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이 올해 창간 20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21세기 아젠다 u코리아 비전-제3공간에 대한 도전과 기회’ 기획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 4월 ‘제3공간 개척에 미래 달렸다’는 제호로 시작된 이 기획시리즈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대한 기술적인 접근과 동시에 제3의 공간개념과 u코리아 건설이라는 정책적 비전 등을 제시해 국내에 ‘유비쿼터스 컴퓨팅’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독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그 결과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을 연계하는 ‘u코리아 구상’은 농업화, 산업화, 정보화에 이은 새로운 국가경영 비전으로 자리잡았다. u코리아는 과거 정보혁명시대의 ‘사이버코리아’와 ‘e코리아’ 계획을 뛰어넘어 21세기형 선진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전자신문의 일대 제안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07년까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해 세계적인 지식허브국가를 건설하자는 ‘u코리아 기본 구상안’이 정부에 공식 제안되는가 하면 내년에는 산학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u코리아포럼 출범도 준비중이다. 전자신문은 유비쿼터스 기술이 조기 정착되고 u코리아 비전이 국가 핵심전략으로 채택되기를 기대하며 내년에도 u코리아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방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기획물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지난 9개월간 u코리아 기획시리즈를 통해 소개된 유비쿼터스 기술개념과 u코리아 구상을 최종 정리하는 차원에서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편집자 ◇유비쿼터스 패러다임=컴퓨터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유비쿼터스화는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유비쿼터스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물리공간을 지능화함과 동시에 물리공간에 펼쳐진 각종 사물들을 네트워크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인터넷이 책상에 홀로 떨어져 있던 컴퓨터를 연결시켰다면 유비쿼터스화는 환경속에 떨어져 존재하는 도로·다리·터널·빌딩·건물·화분·냉장고·컵·구두·종이 등과 같은 물리적 사물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비쿼터스화는 사물들의 인터넷(things to things, Internet of things, networks of atoms)화를 지향한다. 결국 사람·컴퓨터·사물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3차원으로 정보를 수발신하게 되는 컴퓨터화의 발전단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모든 컴퓨터가 서로 연결되고(connected devices) 이용자 눈에 보이지 않으며(invisible) 언제·어디서나 이용 가능하고(computing everywhere) 현실세계의 사물과 환경 속으로 스며들어 일상생활에 통합되는(calm technology)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유비쿼터스화는 조용한 혁명이지만 그 파급효과는 엄청난 충격과 놀라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유비쿼터스 세상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는 시대가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가 유사 이래 처음으로 문명사적 혁명의 중심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유비쿼터스 정보기술(UIT)=유비쿼터스 세상은 모든 사물에 컴퓨팅과 네트워킹 기능을 심는 작업에서 출발한다. 초소형 정밀기계나 무선ID 태그를 사물에 심고 이것을 무선네트워크로 연결하면 사물 스스로 식별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사물의 인터넷(The Internet of Things)’이 되는 것이다. 사물에 심어진 칩 형태의 컴퓨터는 각종 네트워크를 통해 단말기로 연결되고 각종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전지전능한 컴퓨팅(omni-computing)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새로운 주소체계다. 유비쿼터스 시대는 수십 개의 정보가전에 수천 개의 칩이 집안 곳곳에 이식돼 요구되는 전자공간의 주소는 수천 배에서 수십만 배로 늘어난다. 따라서 32비트의 길이로 제한된 기존 IPv4 인터넷 주소체계로는 더이상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자공간을 구획할 수 없다. 대신 128비트의 길이를 지닌 IPv6 주소체계가 유비쿼터스시대의 새로운 주소체계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 같은 유비쿼터스 기술들이 물리공간에 심어지고 브로드밴드·위성·모바일·무선랜 등 유비쿼터스 네트워크가 사물과 플랫폼·단말기 등을 서로 연결하면 유비쿼터스 세상을 꽃피울 기초가 마련되는 셈이다. ◇유비쿼터스 기술 구현=유비쿼터스 기술은 국방·환경·행정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될 수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술이 군사적으로 활용되면 군사적 역량은 전술적 센싱·추적 능력이 확대되고 고도화된 전술적 신선지(fresh information)의 교환·공유가 가능하며 전술부대의 커뮤니티 파워 증대를 실현할 수 있다. u커머스도 새로운 IT시장으로 다가온다. 