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은 이번 회차부터 ‘정보문화 국가격차를 해결하자’는 주제로 해외 각지에서 활동하는 인터넷청년봉사단의 활약상을 소개합니다. 정보화가 낙후된 동남아지역을 비롯해 아프리카·중앙아시아 등에서 폭넓게 활약하고 있는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의 활약상을 소개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IT선진국인 한국의 책무와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세계속에 나부끼는 IT코리아의 깃발.’ 적도의 아프리카 케냐에서 인도양의 소도 모리셔스, 세계의 지붕 네팔을 거쳐 인류의 고난처 방글라데시,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스탄을 돌아 남아메리카의 도미니카, 볼리비아까지. ‘2003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 174명이 전세계 4개 대륙, 30개 국가에서 지난 7월부터 이달 말까지 제각기 정해진 일정에 따라 봉사활동을 완료했거나, 진행중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속의 인터넷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의 달라진 위상과 IT코리아의 면모를 세계속에 당당히 심고, 한국 청년의 열정과 패기를 세계 각국의 국민들과 나누는 이번 봉사활동이 내건 중심 슬로건은 ‘지구촌이 함께 나누는 정보화’다. 산업혁명, 제국의 팽창,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대립, 세계 신질서의 형성 등으로 이어져온 세계사적 과정을 통해 지구촌 각국에서는 부익부 빈익빈의 질서가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인류의 신문명이라 추앙받는 인터넷 또한 ‘누리는 한쪽’과 ‘버림받은 한쪽’이 갈려져 서로 다른 세상의 얘기처럼 여기고 있다. 현재 인터넷 이용률이 전국민의 5∼10%선을 넘지 못하고, 유무선 통신의 보급률이 30%를 넘지못하는 국가는 경제수준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앞서있다는 북반구와 그 반대쪽 남반구를 가릴 것 없이 전세계에 걸쳐 40∼50개 국가에 달하는 실정이다. 국제연합(UN) 191개 가입국을 기준으로 대략 25%인 4분의 1정도의 국가가 세계판도마저 변화시킨다는 인터넷 문명에 다가서지 못한 채 주변부로 방치돼있다. 인터넷의 중심인과 주변인으로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어떤 조건에 의해서든 ‘인류 평등’을 완전히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국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종분쟁·종교분쟁에서 더 나아가 인터넷의 격차가 국가의 경쟁력 또는 경제적 부의 격차로 심화되면서 전세계적인 분쟁까지 낳을 수 있는 개연성을 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인터넷 보급의 ‘모범사례’로 통하는 한국이 해외 빈곤국가, 개발도상국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터넷봉사에 나선 것은 그 모범의 전파와 진정한 인터넷 강국 도약을 위해 당연히 치러야 할 몫인 셈이다. 더구나 국내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정보격차 해소 운동’을 세계적 흐름으로 확산하고, 전세계 선진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정보화에 뒤처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보빈곤 퇴치’에 국제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지난 2001년 이후 3년째 인터넷청년봉사단 해외파견을 주관하고 있는 정보문화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이 모자란 것 없이 다 갖춰진 우리나라조차 계층·지역간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데, 통신인프라와 국가차원의 투자에서 한계를 가진 국가와 서방 선진국과의 인터넷 활용 격차는 더 심각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간 인터넷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국민의 자발적인 인터넷 활용 열의를 북돋우는 것이 인터넷청년봉사단 파견의 첫번째 목적”이라며 “인류의 보편타당한 ‘평등가치’ 실현에도 일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전쟁 직후 세계적인 원조대상국가 중 하나였던 한국이 50년 남짓한 세월이 지나 봉사·지원 제공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일면 아이러니한 측면도 갖는다. 더구나 ‘제5의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인터넷에 있어서 만큼은 세계 최고의 보급 및 활용 국가의 위상을 세웠음은 물론이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벌써 3년째 인터넷·컴퓨터봉사단을 파견하는 국가로서 활동하고 있음은 실로 놀라운 변화다. 인터넷청년봉사단을 파견하는 국가와 지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것도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행 초기 몇몇 동남아시아·중남미국가로 국한됐던 활동지역이 아프리카·동유럽·중앙아시아·남미지역 등으로 파상적인 범위확대를 거듭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통부 국제협력관실 담당자는 “인터넷이 전세계적으로 무경계의 범위를 포괄한다는 측면에서 제한적인 봉사지역에 머무르는 것은 자칫 의례적 행사주의로 전락할 공산이 컸다”며 “봉사활동 범위를 전세계적으로 넓히는 것은 한국의 위상 확대와 함께 인터넷 활용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미있는 장정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봉사단의 구성 또한 일부 대학생 등에서 직장인, 전문직 종사자 등으로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다. 봉사단의 구성과 구성원의 폭 확대는 곧 봉사활동의 질과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2003 봉사단에도 벌써 수차례 전문적인 해외봉사활동을 거쳐, 그야말로 전문적인 지식과 활동방법을 익힌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의 참여는 곧 전체 봉사활동의 저변을 넓히고 활동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중인 한 직업봉사활동가는 “인터넷이 어느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전유물이 아닌 것처럼 봉사단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은 파견국가에서의 활동 폭을 넓히는 순기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IT코리아 민간사절인 인터넷청년봉사단의 발길이 닿는 국가마다, 직접 활동하는 소도시마다 인터넷 열풍이 들끓고 있다. 지구촌의 정보화 격차가 줄어드는 만큼 ‘한국의 힘’도 커지는 셈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인터넷청년봉사단 활약에 거는 기대-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스(SARS). 모두가 두려워 피하려고 했던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사스의 진원지에 가지 못한다고 항의와 원성을 퍼부어대는 젊은이들이 있었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의 지원자들이 그들이었다. 우리의 젊은 세대가 나약하고 이기적이라는 것은 편견에 불과했다. 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 사스가 진정되지 않은 국가에 봉사단을 파견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이 보여준 열정과 의지는 참으로 새로운 경험이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보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노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사용하는 나라를 만들었으며 정보화 선진국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정보격차해소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정보격차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왔으며, 글로벌 리더로서 국제적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2001년부터 파견된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원들은 아시아·유럽·아프리카·중남미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우수한 IT 및 인터넷 노하우를 심어주고,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개도국 정보화 민간외교관으로 자리잡았다. 봉사단의 이러한 활동은 IT강국인 우리나라의 위상강화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개도국내 인적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국내 IT산업의 해외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다. 희망, 솔롱고(몽골어로 무지개), 아리랑스리랑, 김치, 하나. 올해 인터넷청년봉사단 팀들의 이름이다. 정보화교육과 기술전달에 더하여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솔롱고와 같은 꿈과 희망, 김치와 아리랑 등 우리의 문화, 세계는 하나라는 평화의 메시지다. 따뜻한 정보화, 기회의 정보화, 평화의 정보화, 문화의 정보화를 직접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IT강국 e코리아의 젊은이들이 총 30개국에 파견되어 펼치는 이번 2003년 해외인터넷봉사단 활동이 국가간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작은 씨앗이 되고, 아름다운 e세상으로 가는 노둣돌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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