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와 Y씨. 도쿄의 기타구(北區 http://www.city.kita.tokyo.jp)에 사는 이들 두 사람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전이면 어김없이 서로에게 사진 메일을 보내느라 분주하다. 이들이 주고 받는 데이터는 구민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외국인을 위한 일본어 교실’에 쓰일 자료와 정보교환이 대부분. 이들의 나이는 각각 61세와 72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자원봉사활동이 없는 날이면 ‘호크토피아(hokutopia)’라는 구민정보센터에서 개최되는 ‘IT강습회’에 참석해 e메일 체크와 웹서핑을 즐기고 있다. 이들 두 사람처럼 요즘 시니어층 일본인들의 디지털화 수준이 점차 젊은 세대 뺨치고 있다. 거리를 걷다가도 휴대폰을 통해 ‘자신있는 포즈’로 사진메일을 찍는가 하면 명함 한켠에는 자신의 집주소는 없더라도 e메일 주소만은 반드시 넣는 지긋한 중장년층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메라 내장 휴대폰은 필수=이러한 ‘중장년층의 디지털 붐’을 잘 반영해주는 조사결과가 최근 나왔다. 재팬인터넷컴이 300명(40·50·60대 각각 1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80%가 휴대폰 소지자로, 이 중에서도 18%는 카메라 내장형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매일같이 휴대폰을 사용한다고 대답한 비율이 전체의 54%나 돼 이들에게 있어서도 휴대폰은 더 이상 장식용이 아닌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림 참조 특히 젊은 사람도 잘 모르는 ‘카메라 기능을 저항감없이 자주 사용한다’고 답한 사람이 무려 48%나 차지한다는 사실은 업계에서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카메라 내장 휴대폰 소지자의 경우 주로 사용하는 기능이 통화(80%), e메일(64%), 카메라(48%) 순이었다. 카메라 촬영대상으로는 인물, 풍경, 신변 등 다양했으며 가족이나 손자를 즐겨 찍는다는 사람도 많았다. ‘사용하기 어렵다’ ‘문자가 작다’ 등의 이유로 ‘중장년=휴대폰’이라는 등식은 영원히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는 이제 일본 시니어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고전이 돼가고 있다. ◇업계에서도 무시못할 고객으로 부상=최근 저연령층이 감소하고 고연령층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일본에서는 ‘소자화고령화(少子化高齡化)’라는 말이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내놓은 ‘인구통계자료집(2000년판)’은 “일본이 앞으로 더욱 고령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 자료집에 따르면 50대 이상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48.44%에서 2050년에는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49.6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알짜고객’을 업계에서 가만둘 리 없다. 시니어 세대의 입맛에 맞춘 상품개발 및 출시에 IT업체를 포함해 기업들이 부산을 떨고 있다. 먼저 소니가 액정무선TV인 ‘에어보드’로 선수를 쳤다. 이는 바둑전용 단말기지만 웹서핑 소프트웨어나 e메일 소프트웨어 등이 탑재된 다기능 TV로 2000년 12월에 출시된 이후 현재는 월평균 5000대 가량 생산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와 함께 손가락으로 가볍게 터치만 해도 즉시 동작이 이루워지는 편리함 때문에 시니어층에게 인기가 많다. 레저백서 2002에 의하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이미 전국적으로 약 490만명의 바둑인구가 일본에 있다. 일본빅터(JVC)는 음성의 속도와 크기를 듣기 좋도록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청취보조시스템을 적용한 ‘RA-BF1’이라는 라디오로 고령자들의 주머니를 유혹하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발매에 들어간 이 라디오는 3만5000엔이나 되는 비싼 가격이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아 당초 목표인 월 1000대 생산은 거뜬히 넘기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소니의 말하는 로봇 ‘AIBO’, 남코의 재활 게임기나 게이트볼과 볼링을 체험할 수 있는 게임기 그리고 기네스북에도 올랐던 산업기술종합연구소 개발 로봇 ‘파로’도 외로운 실버층의 ‘말동무’로 인기를 끌 전망이다. 이외에도 일본에서는 최근 시니어 전용 웹사이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데, 올 한해에도 이러한 실버층을 향한 IT업계의 구애작전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부도 시니어층 IT 이용 발벗고 나서=한편 일본정부는 ‘인구정책 실패’라는 여론의 따가운 비난에도 불구 더욱 늘어날 고령자들의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격차) 극복을 위해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등 각별히 신경쓰는 분위기다. 특히 총무성은 실버 세대들의 인터넷 이용을 촉진시키기 위해 인터넷 이용시 발생하는 문제점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CD롬을 오는 4월부터 전국 지자체나 유관단체에 무상으로 배부할 예정이다. 이 CD롬을 통해 시각이 안좋으면 홈페이지 내용을 음성으로 변환할 수 있으며 청각이 안좋을 경우에는 음성을 자막이나 문자해설로 변경가능하다. 이처럼 일본정부는 정보기술(IT) 인프라 정비가 착착 진행되는 것에 발맞춰 고령자를 위한 IT정책도 병행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웹컨설팅회사 비빗은 “젊은 사람에 비해서 시력과 순발력 그리고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시니어들에게 자칫 잘못하면 디지털화는 하나의 ‘스트레스’로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작용도 지적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할지라도 실제로 사용하는 실버 유저들이 얼마나 콘텐츠 환경에 ‘정을 붙일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라고 비빗은 덧붙였다. 중장년층의 휴대폰 사용빈도 (자료:재팬인터넷컴) 매일 54%, 주 2∼3회 32%, 1개월에 2∼3회 6%, 3개월에 1회 1%, 거의 사용 안함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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