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옵션만기일을 무난히 넘긴 증시가 지수 730선을 놓고 방향성 탐색에 들어갔다. 이날까지 5일 연속 1조원 이상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입되고는 있지만 지수는 오르락 내리락 혼조세를 거듭하고 있다. 투자자들 역시 환율불안과 미국 주요기업들의 실적발표에 끌려다니면서 갈피를 못잡고 있는 상황이다. 시황전문가들은 미국시장이 기업들의 실적호전 전망을 안고 강한 지수반등으로 기대치를 올려놓았지만 그것에 무조건 동조해 움직이는 것보다는 국내 기업의 실적, 증시외적 경제여건 등을 세밀히 살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환율문제에는 상당부분 내성 갖춰=지난달 22일 1차 환율급락에 따른 지수 700선 붕괴 때 이미 주가반영은 어느정도 이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환율급락이 원화가치의 일방적인 강세로 인한 것이 아니라 엔화가치 상승에 따른 동반여파라는 점에서 일부 긍정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스트레티지스트는 “수출기업의 수익악화라는 요소도 있지만 최대 수출경쟁국인 일본과의 경쟁에서 가격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잇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며 “환율이 향후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근본요인을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설령 환율문제에 대한 내성이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심리적 환경에서든, 외국인의 매매동향 전환 가능성에서든 우리 증시에 부담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외국인 순매수 환상 갖지 말아야=지난 5월이후 쉼없는 상승세를 이끈 것이 외국인이듯, 최근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는 언뜻 한국증시의 희망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의 성격을 제대로 알고, 적절한 대응을 해야만 향후 투자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흥증권 이필호 리서치팀장은 “외국인이 지난 5월 이후 한국증시에서 10조원을 순매수했다고는 하지만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최근 4분기 연속 감소했다”며 “달러약세라는 기조에 따라 금융자산 손실을 메우기 위한 회피용 주식매수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순매수도 무조건 한국시장의 긍정성, 경기회복, 양호한 기업실적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IT수출주가 희망=단기적으로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회복과 경기회복에 대해 지나친 비관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3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가능성을 분명히 확인시키고, 향후 업황개선의 중심에 서 있는 종목이 향후 증시상승의 주도주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 중심에 IT수출주들이 자리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기의 점진적 개선은 이미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기업들도 실적에 따라 주가방향이 달라질 것”이라며 “올해 상승을 주도했던 IT수출주가 여전히 증시상승여력의 70∼80%를 안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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