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의 도입으로 이동방송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방송사에 새 장을 여는 한해다. 완벽한 차량용 이동수신과 들고다니는 TV가 가능할 뿐 아니라 휴대이동전화와 같이 간편한 포켓형 휴대이동방송도 자유자재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DMB는 방송과 통신의 영역의 구분을 없앨 신개념의 매체로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처음 도입해 세계 각국이 주목했다. 내수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해외시장 진출도 꾀할 수 있어 우리경제의 미래산업으로도 촉망받는다. 개척자가 늘 그렇듯이 극복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기존 기술 및 정책과 법 규정을 뛰어넘어야 하며기존 사업자와 차별적 사업 진입 기회를 공평하게 정책적으로 풀어나가야 해 정부와 산업계의 책임도 그만큼 클 수 밖에 없다.
<기존 매체와 무엇이 다른가> DMB는 시청자의 방송수신 형태에 따라 지상파DMB와 위성DMB로 구분된다. 지상파DMB는 기존 지상파라디오와 지상파TV와 마찬가지로 시청자가 직접 VHF와 UHF 주파수 대역의 지상파를 통해 방송신호를 받는다. 위성DMB는 스카이라이프와 같이 위성이 송출하는 방송전파를 직접 받아 방송을 수신하고 음영지역에선 지상중계기를 거쳐 신호를 받는다. DMB는 지상파·위성·케이블TV 등 안방에서 방송을 보는 고정수신과 달리 차량용·휴대형 등 완벽한 이동수신이 가능해 기존 방송과의 차별성을 띤다. 그것도 이동전화에선 제한적인 동영상 방송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다. 이용자 측면에 완벽한 음성과 동영상, 데이터의 휴대이동수신이 가능한 매체로 라디오·TV·컬러TV로 발전해온 방송사에 휴대이동수신이라는 새 장을 연다는 의미를 갖는다. 사업자의 측면에서는 뚜렷하게 구분돼온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의 경계를 허무는 산업분야로 각 분야 사업자의 협력과 경쟁이 혼재한 방송·통신 융합의 대표적 사례라는 의미를 지닌다.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에 대한 공평한 서비스 사업 기회 부여> 지난 3월 DMB 도입을 규정한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사업자의 최대 관심은 진입 및 겸영 규제와 채널운용 등 실질적인 사업운용 규제를 담을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다. 시행령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돼 사업자들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곳곳에서 표출된다. 특히 산업적 시각을 배제한 방송이라는 특수 분야에서 특별한 규제와 보호를 받아왔던 기존 지상파방송사와 철저한 시장경제의 원리하에 자유경쟁으로 정글의 법칙을 경험했던 통신사업자의 신경전이 양사업자의 협력이 불가피한 DMB 도입에 최대 걸림돌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지상파방송사의 최대 관심은 사업권 획득과 겸영 및 채널 운용 규제다. 예상 지상파DMB 사업권은 6개이며, 사업 희망 지상파방송사도 KBS·MBC·SBS·EBS·iTV·CBS 등 6개다. 그렇지만 신규서비스인 만큼 지상파방송사에겐 최대 3개, 최소 2개의 사업권이 주어질 전망이다. 방송사의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독자 사업권 획득을 주장하는 방송사들은 사업권 획득 명분 알리기와 준비 진척 상황 홍보에 전력을 쏟았다. 위성DMB는 대규모 자본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통신사업자가 주축이고 방송사가 투자하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된다. 또 지상파방송사 중심인 지상파DMB든 통신사업자 중심의 위성DMB든 이동수신 시장에 서로 맞붙을 수 밖에 없어 서로 서비스 시기와 채널운용 규제에 대해 차별적 배려를 요구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기술 이슈는 없나> 지상파DMB엔 DVB―H 규격 채택 여부가, 위성DMB엔 기술원천 특허 문제가 걸려 있다. 지상파DMB 기술 쟁점은 극단적인 경우 DMB 도입 자체를 백지화하고 DVB-H로 대체할 수 있어 사안이 심각하다. 타협점을 찾는다면 이동수신은 지상파DMB, 휴대이동수신은 DVB-H로 가는 것이나 DMB 또는 DVB-H 중 하나로 일원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반기안으로 결론이 나도 하반기에나 세부 정책 방향과 사업자 선정, 서비스 시기 등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DMB 기술 쟁점은 일본 도시바가 원천 기술특허를 확보한 데서 출발한다.국내 제조업체들이 위성DMB 단말기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때 일본 도시바가 어느 정도의 특허료를 부여할 지가 관건이다.도시바와 특허료 징수에 대해 확실히 매듭짓지 않는다면 단말기 보급이 대중화할 때 대규모 특허료 지급이 불가피하다. 위성DMB 준비사업자인 티유미디어는 일단 일본내 제조업체들과 차별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으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도시바와 세부적인 특허료 협상을 아직 매듭짓지 못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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