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독일 벤츠는 최근 금속보다 가벼우면서도 1200℃의 고온에서도 냉각없이 쓸 수 있는 첨단 밸브 개발과 이를 적용한 엔진 개발을 추진중이다. 엔진의 무게를 종전보다 3분의 1 정도로 줄인 획기적인 디자인의 자동차를 개발하려는 벤츠의 꿈을 가능케하는 것은 다름아닌 ‘뉴세라믹(파인 세라믹)’이다. 세라믹은 점토를 고온에서 구워 만든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케라모스(Ceramos)’에서 유래된 것으로 무기 비금속 재료를 통칭한다. 도자기와 유리가 바로 세라믹의 대표적인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런 세라믹에 특정 물질을 첨가, 원하는 방향으로 특성을 극단적으로 강화한 것이 바로 뉴세라믹이다. 뉴세라믹은 사용 목적에 맞게 첨가 재료의 양을 정밀하게 조절함으로써 상상하기 어려운 초내열성과 고강도 특성을 내는 것은 물론 반도체나 광학기기, 자성체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 응용된다. 그래서 무기재료공학자들은 뉴세라믹을 ‘마법의 돌’이라고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우주왕복선이 지구에 진입할 때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엄청난 고온으로부터 승무원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것도 뉴세라믹 덕분이다. 무려 2000℃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초고온용 세라믹 타일이 승무원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국내외적으로 인공 장기 분야에서 뉴세라믹의 적용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복합기능세라믹연구센터는 이미 실제 치아와 같은 세라믹 인공치아와 오랜기간 사용할 수 있는 세라믹 인공 고관절을 개발, 노후에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또 머리카락 굵기의 700분의 1 크기의 나노(1nm=10억분의 1m) 세라믹에서 청색 레이저를 발진시켜 용량을 4배 이상 늘린 나노급 DVD와 같은 첨단 광학기기 개발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전자와 자기의 스핀 특성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대용량 메모리를 비롯해 고감도 센서, 정밀 액츄에이터 등 첨단 기능성 부품 개발에도 뉴세라믹이 널리 응용되는 추세다. KIST 복합기능세라믹연구센터 최헌진 박사는 “뉴세라믹은 앞으로 자연 친화적이고 인간 교류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연료전지나 태양전지와 같은 무공해 에너지원에서부터 에너지 소비가 적은 효율적인 자동차나 오염원을 제거하는 필터 등 그린에너지순환(green energy circulation)이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데 뉴세라믹이 본격적으로 응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뉴세라믹은 최근 나노기술(NT)과 접목되면서 다시 한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세라믹의 특성과 초미세 나노기술이 융합돼 다시 한번 신비한 마법의 돌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며 “전세계에 거미줄처럼 얽힌 네트워크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세상을 지배하는 정보화사회에서 뉴세라믹이 또다른 의미의 석기시대를 열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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