유비쿼터스는 일상 생활환경 속의 무선 단말기와 상품, 기업의 생산·마케팅·물류·판매·고객관리 등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등을 모두 지능화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든 상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유비쿼터스 기능을 도시환경 문제에 응용하면 지금의 환경관리 방식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대기나 폐기물 문제뿐 아니라 수질, 토지이용, 생태계 보호 등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우편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분야다. u우체국은 전통적인 우편업무를 수행하는 우체국(물리공간)과 인터넷상의 전자우체국(전자공간)을 통합한 제3공간의 우체국이다. ◇외국의 유비쿼터스 전략=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은 ‘모바일, 브로드밴드, 극소형 컴퓨터, IPv6’의 세계가 창출해내는 유비쿼터스 혁명이야말로 새로운 정보지식국가 패러다임이란 전제아래 정부, 기업, 연구소가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IT혁명 패권국가로서 미국은 국가기관, 유수 대학 연구소, 첨단기업 등을 앞세워 유비쿼터스 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UC버클리의 ‘스마트 먼지(Smart Dust)’나 MIT 미디어랩의 생각하는 사물(Things That Think), 컴퓨터과학연구소(Computer Science Lab)의 옥시겐(Oxygen)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지난 84년 도쿄대학 사카무라 겐 교수가 제안한 TRON(The Realtime Operating System Nucleus )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모바일, 광섬유망, 가전, IPv6 그리고 부품 및 재료, 정밀가공 기술 등과 연계시킨 포스트 e재팬 전략 차원에서 유비쿼터스 혁명에 대응하고 있다. 유럽도 미래기술계획(FET)이 자금을 지원하는 ‘사라지는 컴퓨팅 계획(Disappearing Computing Initiative)’을 중심으로 유비쿼터스 혁명에 대한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u코리아 구상=그동안 우리나라 정보화를 이끌어 온 ‘사이버코리아 21’이 전자공간을 확충하는 것이라면 ‘e코리아’는 확충된 전자공간에 기능(function)을 채우는 정책이다. 특히 물리공간에서 이루어지던 기능들을 전자공간으로 이식하는 것이 e코리아의 핵심이다. 그러나 전자공간을 확충하고 그 기능에 충실하면 할수록 전자공간은 물리공간으로부터 멀어져만 갔다. 지난 10여년 동안 정보화를 추진하면서 한가지 신화가 우리의 뇌리를 지배했다. 전자공간은 효율적이며, 물리공간은 비효율적이라는 잘못된 믿음이다. 하지만 21세기를 이끌 새로운 국가경영 전략은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의 유기적인 연계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같은 이념을 기반으로 e코리아를 이을 새로운 국가발전 전략이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을 물샐 틈 없이 연계시키는 u코리아 구상이다. <정리=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주요 어록 지난 4월 본지가 ‘21세기 아젠다 u코리아 비전-제3공간에 대한 도전과 기회’ 시리즈를 연재한 이후 ‘유비쿼터스’는 IT경기 침체 이후 뚜렷한 이슈가 없던 산학연관에 거대한 담론 소재가 됐다. 연재 기획물 가운데 유비쿼터스에 대한 개념과 목표를 명확하게 꿰뚫고 있어 독자들로부터 ‘명쾌하다’는 반응을 얻어낸 주요 대목을 소개한다. ◇하원규(ETRI 정보화기술연구소 IT정보센터장)=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이 인터넷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계 선진국들도 부러워하는 정보 인프라를 일궈냈다. 마찬가지로 향후 10년간 유비쿼터스에 매진한다면 한국은 정보화에 이어 유비쿼터스 시대의 선도국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강력한 국민적 에너지와 지도자의 리더십 그리고 첨단 기술 인프라 등을 하나로 합쳐 유비쿼터스 혁명을 위한 총동원체제로 나가야 할 시점이다. ◇김동환(중앙대 공공정책학부 교수)=우리나라는 유비쿼터스화를 통해 제3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높은 정보수준이나 대륙과의 연계성, 국민적 응집력 등 이미 한국은 유비쿼터스화에 필요한 대부분의 조건을 지녔다. 세계 최초로 전자와 물리공간을 결합한 제3공간 아티스트도 다름아닌 한국인 백남준씨다. 따라서 한국은 세계 어떤 국가들보다 유비쿼터스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최남희(국립청주과학대 행정전산학과 교수)=만약 우리나라가 유비쿼터스화에 성공한다면 전세계 국가로부터 성공모델 사이트로 주목받고 이로 인해 파생될 세계시장 지배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기업들은 유비쿼터스화를 통해 향후 10년간 무얼 먹고 살 것인가의 고민을 한순간에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 유비쿼터스 경제시대의 새로운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준비해야 한다. ◇이성국(u코리아 포럼 준비위원장)=지금 우리는 단군 이래 문명사적으로 세계 중심 국가에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유비쿼터스 IT혁명 중심국가로 도약하게 하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지도력을 발휘하는 일은 21세기 대한민국 첫 대통령에게 부여된 역사적 대과업 중 하나다. ◇제갈정웅(대림I&S 부회장)=“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이제 막 시작하는 컴퓨팅의 제3의 물결이다. 이는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의 경계가 더 이상 무의미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공간이 네트워크를 통해 자연스럽게 생활공간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건설회사가 만든 건축물이라는 현실공간에 IT업체들이 구현하는 가상공간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유비쿼터스 공간이 탄생하고 여기에 디지털 홈 업체들은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다양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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