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상승세로 반전한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공급가격이 이달에도 소폭 인상될 전망인 가운데 지나친 가격상승은 경쟁제품인 브라운관(CDT)과의 가격차를 벌려 결국 수요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최근 LG필립스·삼성전자 등 세계 양대 TFT LCD 업체들이 주력제품인 모니터용 15·17인치시장의 수급조절을 위해 대대적인 증산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수익성이냐 수요냐=가격인상은 업계의 매출 및 수익성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일견 긍정적이다. 시장분석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현재 15인치 모듈 기준으로 가격인상률은 업체별로 다르지만, 약 10%(14∼15달러) 선으로 추정된다. 생산량 변동 없이도 10% 정도의 매출증가를 가져온 셈이다 그러나, 만약 가격이 수요에 변동을 줄 수 있는 선까지 오른다면 상황은 다르다. 특히 LCD처럼 대체제(CRT)가 있는 경우는 더 그렇다. 전문가들은 현 가격대가 바로 수요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터닝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추가 가격인상보다는 현 가격대를 유지,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것. ◇더 이상의 인상은 안된다=1분기 LCD시장은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움직이지 않는 강세장이다. 그러나 가격인상에 따른 수요위축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TFT LCD 세계 최강 한국이 최근 시장개입을 선언했다. LG필립스는 최근 모니터용 15·17인치에 대한 공급을 대폭으로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는 특히 이미 6만장 규모의 생산체제에 들어간 구미공장(P4)을 축으로 15인치를 대량을 쏟아내고 있다. 이 공장은 ‘1000×1200㎜’ 기판으로 대만업체들의 더 큰 5세대 라인(1100×1250㎜)과 마찬가지로 15인치 제품 15장씩을 생산할 수 있다. LG는 특히 구미 P5라인을 가동, 17인치 생산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모니터업계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업체인 LG필립스가 대대적인 증산에 착수, 15인치를 시작으로 가격이 안정선으로 유지되고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삼성 역시 생산구조를 15인치 중심에서 17인치 중심으로 전환, 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천안공장의 5세대 라인의 수율이 안정선에 근접함에 따라 이달부터 투입 기판을 본격적인 양산(3만)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17인치 시장의 수급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구조조정에 영향은=수요가 현 상태로 유지되는 한 한국업체들의 증산분은 수급에 그대로 반영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동안 꾸준한 가격상승으로 한국업체들과 가격차가 상당히 줄어든 대만업체들로선 추가 가격인상에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대만업체들의 구조조정에까지 파급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가격폭락으로 벼랑끝까지 몰렸던 대만업체들이 안정단계 진입에 성공하지 못하고 다시 구조조정시장의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얘기. 전문가들은 “현 가격대로는 LG·삼성 등 일부를 제외하곤 수익을 내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가격 줄다리기가 업계 시장판도에 최대 변수”라고 지적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표
<15인치 LCD 가격변동 추이> (단위:달러)
2002년 6월=7월=8월=9월=10월=11월=12월=2003년 1월=2월=3월(추정) 259=247=232=211=185=170=162=164=17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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