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간 인수·합병(M&A) 및 지분 참여로 인한 대대적인 시장 구도 재편이 예고됐다. 정부가 최근 법 개정으로 SO에 대한 소유 지분 제한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복수SO(MSO), 통신사업자는 물론 단일 SO간에도 매입, 매각 논의가 활발해 대규모 시장 재편의 폭풍 전야를 맞고 있다. ◇현황=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큐릭스의 한빛아이앤비 인수·합병 성사 여부다. 큐릭스는 최근 장내 매입을 통해 단숨에 한빛의 2대 주주로 급부상한데 이어 우호 지분을 늘려나갔다. 특히 큐릭스가 이사 4인 추가선임 및 유홍무 한빛 회장의 사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하고 이를 한빛측이 받아들임으로써 내달 25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이 이번 M&A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큐릭스 외에도 국내 최대 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도 SO 매입 및 자사 계열 SO 매각 협상을 병행,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MSO인 CJ케이블넷 관계자에 따르면 “씨앤앰의 오너가 직접 CJ케이블넷에 계열 SO 매각을 최근 제안했다”며 “씨앤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MSO가 매입, 매각 작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거대 통신사업자와 외국 자본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KT가 중장기적으로 SO의 직접 매입을 통한 방송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중이며 올림퍼스캐피털 등 기존에 국내 SO 시장 투자를 고려했다 주춤했던 외국 자본도 재투자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배경=MSO들은 이미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의 SO전환 과정에서 한 차례 지역내 사업자의 통합 작업을 마무리한 만큼 2단계로 인접 지역 SO의 추가 매입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시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SO의 한 관계자는 “효과적으로 통합을 마무리한 MSO 지역은 그만큼 높은 값을 부른다”며 “국내 MSO 총 12개 중 온미디어, 태광그룹, CJ케이블넷 등 4∼6개 가량의 SO를 보유한 MSO는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추가 매입에 적극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방송법 개정으로 현재 33%로 묶여있는 SO에 대한 대기업과 외국자본의 소유 지분 제한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통방 융합 시장 진출을 노리는 통신사업자와 외국 자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매각을 고려하는 단일 SO의 경우 시장 재편이 마무리되기 이전에 적당한 가격에 회사를 파는 것이 이익이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망=SO에 대한 소유 지분 제한 완화 여부가 가장 큰 변수다. 제한이 풀릴 경우 통신사업자, 대기업의 SO 인수 작업이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당장 내년부터 시장 구도가 대폭 바뀔 가능성이 높다. 또 궁극적으로 한정된 유료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케이블TV 시장이 향후 2∼3년내 5∼6개 MSO로 나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격 조율의 문제와 디지털 방송 시장의 수익성 불투명 등으로 인해 단시일내 인수·합병이 확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민영상 하나증권 수석연구원은 “SO마다 가입자당 매각 가격을 주먹구구식으로 제시하고 있어 가격 협상이 쉽지 않다”며 “기업 회계 처리 등에 익숙하지 않은 SO들이 정확하고 투명한 기업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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