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은 지난 상반기에 독보적인 지위를 지켰으나 속을 들여다보면 말못할 고민이 많다.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버팀목이 돼왔던 주력사업의 매출이 정체 또는 감소하거나 이렇다할 신규 수종사업도 당장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상반기 실적에서 드러난 KT와 SK텔레콤의 현주소와 시사점을 분석해본다. ◇차별점=지난 상반기 KT와 SK텔레콤은 각각 5조9189억원과 4조6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기순익도 1조2862억원과 9970억원의 독보적인 수준. 후발사업자들이 하나같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두 사업자 모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KT는 상반기 순익 가운데 7752억원을 SK텔레콤 지분매각으로 얻고서도 SK텔레콤에 뒤지는 이익률에 그쳤다. 또한 매출구조면에서 주력이라 할 수 있는 통화부문의 비중이 SK텔레콤은 76%에 달하는 반면, KT는 유선전화 수입이 40%에도 채 못미친다. KT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부문이 20%에 육박하는 것을 비롯, 유선에서 무선으로 거는 통화(LM)료 수입이 유사한 비중이고 PCS 재판매 사업도 6% 가까이 올랐다. 반면 SK텔레콤은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선인터넷 등 차세대 신규사업 비중이 12%에 그쳤다. SK텔레콤이 수익구조는 훨씬 낫지만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이른바 매출 포트폴리오는 KT에 비해 취약한 셈이다. ◇공통된 고민과 시사점=KT와 SK텔레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는 주력인 통화매출이 감소하거나 정체했다는 점이다. KT의 경우 지난 상반기 전화매출은 2조356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3억원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억원이 감소했다. SK텔레콤도 음성통화 매출이 지난 상반기 3조5380억원으로 전분기 3조5840억원보다 축소됐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애써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렇다할 수종사업이 보이지 않는 것도 공통점이다. KT는 전통적인 사업영역 외에 비즈메카 등 솔루션 사업과 무선LAN 상품인 네스팟, 휴대인터넷 등을 뚫고 있지만 기업규모를 감당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SK텔레콤도 1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cdma 1x EVDO망을 구축했으나 음성통화 및 접속료 수입 감소분을 충당하는 정도다. 여기다 두 사업자가 절대 유리한 입장에 있었던 접속사업과 회선설비임대사업은 갈수록 강도가 더해가는 규제탓에 눈에 띄게 준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는 “두 회사가 각자 유무선 통신시장에서 지배력은 키워가고 있으나 시장 전반적인 침체기를 피해갈 수는 없다”면서 “결국 유무선 통합이나 통신방송 융합 등 신규 시장을 뚫거나 현 역무를 확대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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