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내외 전자산업을 전망하는 ‘2004년도 전자산업 경기전망 세미나’가 11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주최로 열렸다. 전자신문사 후원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정부의 전자산업 시책과 2003년 전자산업 동향 및 내년도 전자산업 전망을 비롯해 통신·PC·가전·전자부품·반도체 전망 등 5개 분야가 발표됐다. 주요내용을 간추린다.
◆ 전자산업 동향과 2004년 전망 최영훈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이사 yhchoi@eiak.or.kr 올해 전자산업은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 성장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수출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해왔다. 국내외로 과중한 가계부채 및 신용불량자의 증가, 태풍 ‘매미’로 인한 수출 차질, 화물연대 파업과 같은 노조와의 불화 등 국내 위협요인과 대외적으로 이라크전쟁 발발, 북핵문제, 사스 발생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과 신제품 개발의 노력은 전자산업 수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세계경제전망=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세계경제는 미국을 비롯한 일본, EU 등 주요 선진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점차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내년에는 전반적인 경기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경제는 저금리와 감세정책, 조세환급 등 경기부양책 시행과 소비와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3% 이상의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할 전망이며 특히 기술혁신, 생산성 향상으로 IT경기가 크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경제전망=국내경제는 3분기에 들어서면서 수출증가에 힘입어 GDP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높아지는 등 외관상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도 하반기 민간소비는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상반기의 -0.7% 성장률보다 개선된 것이다. 또한 설비투자도 상반기 0.4%, 하반기 2.0% 증가세를 보이면서 연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경제도 세계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수출의 증가와 함께 내수가 다소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은 연간 4.3%의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내년 수출이 미국경제가 살아나면서 대미 수출이 크게 증가하는 동시에 중국의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이 7%대를 지속하면서 견실한 성장을 보여 시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가계부채, 신용불량자 증가, 노사대립, 총선을 전후로 한 정치 혼선 등 국내 불안요인이 내재하고 있어 내수경기 회복에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수출=올해 내수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2.7%의 경제성장률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휴대폰을 비롯한 정보통신기기와 디지털가전 등 디지털기기 품목이 수출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산업을 이끌어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0월까지 우리나라 수출은 휴대폰을 포함한 무선통신기기(39.8%), 위성방송수신기(26.3%), 홈시어터(32.4%), 세탁기(40.3%), 반도체(14.9%) 등 주요 전자품목이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한데 힘입어 지난해 보다 19.6% 증가한 598억달러에 이르렀고 무역수지도 238억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도 수출은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 갈 것이며 컬러폰, 카메라폰 등 고성능 제품과 경기회복에 더불어 PC 수요도 증가될 전망이다. 특히 노트북 PC 경우 가격인하 및 무선랜 서비스의 확대로 정보통신산업 수요 시장이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가전도 올해 급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과 경기회복 등 내수, 수출 모두 성장을 예상하며 메모리반도체는 호황국면을 진입하여 D램 및 플래시 메모리의 수요가 증가해 내년에는 일부 공급 부족 현상까지도 예상된다. ◇업계의 전망지수=이같은 전망은 지난달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서 전자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4년도 전자산업경기전망’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조사응답업체 중 46.8%가 내년도 생산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23.8%는 크게 호전될 것으로 답해 대다수 업체들이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요인으로는 43.7%가 수출증가, 21.4%가 내수증가를 각각 들었다. 내수는 9.3%가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39.5%는 다소 호전, 36.4%는 변화 없음이라고 답해 대부분 업체들이 올해에 비해 점진적인 성장세를 예상했으며, 반면 14.0%는 다소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의 견해를 표했다. 성장요인으로는 49.1%가 신제품 시장확대, 23.1%가 소비심리 확대를 각각 들었다. 내년도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53.4%는 다소 증가하고, 9.5%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답했고, 33.7%는 금년 수준으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수·수출증가(40.5%), 시장점유율 확대전략(32.4%), 정부정책지원 효과(10.7%) 등이 주요인이라고 응답했다. 이와 같이 업계의 긍정적인 전망처럼 내년도 전자산업은 기술 발전 및 디지털컨버전스가 되어감에 따라 더욱 고도로 성장할 것이며 신규 시장창출 및 세계IT산업의 본격적인 회복으로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요가 증가해 수출은 전년대비 16.1% 증가한 859억달러, 내수는 전년대비 10.2% 증가한 9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분야별 전망=분야별로는 정보통신산업용기기는 중국, 유럽의 GSM 단말기 시장 확대와 미국의 경우 cdma2000-1x 도입 및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등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으며 컴퓨터 수요도 그동안 경기침체로 지연됐던 PC교체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노트북은 데스크탑 대체수요 흡수, 모바일 환경 확산 등으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추세다. 가전용기기는 미국시장이 되살아나고 디지털방송시대에 접어들면서 디지털가전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LCD TV, PDP TV, 프로젝션 TV 등 디지털TV와 에어컨의 경우 빌트인, 시스템 에어컨에 대한 수요 증가가 나타나고 있으며 양문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또한 홈쇼핑 및 대형할인점 등 신유통 체계의 확산으로 수요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자부품은 주력 수출 품목인 D램, S램, 플래시메모리 등 반도체 가격의 안정화와 미국 IT산업 수요 회복 및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의 수요가 확대 되면서 반도체산업이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는 PC를 비롯한 디지털가전,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전자제품의 후방산업으로 관련 IT제품의 수요상승에 따른 수요확대가 예상되며 PCB 및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관련 부품도 호조를 나타낼 전망이다.
