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LCD 시장의 패권을 향해 중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BOE테크놀로지그룹이 건설 중인 5세대 LCD공장의 자금확보를 위해 자회사 BOE하이디스의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등 세계 LCD시장을 겨냥한 중국 전자업계의 야심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왕동셩 BOE 그룹 회장은 FT와 인터뷰를 통해 “세계 LCD 시장에서 삼성전자, LG필립스는 뛰어난 선도 기업이지만 중국기업도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총 60억달러를 들여 북경 인근에 첨단 LCD단지를 구축하는 계획에 대해 중국 자체의 LCD수요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과잉투자의 위험성을 부인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간주되는 LCD시장을 향한 중국 대기업들의 투자가 한창이다. 상하이에 소재한 BOE의 경쟁업체 SVA도 NEC와 손잡고 내년초 가동을 목표로 대규모 5세대 LCD라인 건설에 들어갔고 신톈샤(新天下)도 일본 후지와 공동으로 연말까지 LCD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BOE그룹은 한국 자회사인 BOE하이디스를 통해 전폭적인 LCD기술지원을 받기 때문에 여타 중국업체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BOE그룹은 북경 LCD단지 프로젝트의 1단계 공사격인 5세대 생산라인 공사비 12억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BOE하이디스를 5∼6월경 홍콩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BOE그룹이 LCD사업의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첨단 6, 7세대 LCD라인구축에 필요한 현금을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LCD투자를 선도하는 BOE, SVA 두 기업은 모두 LCD모니터와 액정TV를 자체 제조하기 때문에 LCD사업의 투자회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입장이다. BOE그룹의 왕회장은 “세계 최대의 시장이자 세계의 공장인 중국경제의 역동성은 중국 LCD산업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양대 동력”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먼지가 많고 건조해 LCD생산에 결코 유리하지 못한 중국의 기후조건, 인건비보다 수조원의 자금력이 우선하는 LCD산업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중국 LCD산업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을 한다. 또 한국의 경쟁업체인 LG필립스가 중국보다 한발 앞선 6세대 공장을 올해 가동하고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7세대 공장을 가동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LCD시장의 천하제일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도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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