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택은? 주식시장이 어지러운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증시 회복의 열쇠를 쥔 외국인의 매매 패턴도 엇갈리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2조원 대의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지난 주중 사흘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기도 했으나 21일 다시 순매도로 돌아서는 등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매수·매도 반복=외국인은 지난 12일 열흘째 이어오던 순매도 행진을 마감하고 순매도로 전환했으나 사흘 만에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이후 외국인은 순매도(2 거래일)-순매수(3 거래일)-순매도(1 거래일) 등 매수와 매도세를 불규칙하게 반복했다. 이는 증시 하락 원인 중 하나인 프로그램매도에 영향을 미쳤던 선물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증시가 바닥권에 이르렀음에도 줄기차게 매도 포지션을 확대하던 외국인은 21일에는 돌현듯 매수로 돌아섰다. ◇파급효과도 불규칙=이처럼 불규칙적인 매수·매도가 반복되면서 ‘외국인 현물 매수=지수 상승’ 법칙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의 2300억원 순매수와 함께 26포인트 올랐으나 다음날에는 외국인의 1146억원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매도로 인해 전날의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에도 외국인 연속 순매수에 힘입어 18∼19일 이틀 연속 상승했지만 20일에는 최근 한달 사이 최대 규모의 외국인 순매수가 발생했음에도 오히려 하락했다. ◇전망=아직 미국 금리인상 및 유가급등 등의 영향이 유효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한국 증시 참여범위를 다시 확대할지는 불확실하다. 특히 외국인의 선물 매도 확대에서 볼 수 있듯이 외국인은 한국 증시가 바닥을 쳤는지 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세종증권 최지환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수로 종합주가지수가 오르더라도 ‘선물 매도 확대-프로그램매도 확대-증시 하락’이 반복되면서 반등장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단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대규모 프로그램매도에 주춤했던 외국인들이 최근 매수 우위로 돌아설 수 있는 분위기는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외 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현 상황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외국인은 단기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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