는 일본업계로서는 ‘해외시장=중국’이라는 단순 법칙에 따라 이 시장을 공략하는 수 밖에 길이 없다는 판단이다. 또 하나의 돌파구는 3G 시장. 신흥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 개발과 시장 확보에 전력하고 있다. 그러나 NTT도코모 등이 국내 ‘독점’의 타성에 젖어 체질 개선 노력이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해외시장에서 실패한 바 있던 일 업계가 리스크를 각오한 재도전과 3G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시장 올인=지난 6월 히로시마현 샤프의 휴대폰 연구개발(R&D) 센터에 9명의 중국 기술자들이 합류했다. 채용 이유는 중국인의 기호를 잘 알고 있고 소프트웨어(SW) 지식도 일본인 신입사원보다 풍부하다는 것. 센터장인 마쓰모토 마사시 상무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멤버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NEC도 5월 모토로라의 중국 법인에서 부총재까지 한 인물(盧電)을 중국 휴대폰사업부 사장으로 영입했다. 이처럼 일 업계가 중국인을 기용하며 중국 사업 강화에 나서는 것은 ‘이제 일본에서만의 사업으로는 밥먹고 못산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3억명을 돌파한 중국 휴대폰 시장은 아직도 연 5000만명 이상의 대기 수요를 안고 있다. ◇리스크는 없나=중국은 연간 출하가 6000만대 정도인 거대시장이지만 노키아가 올 봄 10∼25%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 시장 전체에 가격 하락 붐이 일고 있다. 현지 업체들의 잇따른 진출로 유통 재고 만도 2000∼3000만대 정도로 알려져있다. 이와 관련 NEC의 오오미야 스스무 현지법인장은 “거의 없다시피한 해외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위험을 각오할 수 밖에 없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일 업계는 지난 90년대 후반 잇따라 해외시장을 공략했지만 2000년 IT버블 붕괴로 사업 축소 및 철회 등 쓴 맛을 봤다. 재도전의 발판이 될 중국시장서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 ◇3G에 희망건다=일 업계에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기술력을 확보한 3G의 등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3G를 개발한 노하우를 무기로 유럽에서는 올 가을부터 본격 서비스한다. 중국에서도 내년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NEC 등은 지난 해 20∼30%에 불과했던 해외 판매를 2∼3년 후 50% 이상으로 늘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걸림돌은 있다. 일 업계가 입을 모아 지목하는 것이 바로 ‘삼성전자’. 삼성은 일 업계가 해외사업을 축소하던 당시부터 고성능 기종으로 세계시장을 공략, 브랜드 가치를 높혔다는 평가다. 일 업계는 자신들의 강점인 고성능 기종에서 바로 삼성전자와 경쟁해야만 한다. 또 중·저가 기종에서는 중국·대만업계와 정면 승부가 불가피하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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