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CO₂)를 잡아라.’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대기중으로 무차별 배출되는 CO₂가 지구의 평형에 변화를 초래하자 세계가 그야말로 CO₂와의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97년 12월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은 2008∼2012년 사이에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하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지구온난화의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으로 CO₂를 필두로 메탄(CH₄)·아산화질소(N₂O)·불화탄소(PFC) 등 온실가스의 의무 감축 목표치를 정한 것이다. 그로부터 약 6년이 흐른 지금, 세계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무려 절반을 차지하는 CO₂를 보다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전쟁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8년쯤부터 의무를 부담한다는 입장이지만, 국제상황을 고려할 때 당장 2008년부터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오래전에 CO₂ 전쟁에 동참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CO₂ 저감 기술은 에너지원의 전환 및 효율 증가로 배출량을 줄이는 소극적 방법부터 깊은 해저나 석유시추공 등에 묻는 방법 등 다양한 기술이 총동원되고 있다. 최근엔 CO₂를 다른 유용한 화학물질로 전환, 석유화학산업이나 에너지원으로 재사용하는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중에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촉매화학적 전환 기술. 이는 CO₂에 수소와 촉매를 사용해 석유화학공정의 기본 원료인 메탄올(CH₂OH)을 뽑아내는 방식으로 값비싼 수소를 사용한다. 경제성 확보가 어려운게 단점이지만, 대량의 CO₂를 처리할 수 있어 여전히 일본 RITE, 미국 로렌스바클리연구소, 스위스 ABB 등을 중심으로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10여년전부터 정부차원에서 CO₂ 저감 연구에 나서 지난해 4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포스코, 한전 등이 산자부 청정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하루 50㎏의 메탄올을 합성할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를 설치했다. 최근엔 CO₂에서 직접 메탄올로 전환하는 일본기술과 달리 역수성가스반응을 이용, CO₂를 일산화탄소(CO)로 전환한 후 다시 메탄올을 합성, 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연구가 급진전되고 있다. 국내 연구팀은 특히 CO₂에서 두개의 반응기를 거쳐 메탄올을 합성하는 방법이 상용화에 어려움이 큰 만큼 1차 반응으로 고가의 CO를 생산하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CO가격은 메탄올의 10배 이상. 이를 위해 오는 2006년을 목표로 지난 7월부터 CO₂를 CO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촉매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CO₂에서 보다 쓸모있는 CO를 대량 합성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고가의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 KIST의 주오심 박사는 “CO는 초산 등 각종 공업용 케미컬 원료로 널리 활용돼 벌써부터 이 기술에 대해 산업체들의 관심이 높다”면서 “이미 핵심 촉매에 대해선 특허가 나왔으며 국내외 공정특허까지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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