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방송(EBS)의 인터넷 수능강의 서비스가 획기적인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주목 받으면서 e러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이미 사이버대학의 대중화를 통해 국가 인적자원 개발 측면에서 e러닝의 사회경제적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기업 또한 일찍이 인터넷 통신훈련의 도입을 계기로 실질적인 지식경영의 전략적 대안으로 e러닝을 통한 ‘업무와 학습의 통합’이라는 괄목할만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본격적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e러닝을 둘러싼 이러한 교육적·사회적·경제적 파급효과는 궁극적으로 e러닝이 기존의 단순한 교육정보화 차원의 논의에서 벗어나, 이제는 지식기반사회를 주도할 21세기형 인적자원 개발을 통한 국가 지식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차세대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서 자리매김 되어야 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바야흐로 ‘e러닝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글로컬 시대를 여는 e러닝 =‘왜 e러닝인가?’ 먼저 e러닝을 둘러싼 21세기 메가트랜드 속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몇 해 전만해도 온 나라가 ‘글로벌’ 열병을 겪는가 싶더니 이제 ‘로컬’이 동시에 진행되는 ‘글로컬(Glocal)’ 시대로 접어든다고 한다. 글로벌스탠다드와 로컬마인드가 조화를 이뤄 결합해야 된다는 뜻일 게다. “Think Locally, Act Globally”라는 말이 이 시대의 메카트랜드가 된 것이다. 즉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인간의 창의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는 글로컬 시대라는 의미이다. 한국은 자원이라고는 사람 밖에 없다. 따라서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글로컬 시대의 인재육성은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무엇으로 할 것인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e러닝이다. 한국인의 평균 지능지수(IQ)가 세계적이라고는 하지만, 두뇌생산성 면에서 보자면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로컬 지식 중심의 주입식 교육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글로벌 지식중심의 창의력 교육과 자기주도적인 학습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e러닝은 개인과 지역의 틀에 고여 있는 로컬 지식을 인터넷과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지식과 연계시켜 준다. 또 세계 속의 동료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가운데 학습자 자신의 문화적, 인식론적 한계를 뛰어넘어 단순히 남이 만들어 놓은 지식을 전달 받기만 하는 지식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학습자 스스로 새로운 지식을 교류하고 구성하는 지식생산자로 탈바꿈시켜 주는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APEC 학습공동체(ALCom : APEC Learning Community)와 같은 ‘글로컬 학습공동체’의 사례에서 보듯 e러닝을 통한 글로컬 인적자원 개발과 지식역량 강화야말로 국가경쟁력 제고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e러닝은 지식경제의 견인차 = e러닝이 21세기 글로컬 시대를 준비하는 국가 인적자원 개발의 핵심전략이라는 논지는 다분히 교육정책적 차원의 당위로 그칠 수 있다. 사실상 우리가 ‘왜 e러닝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지점은 바로 산업경제적 측면이다. 한국 경제의 위기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고, 청년 실업자가 거리로 내 몰리고 있는 현실에서 e러닝이 명실상부한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느냐가 우리의 본질적인 관심일 것이다.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은 인터넷 다음으로 디지털 경제를 뒤흔들 키워드가 바로 e러닝이라고 말한 바 있다. e러닝 산업이 차세대 지식경제를 이끌어 갈 견인차 역할을 할 것임을 암시하는 말이다. 분명 이 시점에서 우리는 차세대 e러닝 산업의 미래를 분명히 할 때이다. e러닝 국제표준격인 SCORM(Sharable Contents Object Reference Model)을 만든 미국의 ADL(Advanced Distributed Learning)이 내세우는 비전은 ‘개인의 요구에 맞춰 언제 어디서나 저비용으로 고품질의 교육과 훈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가정·학교·사무실·작업현장 그리고 이동 중에도 웹기반 학습은 물론 분산 시뮬레이션, 디지털 비디오게임, 디지털 도서관, 임베디드 훈련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와 디바이스를 통해 e러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디지털 지식환경의 창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너무나 명쾌하다. 우리나라의 e러닝 산업이 인터넷 기반의 콘텐츠, 솔루션, 서비스라는 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에 비추어 본다면 놀라운 식견이 아닐 수 없다.이제 더 이상 구세대 e러닝에 발목 잡혀 안주해서는 우리의 미래가 없다. 차세대 e러닝의 성장동력 산업화를 통해 21세기 지식경제의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 꽃피울 실질적인 비전과 대안이 절실하다. ◇차세대 e러닝 산업 전략 = e러닝이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표준이나 기술로서가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로 접근해야 한다. 