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종이 동반 하락함에 따라 국내 증시에도 후폭풍이 우려된다. 8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9일 국내 반도체 종목들도 주춤거렸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종은 단기적인 조정 장세가 불가피해졌다. ◇미 반도체주 급락= 지난주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하락세를 보였던 인텔의 부진은 이번주에도 이어졌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인텔은 향후 성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계속 언급되면서 4.32%나 하락했다. 이에 따라 경쟁업체인 TI도 2.76% 하락했다. 주력 종목이 부진하면서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76%나 하락하며 485.27포인트를 기록, 지난달 24일 이후 2주 만에 500선이 무너졌다. ◇국내 종목도 부진= 9일 삼성전자는 53만9000원으로 마감하며 54만원 밑으로 내려갔다. 과거와 달리 인텔과는 다른 동선을 보이던 삼성전자는 최근 사흘 연속 하락하며 조정을 맞고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해외 증시 상황을 반영하는 인텔과 달리 최근 강세를 이어왔지만 점점 인텔과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부담감이 점증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관련 중소형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이오테크닉스(-3.68%), 에스에프에이(-1.34%), 동진쎄미켐(-0.16%) 등은 하락했지만 신성이엔지(1.65%), 테크노세미켐(0.42%) 등은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다. ◇단기 조정 양상= 미국과 국내 증시간의 동조화 현상이 많이 약해졌다 해도 미 반도체 업종 전체가 주춤거린 만큼 일시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약세가 시장 전반에 걸친 악재 탓이 아니라 인텔이라는 개별 종목에 의한 것인 만큼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굿모닝신한증권 신기영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IT하드웨어 재고가 지난 94년 이후 최저 수준이고 반도체 거래가격도 상승세인 만큼 장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민후식 부장도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인 상승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인텔과 달리 휴대폰 사업이 실적을 받쳐주는 만큼 크게 흔들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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