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및 정보기술(IT) 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자부품 산업현황은 다음과 같다. 생산액과 매출액은 1265억위안과 1084억위안으로 2000년에 비해 각각 12.3%, 13.5% 신장했다. 생산규모는 2200억개로 2000년과 비슷했지만 이윤이 크게 줄어 한 해를 어렵게 마감해야 했다. 수입은 전년에 비해 13.6% 증가한 127억7800만달러였고 수출은 3.4% 하락한 94억700만달러로 무역적자가 33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3년 연속 적자였다. 이는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부진으로 인한 수출 난항과 중국내 완제품 수요에 대한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마이크로전자기계·인쇄회로기판(PCB)·전자음향기기부품 등 3개 제품이 수출액 10억달러를 넘어섰다. 각각 15억7000만달러, 15억1000만달러, 14억달러 상당이 수출됐다. 하지만 PCB(19억3000만달러)·마이크로전자기계(11억9000만달러)·커넥터(10억6000만달러)·콘덴서(10억2000만달러) 등 4개 제품의 수입액 역시 10억달러를 능가했다. 중국의 전자부품 수출은 가공무역 방식으로 이뤄진다. 외국계 업체 특히 단독투자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고 토종업체들의 수출은 날로 줄어들고 있다. 미국·일본·홍콩이 중국 전자부품의 주요 수출대상 국가 및 지역이고 수출제품 원산지는 광둥·장쑤·상하이·톈진 등에 집중되어 있다. 이 지역의 저장 둥츠그룹, 상하이 퍼이러, 샤먼 TDK 등의 수출액은 1억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수출액 1000만∼1억달러의 전자부품 생산업체만 해도 65개에 달한다. 여기에다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올부터 중국에서는 IT제품에 대한 관세가 대폭 인하되면서 통신용 전자음향기기, 적층 탄탈 전해 콘덴서, 4층 이하 PCB, 저항기기 전위계, 혼합집적회로 등 20여개 전자부품의 관세가 면제되었으며 기타 제품의 관세도 대폭 인하됐다. 또 중국이 세계경제권으로 바싹 다가섬에 따라 외국 전자제품 업체들이 중국에 가공기지를 구축, 선진기술과 관리 노하우 및 자금을 활용해 중국 전자제품의 수출을 증가시켰다. 이는 중국 전자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했고 국제 경쟁력 향상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반면 중국 토종 업체들에는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한편 일본 무라타·마쓰시타전자부품·TDK, 미국 모토로라와 네덜란드의 필립스 등 세계 유명 부품업체들이 합자 또는 독자 공장을 속속 중국으로 옮겨오고 있다. 베이징에 설립된 무라타전자유한회사는 지난 2000년 적층 세라믹콘덴서 생산규모가 연간 150억개에 이르고 있는데 지난해는 190억개를 생산했다. 또 둥관 필립스반도체(독자)는 연간 매출액이 8000만달러였으며 지난해에는 반도체 조립부품 40억개를 생산했다. 이밖에 러산-퍼이니코스도 연간 250억개의 표면실장기기(SMD)의 생산을 위해 3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생산규모를 살펴보면 중국의 스피커, 석영결정체 부품, 자석산화체, 희토자석소자, VTR헤드, 알루미늄 전해콘덴서, PCB, 전화케이블 등의 생산량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상하이 퍼이러, 창퍼이 광섬유광케이블 등 17개 전자부품 생산업체들이 ‘올해 전자산업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20여개의 전자제품 업체가 증권시장에 상장됐으며 이밖에도 저장 둥츠그룹, 난양 진관, 저장 텐이, 청두 훙밍, 차오저우 산환, 후베이 둥광, 저장 수이징, 항저우 후퉁, 쟈캉전자 등의 많은 업체들이 상장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전자부품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1998∼2001년 발행한 3600억위안의 국채 중 265억4000만위안을 전자부품을 포함한 전자산업 기술개선 대출금 금리부담금으로 지원했고 국가계획위원회에서 3년간 첨단 전자부품 상용화 프로젝트 및 광전자 상용화 프로젝트를 가동해 총 투자액의 10∼15%를 정부에서 투자키로 했다. 또 전자정보산업 발전기금을 설립해 매년 3억5000만위안을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IC제품의 개발·디자인 및 기술성과 상용화에 지원했으며 중국과학기술부에서 중소기업 창의기금을 설립, 중소기업에 대한 금리지원, 무료지원, 자금투입 등 정부차원의 여러 부양책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기업의 규모나 기술수준, 제품의 품질 면에서 중국은 선진국과 5∼10년의 격차를 두고 있다. 실제 중국 최대 전자부품업체의 연간 최고 매출액은 36억위안(4억3000만달러)으로 세계 일류업체에 비해 미미한 실정이다. 특히 △독자적인 창의력이 취약하고 원천기술이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생산기술이 부족하며 중·하급 제품 위주로 돼 있고 △소규모 생산시설의 분산 및 중복 현상 심각하다. 또 △비합리적인 산업 및 제품구조 △생산기술 및 시설의 노후와 이로 인한 생산성 저하 △시장수요 판단능력 부족 △자금원의 다양성 결여로 대출금 상환의 곤란 등 단시일 내 해소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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