◆ 정부 시책 산업자원부는 내년에 디지털 전자 수출지원을 확대해 국내 경기회복을 주도함과 동시에 세계 3위 디지털강국을 위한 신성장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제는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캐치업 전략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발전시키는 프런트 러너로 역할을 전환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범정부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발전전략을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한편 디지털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제 표준화를 선도하는 데 앞장서 나가기로 했다. 또 핵심 전자부품·소재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융합기술의 조기 산업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간기업이 산업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해외 마케팅을 지원하고 나아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체제 구축에도 노력을 경주하기로 했다. ◇차세대 성장산업 발전전략=디지털 TV방송, 디스플레이, 지능형 로봇,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이동통신, 지능형 홈산업, 차세대전지 등을 디지털전자산업 분야의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보고 산업별 차세대성장동력기획단을 통해 수립한 발전전략을 내년부터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자부는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인프라 조성, 국제기술협력, 제도개선 등 5개 분야별 세부 추진과제 를 수립하는 등 제 2차 산업기술혁신 5개년 계획 및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과 연계해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기술개발사업과 인프라(기반조성)사업에 지원 착수, 단위산업별로 기술개발 사업 100억원, 인프라 사업에 20억원 등 차세대성장산업에 총 2000억원 지원할 예정이다. ◇디지털 원천기술 확보 및 국제 표준화 선도=디지털 데이터방송 기술, 대용량 정보저장장치, 디지털 전자의료기기 등 기존에 추진중인 14개 중기거점 및 차세대 기술개발과제를 마무리짓고 기술 로드맵에 따른 차세대 원천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업체 및 연구기관 등의 정보수집을 강화하고 관련연구기관과 R&D 상호협력 및 MOU체결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능형 홈 표준화 포럼, 전력선통신포럼, 텔레매틱스 포럼, 디지털TV방송 포럼 등 차세대성장산업 분야별 포럼을 통해 표준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한국표준협회를 통해 표준정보 시스템 구축 및 인력양성사업을 전개함으로써 국제표준 대응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민간 전문가와 협력 국제표준화 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디지털분야의 우리기술 표준을 국제규격화해 나갈 계획이다. ◇핵심 전자 부품·소재의 국산화 기반 구축=시장잠재력이 크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핵심부품을 개발해 2006년에는 국산화율을 80%까지 달성하기 위해 고정밀부품, 저장응용부품, 고집적주파수부품, 디지털 AV용 부품, 시스템온칩(SoC) 등 40여개 과제를 지원중이다. 또 올해 30개 과제에 대해 ‘부품·소재 기술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지원중이고 내년에도 지능형홈 제어용 센서 등 신성장산업과 연계해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함께 디스플레이, 2차전지, 고주파부품소재 등 3대 핵심 전자소재 분야를 오는 2010년까지 국산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부품·소재 예산에서 매년 1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융합기술의 산업화 촉진=BIT 융합신기술의 조기 산업화를 위해 내년에만 지역특화사업과 연계해서 6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주요 디지털전자의료기기의 수출상품화를 꾀하는 한편 원주에 전자의료기기 전문단지를 조성하는 등 전자의료기기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기술시험원에 ‘전자의료기기 시험평가 및 정보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국가상호인증 기반을 구축해 품질인증기관의 시험평가능력을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다. ◇인프라 구축 및 해외 마케팅 지원=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단지내에 디지털이노베이션센터(DIC)를 건립해 국제적인 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178억원을 투입해 착공할 DIC에는 디지털관련 전문연구소와 벤처지원 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외국기업도 유치할 예정이다. 또 거점별 디지털 전자분야 TIC 및 산기반센터를 올해의 7개에서 내년에는 10개, 2005년에는 15개로 늘림으로써 기술개발과제에 TIC 및 산기반 센터의 참여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또 국가균형발전계획과 연계해 디지털전자산업 지역진흥사업을 분야별로 특화하기로 했다.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체제 구축=유럽에 이어 일본, 미국 등도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는 등 환경문제가 국제환경협약, WTO 등에서 국제적 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정부차원에서도 전자산업 환경경영체제 구축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06년까지 환경친화적 공급망 구축 및 청정생산 도입 확산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IEC WG3에 참여하는 등 에코디자인 국제표준화 대응 및 유해물질 규제(RoHS) 대응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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