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용 TFT LCD 시장, 이제 시작이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브라운관(CRT) 이후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Flat Panel Display)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TFT와 LCD기술을 이용한 TFT LCD 디스플레이 부문이 FPD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초 노트북 컴퓨터에 사용되기 시작한 TFT LCD는 2000년부터 데스크톱PC 모니터용으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모니터용 패널의 수요 증가는 작년 상반기 패널 가격상승을 주도했으나 이에 따른 LCD업체의 생산확대와 소비자 가격상승으로 작년 하반기부터는 가격이 하락했다. 그림1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니터용 패널은 작년 2분기를 기점으로 노트북용 패널 생산량을 앞지르기 시작했으며 올해는 노트북용 대비 63%까지 생산량이 증가해 5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기 면에서는 15인치가 전체 생산의 52%를 차지하면서 여전히 공급우위를 지키고 있고 17인치 이상 모니터는 올해 4분기부터 전체 모니터 시장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15인치 이후의 모니터의 주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세계 패널생산 작년대비 37% 증가 올해 전세계 1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의 생산량은 지난해의 6700만대에 비해 37% 증가한 8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노트북용은 3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예측치는 IDC의 PC 트래커(Tracker)에 근거한 올해 수요대비 6%의 공급부족을 보여주고 있어 모니터용 패널 공급의 경쟁적 확대가 노트북용에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모니터용 패널공급은 작년대비 57%나 증가, 올해 PC 판매량과 비교한 CRT 모니터 잠식률(Penetration Ratio)은 4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LCD TV에서는 20인치 이상급이 주류를 이루면서 일본이 주도해왔던 이 시장은 미국 및 유럽 각국을 중심으로 한 판매영역 확대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LCD TV 전용 제품의 수요는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작년대비 62%에 달하는 성장세다. 향후 LCD TV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5세대 이후 라인 건설과 함께 본격적인 LCD TV시장이 형성된다고 전제하면 월 100만대 이상의 생산 공급은 세계적으로 2005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5세대 및 차세대 TFT LCD 투자 러시 지난 2000년 이후 일본은 저온 폴리실리콘(LTPS:Low Temperature Poly Silicon)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이 심하지 않은 중소형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고 한국·대만은 노트북 컴퓨터보다 큰 화면을 요구하는 모니터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각국 업계의 투자계획에 따르면 일본은 LCD TV와 중소형 비중의 확대, 한국·대만은 대형 모니터와 LCD TV에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휴대폰에서 TFT LCD 채택이 확대되면서 작년 660만개의 소형 패널을 생산한 삼성전자는 올해 2000만개 정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LG필립스LCD 또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소형 패널 양산에 착수해 향후 소형 패널 시장에서의 경쟁구도가 주목된다. 각국의 신설 TFT LCD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한국과 대만업체는 투입 글라스의 가로·세로 길이가 1000㎜ 이상인 5세대와 차세대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에서도 5세대라인을 위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일본의 투자는 기술력에 바탕을 둔 폴리실리콘과 CGS(Continuous Grain Silicon) 등 화질 향상 위주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샤프는 25인치 이상 LCD TV생산을 위한 1500×1800(㎜)이라는 세계 최대 글라스 투자를 단행, 지난해 9월부터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양산일정을 내년 초로 앞당겨 놓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LCD TV 전략이 50인치급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5세대 이후에 등장할 차세대 글라스의 크기는 1850×2100(㎜), 더 나아가 1900×2200(㎜)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5세대 공장이 최소 10개 이상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도 BOE하이디스나 NEC+SVA를 중심으로 한 5세대 라인건설이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부터 가동한 신규 LCD공장과 향후 계획만을 위주로 살펴본다면 4세대 팹(FAB)이 3개, 5세대가 14개, 차세대 팹이 6개나 투자를 기다리거나 이미 집행되고 있어 향후 TFT LCD를 기반으로 한 치열한 경쟁과 시장확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5인치 모니터용 패널 가격 140∼150달러까지 추락 TFT LCD 모듈 가격 변동은 가격하락과 상승에 의한 수요 변화,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합병, 철수 요인에 의한 공급량 변동 등과 같은 수급 상황이 전체적 가격 추세를 대표한다 할 수 있다. 2001년 4분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모듈 공급 가격은 작년 6월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했다. 작년 말 모니터용15인치 패널 가격은 6개월 동안 무려 37%나 하락한 170달러선까지 후퇴했다. 올해 초부터 상승한 모듈 가격은 현재 180∼185달러까지 올랐으며 향후 원가레벨과 가격상승에 따른 수요 요인으로 판단해 볼 때 200∼210달러까지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올 2분기 이후 한국과 대만 업체를 중심으로 한 5세대 라인으로부터 패널 공급은 3분기 이후 가격하락을 촉발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연말에는 15인치 패널의 가격이 150달러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17인치 가격도 15인치 대비 100달러였던 가격차도 좁혀져 60달러 내외의 가격차가 형성돼 200∼21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액정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숙과 함께 가격하락에 따른 수요 요인으로 인한 가격 변화보다는 공급자의 생산량 증가에 따른 판매 경쟁적 요소가 가격 변동의 주체로 다시 등장함을 예견할 수 있게 해준다.