지난 1∼2년간 e러닝 업계가 SCORM이라는 표준에 매달려 소모적인 경쟁에 파묻혀 있었던 점을 반성해 볼때, 이제 표준을 통해 스스로 창조적 제품전략과 서비스모델을 개발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으로 표준화 시장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물론 e러닝이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표준화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문제는 표준화의 본질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IT 전반에 걸친 표준화의 내용적 발전단계는 대개 ‘객체화→통합화→지능화’의 과정을 거친다. e러닝 산업 또한 이에 맞춰 ‘e러닝→c러닝(collaboration & convergence)→u러닝(ubiquitous & intelligent)’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e러닝은‘통합화’단계에 와 있으며, ‘지능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 특히 디지털 컨버전스를 기반으로 유비쿼터스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객체화 과정을 통해 분리된 ‘콘텐츠 + 컨텍스트 + 미디어’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차세대 e러닝 통합기술의 개발과 같은 전략적 사업화의 추진이 시급하다. 차세대 e러닝의 전략적 비전으로 첫째 지식기반산업화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서 ‘온디맨드 e러닝 서비스’, 둘째 인적자원 개발의 최적 수단으로서 ‘교육용 G&S(Game & Simulation)’, 셋째 디지털 라이프 시대의 뉴미디어로서 ‘유비쿼터스 교육미디어’를 들고 싶다. 분명 이 세 가지 는 현재 우리나라의 e러닝을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서뿐만 아니라 차세대 세계 일류 산업으로 성큼 발돋움하기 위한 이정표이자 목표점이 될 것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온디맨드 e러닝 서비스=한마디로 ‘디지털 지식환경’을 기반으로 한 지능형 지식서비스를 말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언제, 어디서나 학습자 요구에 따라 필요한 지식과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 개인화, 지식화된 지능형 서비스이다. 특히 기존 지식경영 개념이 지식의 저장, 공유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e러닝은 기업의 e비즈니스 가치사슬 전체를 지식의 창출과 활용을 중심으로 ‘업무와 학습을 통합’ 함으로써 디지털 퍼포먼스를 향상시키기 위한 지(知)테크 전략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e러닝이 ‘지식기반산업의 촉매제’로서 실질적인 기업활동 전반 걸쳐 적재적소에 즉각적으로(just-in-time) 사용자의 니즈에 맞는 맞춤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비용-효과적인 경쟁력의 확보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제품의 가치창출 수단이 됨에 따라 모든 산업의 프로세스 전체를 지식집약화하는 일대 변화 가져올 것이다. ◇교육용 G&S = e러닝에서도 게임과 시뮬레이션이 새로운 트랜드로 등장하고 있고 관련 기술 또한 e러닝의 핵심 기술로 사용되고 있다. 즉, 교육·학습이 단지 강요된 일방적인 지식의 주입이라는 그간의 부정적인 틀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효과와 더불어 최첨단 게임기술을 e러닝과 결합시킴으로써 e러닝 시장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기존 e러닝 업체들이 G&S 업체를 인수, 합병하거나 기존 게임업체나 군사시뮬레이션 부분의 기술을 이전 받은 새로운 G&S 업체들이 e러닝 시장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특히 기존 게임이나 군사시뮬레이션의 툴, 컴포넌트, 엔진 등을 활용한 고품질의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나 인공지능 기반의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교육콘텐츠의 상품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화 추진은 또 하나의 유망산업 분야가 될 것이다. ◇ 유비쿼터스 교육미디어 = 사실 이 분야야말로 ‘글로컬 전략’차원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산업이다. 전략의 핵심은 융합화, 복합화이다. 우리의 최대 강점 중의 하나가 바로 요소 기술들을 묶고 조합해서 새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데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슘페터가 말한 ‘뉴 콤비네이션’ 혁신에는 우리가 일가견이 있는 셈이다. e러닝 서비스를 정점으로 하는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유무선과 방송, 통신을 수직적으로 통합한 새로운 유비쿼터스 교육미디어는 아마도 가장 유망한 차세대 e러닝 산업분야가 될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망을 가지고 있고, DMB, BcN, 휴대인터넷과 같은 차세대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얼마전 ‘에듀엑스포(EDUEXPO) 2004’에서 선보인 미래 첨단 교육환경은 유비쿼터스 교육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홈네트워크의 상용화와 더불어 개막될 디지털 라이프 시대의 도래와 함께 세계 유래 없는 우리나라의 교육열과 사교육 시장은 유비쿼터스 교육미디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토양이 될 것이다. 또한 ‘가정교사용 로봇’과 같은 스마트 홈에듀케이션 서비스와 휴대성과 이동성에 초점을 맞춘 포터블 러닝서비스는 오히려 사교육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될 것이다. <이용달 차세대이러닝연구소 소장 enfree@empal.com>
*필자 약력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압 엔아이소프트 대표 지식정보기술 이사 ISO JTC1/SC36 전문위원 e러닝표준화포럼 분과위원장 한국사이버교육학회 이사 현 차세대이러닝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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