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3월, 나진우체국에 400회선의 기계식 자동교환기가 개통되면서 전화 연결은 비로소 사람(교환원)의 손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기계식 교환기는 단지 교환 접점 연결만 물리적으로 기계가 대신할 뿐 제어를 위해서는 사람의 힘을 요구했다. 회선수용용량에 엄청난 한계가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 지난 79년 정부가 벨기에 ITT/BTM사로부터 반전자교환기 ‘M10CN’ 2만회선을 도입한 것은 전화 대중화시대를 여는 최초의 ‘전자교환’ 인프라였다는 점에서 통신 현대화의 시발점이 됐다. 130년 전화사의 한 획을 그은 반전자교환기가 이제 역사의 한켠으로 사라지게 됐다. KT는 서울 광화문지사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반전자교환기(NO.1A, 7만4000회선 규모) 1대를 다음달 철거할 예정이다. 광화문 지사의 반전자교환기는 지난 81년 서울 을지전화국에 도입된 것과 같은 기종으로, 22년만에 제 몫을 다하고 물러나게 됐다. KT 신병곤 상무는 “마지막 남은 반전자교환기를 철수하는 일인 만큼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철거 시점에 맞춰 뜻깊은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5년 국산 전전자교환기(TDX-1)가 개발, 보급된 이래 18년만에 국내 모든 교환시설이 전전자교환기로 바뀌는 셈이다. 반전자교환기는 구한말 사람에 의존했던 전화 교환서비스가 일제시대 기계식 교환기, 현대식 전전자교환기로 진화하는 과정에 나타났던 과도적인 교환시설이다. 85년 국산 전전자교환기 TDX-1이 개발되기 이전에 도입된 외산 기종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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