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기EL장비 업체들이 선두그룹인 일본 업체들을 잇따라 따돌리고 크고 작은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유기EL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연구조합 유기EL 분과위원회 이충훈 간사(모디스텍 대표)는 “유기EL은 아직 표준화되지 않은 초기 시장이라 국내 소자업체뿐 아니라 장비업체들도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실정”이라며 “유기EL 장비의 경우 핵심기술을 먼저 개발한다면 반도체·LCD 등 일본과 미국업체에 기를 펴지 못한 기존 산업과 달리 우리 업체가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잇단 승전보=유기EL 라인의 핵심장비인 증착장비는 그동안 토키와 알박 등 일본제품이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현재 유기EL 양산과 관련, 검증이 끝나지 않아 세계 각국은 연구개발 및 파일럿 라인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산 유기EL 증착장비의 기술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이 분야 수주경쟁에서 고가의 일본산을 제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선익시스템(대표 손명호)은 최근 프랑스의 대표적인 가전브랜드 톰슨으로부터 연구개발(R&D)용 증착장비를 수주, 이달중 제품 출하를 위한 선적을 완료키로 했다. 지난해 영국 MED에 R&D용 유기EL 증착기를 수출해 화제를 모은 ANS(대표 배경빈)는 지난주 중국 신리반도체유한공사의 유기EL 파일럿 라인에 공급키로 한 증착장비를 출하했다. 또한 디알진공(대표 이제우)은 LG필립스LCD의 R&D라인 증착장비를 수주, 오는 8월까지 장비를 반입한다는 계획이다. ◇양산라인 수주가 승부수=국내 업체가 R&D 및 파일럿 라인에서 일본업체를 따돌리면서 양산라인 수주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 유기EL시장은 현재 전세계 양산라인이 4곳 밖에 없어 수율 검증이 어느정도 완료되는 올해를 기점으로 양산라인 착공이 잇따를 전망이다. 일본 업체들도 아직 양산라인에 대한 노하우가 많지 않은터라 국내 업체가 일단 양산라인 수주에 성공하면 단번에 일본업체와 양강체제를 갖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를 위해 ANS는 산자부 중기거점기술개발사업 주관업체로 하향증착방식 대면적 기판 대응 유기EL 증착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중이다. 또한 선익시스템과 디알진공은 연구 및 파일럿 라인(200×200㎜) 증착기 개발을 바탕으로 양산라인인 370×470㎜ 증착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익시스템 이응직 부사장은 “이미 국내업체들은 양산라인 장비 개발을 거의 완료하고 양산라인 수주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올해는 삼성·LG 등이 유기EL 시장공략을 강화키로 한 데 이어 최근 코오롱 등 또다른 대기업도 이 분야 진출을 선언해 양산라인 수주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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