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기업들은 사설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하거나 전용회선을 임대해 네트워크를 구현해 왔다. 그러나 소규모 기업, 지사가 많거나 지사간 거리가 먼 경우에는 사설망이나 전용 회선을 운영하려면 회선 비용 부담, 확장성의 한계, 망 운용적인 측면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랐다. 최근 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IP)을 이용한 가상사설망, 즉 IP VPN(Internet Protocol Virtual Private Network)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전용망과 유사한 대역폭과 보안 수준 등을 공중망과 비슷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침체된 통신장비시장에서 VPN 관련 장비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전세계 IP VPN 장비시장의 최근 동향 및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본다.
IP VPN의 정의 IDC에서는 IP VPN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IP VPN은 IP 기술을 사용하는 공중 백본망에 구축하지만 데이터 보안(프라이버시) 기술을 활용해 사설망과 유사하게 트래픽을 구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이같은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IP VPN이 IP 기반 네트워크를 사용하는가의 여부다. 기존 ATM이나 프레임 릴레이 망의 경우에도 사용자의 트래픽을 분리시키는 PVCs(Private Virtual Circuits)를 이용하지만 IP 기반이 아니기 때문에 IP VPN과는 구분된다. 또 최근 주목받고 있는 MPLS(Multi Protocol Label Switching)도 IP 기반이면 IP VPN에 포함되지만 만약 ATM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 ATM 서비스로 분류된다. 이처럼 IP VPN 시장규모는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시장 정의가 요구된다. 이번주에 살펴보는 IP VPN 시장은 응용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전용 장비(dedicated equipment)와 부가형 장비(enabled equipment)를 모두 포함한다. IP VPN 전용 장비는 IP VPN만을 위해 디자인·설계·판매된 제품을 의미하며, 부가형 장비는 라우터, RAS(Remote Access Server), ATM 스위치, DSLAM, 방화벽 등이 있다. IP VPN 시장규모는 하드웨어 부문만 포함하며,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비용은 제외된다. 시장성장 및 저해 요인 최근 전반적인 IT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IP VPN 장비시장이 주목받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IP VPN 서비스를 사용하면 전용 회선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비용이 기존 전용 회선 대비 절반 정도에 불과해 경기 침체로 비용 절감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9·11 사태 이후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백업용 수요가 증가했으며, 모바일 오피스 등 원격 접속 수요의 확대도 IP VPN에 대한 수요를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그동안 시장확산의 걸림돌이었던 QoS나 보안적인 측면도 기술의 발달로 더이상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이같이 IP VPN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네트워크서비스·인터넷서비스·보안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이중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는 전통적인 데이터 서비스가 아직도 많은 비중과 이익을 차지하고 있어 내부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그동안 IP VPN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고객의 요구와 함께 IP VPN은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IP VPN 도입을 확산하고 있다. 표 참조 시장전망 전세계 IP VPN 시장규모는 2002년 현재 약 35억달러에서 2006년에 6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별로 볼 때 IP VPN 전용 장비보다는 부가형 장비의 비중이 높으며 시장의 약 69%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1 참조 부가형 장비시장 내에서는 라우터가 약 5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방화벽(27%), DSLAM(6%), ATM스위치·RAS(각 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라우터 기반 IP VPN 구축은 이미 많은 기업에서 라우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IP VPN이나 QoS 기능을 쉽게 추가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이 가능해 향후 라우터 기반 IP VPN 구축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는 2006년에는 전체 라우터 장비시장의 13% 이상이 IP VPN 관련 매출이 될 것으로 IDC는 예상하고 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통신업체에서 제공하는 IP VPN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체 구축이 더 많은 부분을 자치하고 있다. 그림2 참조 자체적인 구축이 주를 이루는 것은 통신업체들의 본격적인 서비스 제공이 예상보다 늦게 이루어졌고 기업 자체적으로 네트워크에 대한 통제를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한 이유 등에 기인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아웃소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자체적으로 CPE를 보유할 필요가 없고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통신업체의 IP VPN 서비스를 도입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체들은 인터넷 망과 별도로 MPLS 망을 구축해 IP VPN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보안이나 QoS 보장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통신서비스업체를 통한 IP VPN 비중은 2002년 현재 약 33%에서 2006년에는 36%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역적으로 보면 2002년 현재 미국이 전체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미국을 제외한 지역의 수요가 전체 시장의 50%를 넘어서고 아시아와 유럽지역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보수적인 입장을 가졌던 유럽지역의 경우도 보안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인해 IP VPN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아시아지역은 기업의 네트워크 장비 수요 자체나 기본적인 LAN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세에 있어 상대적으로 시장 성장이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 IP VPN의 등장과 함께 일부에서는 기존의 전통적인 프레임 릴레이나 레거시 서비스가 급격히 IP VPN으로 전이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IP VPN으로는 매우 점진적으로 수요가 이전되고 있으며 아직도 기존의 전통적인 데이터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 특히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현재 여러 기술들이 WAN 네트워크에 혼재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IP 관련 서비스 확산에 따라 IP VPN으로의 수요는 보다 확대되고, 특히 부가형 장비에서 전용 장비로, 자체 구축에서 네트워크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IP VPN 장비업체들은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를 보다 확대시키기 위해 침입탐지·암호·토큰링·스마트카드 등과 연계를 강화하고 네트워크 운용, 무선, 차세대 OSS(Operational Support Systems) 등의 기술력을 갖춘 업체와 연계를 모색하며 향후 IP VPN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하기석 <한국IDC 커뮤니케이션&인터넷 리서치 그룹 책임연구원 kha@idc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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