◇DRAM, 게 섯거라 TFT LCD 패널 생산증가와 함께 완제품에서 디스플레이 신호처리를 위한 LCD 반도체시장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LDI(Line Driver IC), 타이밍 컨트롤러(Timing Controller), LCD 컨트롤러, DVI(Digital Visual Interface)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LCD용 반도체시장은 올해 18억달러를 넘어서 올해 D램 메모리 시장 예측규모인 170억∼180억달러와 비교해 볼 때 1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평균 성장률이 18%에 이르며 원가절감으로 인한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도 향후 전략 산업으로의 육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IDC는 LCD 반도체 시장이 오는 2006년 3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향후 디지털 방송과 PDP에서도 이와 유사한 반도체 기술이 요구되는 바 디스플레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는 패널 공급뿐만 아니라 여기에 소모되는 반도체에 대한 투자와 제조기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갈 길은 아직도 멀다 TFT LCD 수요 증가에 따라 일본 주도의 TFT LCD시장에 지난 1995년부터 삼성전자와 현 LG필립스가 시장에 참여했으며 99년 하반기 부터는 대만업체도 뛰어들어 아시아 3국간 생산 경쟁이 본격화됐다. 과거 D램 생산거점의 변천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97년 중반부터 98년까지 TFT LCD 패널 가격하락은 한국업체의 투자에 의해, 2000년부터 2001년 9월까지 이어진 가격하락은 대만업체의 투자에 의한 생산량 확대로 인한 인위적인 공급과잉에 기인한 것이었다. 이는 TFT LCD의 가격하락에 따른 수요증가와 원가절감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일본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수직 하강했으며 불황에 따른 TFT LCD업계의 타격은 라인매각(DTI, 하이디스), 합병(AUO, TMDT), 사업축소(일본업체 중심)와 같은 구조조정으로 나타났다. 작년 1분기 37%의 시장점유율로 10인치 이상의 TFT LCD패널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대만 업체들은 3분기 점유율이 38%까지 올랐다. 그러나 한국의 LG필립스와 삼성전자의 5세대라인 가동과 함께 4분기부터는 한국이 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대만을 누르고 다시 1위자리를 회복했다. 한국의 TFT LCD 생산량은 올해 세계 시장의 42%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내년 이후 20% 이하의 시장점유율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는 각국의 중소형용 TFT LCD 생산능력을 제외한 10인치이상의 TFT LCD용 글라스 투입량에서 도출된 생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작년 대형시장에서 한국업체(하이디스 포함) 매출은 39%로 1위임에 분명하지만 중소형을 포함한 전체 TFT LCD 시장에서는 아직도 일본이 41%라는 매출규모를 나타내고 있다는 현실은 한국 TFT LCD 산업이 LCD TV뿐 아니라 중소형에서도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결론 D램 산업의 세계시장 제패 이후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CRT의 뒤를 위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TFT LCD 산업은 표면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특성을 보이면서도 내면적으로는 각 투입 기판 사이즈별 최적 디스플레이 크기와 생산가능 패널 개수가 다르다. 따라서 TFT LCD 공급업체의 시장·제품 정책이 시장우위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TFT LCD 디스플레이 산업은 정보기기 산업뿐 아니라 가전 영역으로 시장확대가 용이한 만큼 향후 디스플레이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해주고 있다. 특히 국내 선진 산업의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비·재료·컴포넌트까지 포괄하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경우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상품시장 전략을 발휘한 첨단 산업기술의 생산기지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이제는 바야흐로 한국 TFT LCD 산업이 과거 D램 산업이 걸어간 길을 교훈삼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향상과 함께 디스플레이 강국이라는 이미지 구축에도 기여를 할 ‘경제의 기둥’이 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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