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빌드업 인쇄회로기판(PCB) 기술인 ‘스택비아(Stack Via)’의 주도권을 놓고 각각 알리브(ALI) 공법, B2IT공법, AGP 공법간 3파전이 벌써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번 3파전은 모두 일본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어 국내업계가 차세대기판시장에서 기술종속은 물론 시장열세마저 우려되고 있다. 마이크로 비아 위에 마이크로 비아를 올려놓아 모바일 제품의 경박단소화·다기능화를 가능하게 하는 스택비아 기술은 회로 디자인 시간을 30% 이상 단축하고 신호손실·신호간섭 등 전기적인 특성을 대폭 향상시킬수 있어 차세대 모바일용 기판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업체가 주도=마쓰시타는 지난 96년 독자 개발한 알리브 기술을 지난달 말 히타치측과 공유하기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마쓰시타는 알리브 기술을 제공하고 히타치측은 핵심 원자재인 프리프레그를 개발, 올 9월께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마스시타·히타치·CMK 등은 일본·한국 등지에 알리브 기술을 보급함으로써 스택비아 기술 주도권을 쥐고 수요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도시바도 90년대 초 개발한 B2IT 기술의 표준화를 위해 미야기전자 등을 진영에 끌어들였으며 심텍도 지난해 1월 이 기술을 미야기전자로부터 들여와 국내 휴대폰 업체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샘플을 제출하는 등 B2IT 기술이 국내 상륙했다. 다이와에서 개발한 AGP 기술도 기존 일본·대만외에 한국에 상륙, 세력 확장에 들어갔다. 두산 전자BG가 지난해 상반기 AGP 기술을 도입, 수직 연속 도금 라인 등을 연말에 설치하고 올해부터 국내 메이저 PCB 업체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주도권, 왜 치열해지나=앞선 기술로 차세대 모바일용 기판 수요를 선점, 시장 패권을 쥐기 위함이다. 알리브·B2IT 등 기술이 그간의 단점들이 보완되고 안정화되면서 일본업체들이 기술에대한 자신감을 확보한것도 이유다. 일본 업체들은 독자 특허 판매에 열을 올리는 등 각각의 스택비아 기술 세력을 넗혀 세계적인 공법으로 공인을 받고자 협력관계를 활발히 형성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알리브로 생산된 휴대폰이 크게 잡아 5000만대, B2IT로 생산된 휴대폰이 1200만대로 그 둘을 합해봤자 6200만대로 세계 휴대폰용 빌드업 기판 생산량의 15%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세력 확장이 활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대일종속 우려=현재 일본 스택비아 표준화에 대응하는 국내 기술은 지난해 개발해 상용화중인 삼성전기의 사비아(SAVIA)기술이 유일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다수 PCB 업체들은 기술력 부재로 일본 업체의 스택비아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독자공법을 확보하지 못한 채 일본 등 선진국의 스택비아 공법에 의존하는 것은 국내 PCB 업체의 기술력이 미흡하기도 하지만 PCB 재료 업체들이 아라미드수지·실버페이스트 등 핵심 재료를 개발, 생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삼성전기 조차 사비아 공법의 핵심 원자재는 일본 다이요잉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대일 종속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대덕전자 이진호 전무는 “PCB업체 단독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은 아무것도 없다”며 “PCB 업체와 재료·약품·장비 업체들이 똘똘 뭉쳐 고유의 스택비아 기술의 구성요소를 개발, 세계 기판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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