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네트워크 콘솔게임이다.’ 비디오 콘솔게임 양대 메이저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네트워크 콘솔게임시장 공략을 서두름에 따라 네트워크 콘솔게임시장이 개화기를 맞을 전망이다. 한국은 앞선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미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입지를 굳힌 상태다. 따라서 한국에서 네트워크 콘솔게임사업은 전통적인 게임강국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점쳐진다. 더불어 PC 중심의 네트워크 게임시장도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 네트워크 콘솔게임 등장에 따른 이슈를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한다. <글싣는 순서> 1. 동트는 시장 2. ‘빅2’ 코리아 전략 3. PC냐 콘솔이냐 4. 부상하는 파워그룹 5. 장밋빛&회색빛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요즘 무척 바쁘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플레이스테이션 1주년 기념식 준비 때문이다. SCEK는 이날 ‘비장의 카드’로 준비해 온 ‘플레이 온라인(PS2 네트워크사업 프로젝트명)’과 콘솔방사업 계획을 공식 발표, 제2의 창립에 나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플레이스테이션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다라키 켄 사장을 비롯, 국내외 메이저 게임업체 관계자 500명을 초청한 상태다. 한국 네트워크 콘솔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집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는 비상이 걸렸다. 소니에 기선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X박스 유통을 맡은 세중 쪽의 조바심은 더하다. 고심끝에 MS측이 내건 카드는 ‘맞불작전’이다. SCEK 1주년 기념식에 맞춰 알렉스 코토위츠 아태지역 총괄이사가 직접 나서 대대적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당초 6월로 예정된 ‘X박스 라이브(X박스 네트워크사업 프로젝트명)’ 서비스 일정을 앞당겨 발표하겠다는 것. 결국 양사의 숨가쁜 경쟁속에 국내 네트워크 콘솔시장은 오는 4월에 활짝 열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베타서비스(시범서비스)에 돌입한 네트워크 콘솔시장이 하반기부터 본격 경쟁체제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빅2’가 초반부터 거물급 인사를 내세우는 등 한국시장에 각별한 애착을 보이는 것을 비춰볼 때 네트워크 비즈니스 일정이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사업 초기의 전망이 무조건 밝은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콘솔게임이 차세대 시장을 주도할 ‘신병기’라는데 이견을 달지 않지만 사업 초창기인 올해 시장규모는 50억원 안팎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두 회사가 정식서비스에 앞서 당분간 베타서비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콘솔게임은 PC기반 온라인게임에 비해 아직 기술적으로 안정성이 많이 검증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콘솔게임기의 낮은 보급률과 네트워크용 게임타이틀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PC기반 온라인게임의 맹위도 만만치 않다. 이는 비단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럽의 리서치기관인 스크린다이제스트가 최근 전망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콘솔게임시장은 2003년 1억700만달러로 겨우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3년이 지난 2006년에는 무려 22배 성장한 24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적지 않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예측인 셈이다. 그래도 국내 시장은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앞선 인터넷 인프라와 600만명에 달하는 온라인게임 하드 유저풀은 네트워크 콘솔게임의 연착륙을 위한 더할나위 없는 텃밭이다. PC기반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통해 쌓아온 네트워크 게임서버 운영 노하우도 세계 최강이다. 전문가들은 PC방을 벤치마킹한 ‘콘솔방’사업이 급류를 타면 그야말로 시장의 ‘빅뱅’도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1000여개에 달하는 국내 온라인게임개발사들이 대거 네트워크 콘솔게임사업에 합류할 가능성도 높다. 소니와 MS가 시작부터 ‘야단법석’을 벌이는 것도 이같은 가능성 때문이다. X박스 유통업체 세중게임박스의 한동호 사장은 “소니와 MS는 한국을 오래전부터 네트워크 콘솔사업의 테스트베드로 보고 있다”며 “전세계 네트워크 콘솔게임시장의 주도권 싸움을 위해 한국에서 진검승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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