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1등 신화’가 흔들리는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해온 현대차가 최근 차종별 내수판매 실적에서 경쟁업체에 잇따라 밀리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경차, 스포츠유틸리티(SUV) 등 일부 특화된 차량에 이어 최근에는 대형 세단, 소형차에서도 수위자리를 내줘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중형 및 준중형시장에서도 후발업체들의 추격이 거세 선두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7일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발표한 11월 자동차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차 대형 세단 ‘에쿠스’는 지난 10월에 이어 두달 연속 쌍용차 ‘뉴체어맨’에 수위를 내줬다. 또 현대차는 지난 10월까지 선두를 지켜온 SUV부문에서도 지난 11월 쌍용차에 1위를 뺏겼다. 표 참조 특히 현대차의 자존심격인 ‘에쿠스’는 지난 10월 내수시장에서 675대의 판매실적으로 ‘뉴체어맨(1657대)’보다 1000여대나 적게 팔린데 이어 지난달에는 신형이 출시됐음에도 뉴체어맨(1675대)보다 700여대나 적게 팔려 ‘만년 2위’로 밀릴 지경이다. 이같은 현상은 경차와 소형차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경차의 경우 GM대우차의 ‘마티즈’가 1년 이상 독주체제를 굳힌 상태며 소형차에서는 GM대우차의 ‘칼로스’와 현대차의 ‘베르나’가 박빙의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중형 및 준중형시장에서도 현대차는 쫓기는 형국이다. ‘EF 쏘나타’의 경우 ‘SM5(르노삼성)’와 월 판매량 격차가 1000여대 정도로 크게 줄었으며 ‘아반떼XD’도 ‘라세티(대우)’ ‘쎄라토(기아)’ 등 신차가 매달 판매량이 급증세를 보이는 반면 지난 11월 판매량이 10월보다 오히려 1200여대나 줄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최근 집계한 올 10월까지 누적판매량집계에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작년과 비슷한 47%대에 머문 반면 쌍용차와 르노삼성차가 각각 9.7%와 1.5%의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내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한데다 신차 발표가 경쟁업체보다 다소 늦어져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잇따라 출시될 싼타페와 EF쏘나타 후속모델에 일반인의 대기수요가 몰려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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