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단말기 올해 국내 이동전화단말기업계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전반적인 정보기술(IT) 경기 침체 속에도 ‘나홀로 독주’하며 사상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노키아·모토로라와 함께 빅3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고 LG전자는 5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팬택 등 중견업체들은 중국을 발판으로 메이저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업체들이 이처럼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내수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세계 최고의 제품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시장은 컬러단말기의 보급 확산으로 지난해보다 15% 가량 성장한 150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를 위시해 LG전자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팬택&큐리텔이 시장경쟁에 가세, 어느 때보다 업체간 경쟁이 뜨거웠다. 하지만 단말기 보조금 금지가 법제화되고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이 영업정지를 맞으면서 시장이 들쭉날쭉하는 바람에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부품부족 사태까지 겹치면서 이동전화단말기 품귀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세계 시장에선 한국 업체들이 독주했다. 삼성전자는 30%대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적자에 허덕이는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크게 압박했다. LG전자는 CDMA에 이어 GSM 단말기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세계적인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중견·중소업체들은 올해 중국의 CDMA 시장이 개방되면서 특수를 맞고 있다. 팬택이 10%대의 높은 수익을 보인가하면 텔슨전자는 흑자경영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은 세계적인 최고경영자(CEO)로 발돋움했고 LG전자 김종은 사장을 비롯해 팬택계열 박병엽 부회장, 텔슨전자 김동연 부회장 등은 올해 IT업계의 뉴스메이커로 주목받았다. △PC 및 모니터 올해 국내 PC시장 및 모니터 시장은 전반적인 IT경기 침체에 따라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보컴퓨터는 올해 PC시장 규모를 전년대비 -8.7% 성장한 240만대로 예상했으며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전년대비 5.2% 정도 성장한 358만대 규모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국내 PC시장 보급률이 80%에 이르는 데다가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부족으로 교체주기도 3년에서 4년으로 늘어나는 등 시장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는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IBM 등 소위 메이저 3사의 시장점유율이 축소됐다. 데스크톱 PC부문에서는 현주, 주연, 세이퍼 등 중견 PC업체들의 가격경쟁이 시장에 먹혀들어가고 있으며 노트북 PC부문은 한국HP, 한국후지쯔, 도시바코리아, 소니코리아 등 다국적 기업들에게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PC의 유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초래됐다. 낮은 가격을 내세운 홈쇼핑, 양판점, 인터넷 쇼핑몰 등 신규채널의 전면 등장으로 PC가격 파괴가 진행됐으며 전체 홈 PC 판매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선을 돌파했다. 또 아이돔, 세지전자 등 중소 PC업체들은 가격경쟁이 격화되면서 부도를 내는 등 국내 PC산업의 구조조정도 이루어졌다. PC수출 환경의 변화도 드라마틱하다. 올해 HP와 컴팩의 합병으로 더욱 대형화된 메이저 PC업체들의 비용절감 노력으로 국내 PC업체들의 채산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HP에 수출하고 있는 삼보, LG 등은 뉴HP의 탄생으로 수출물량은 소폭 늘어났으나 가격압력으로 채산성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으며 델에 노트북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중국에 생산법인을 설립키로 하는 등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모니터 산업은 PC와 궤를 같이 해 판매대수는 감소했으나 LCD모니터가 전면에 등장했다. 특히 5월부터 시작된 LCD패널 가격인하로 인해 LCD모니터 가격이 올초에 비해 30% 가까이 하락하면서 국내 LCD모니터 시장 비중은 연말에는 거의 40%선에 육박하고 있다. 모니터 수출은 LCD모니터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대만업체들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채산성은 CRT 수출시보다 더욱 악화되고 있다. △MP3 플레이어 및 PDA MP3 플레이어업계는 특허공방과 중국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약진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소닉블루 등 메이저업체들에 밀리고 OEM 시장에선 중국과 대만에 치이면서 MP3 플레이어 종주국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100개를 넘던 업체수도 30여개로 줄어들었다. 아이리버·디지털웨이 등 대표적인 MP3 플레이어업체들이 발빠르게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며 삼성전자와 함께 메이저업체 반열에 올라선 게 위안거리다. 디지탈웨이 우중구 사장은 지난 6월 미국의 비즈니스위크지가 선정한 아시아를 움직이는 25명의 최고경영자(CEO)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국내 업체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엠피맨닷컴과 업계간의 특허공방이었다. 세계 시장에 눈을 돌려 시장을 개척해도 어려운 판에 국내에서 특허 싸움으로 기력을 소진했다. 업계가 결국 합의점을 찾았지만 중국이 이미 코 앞까지 쫒아온 뒤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브랜드와 디자인으로 승부하지 않는 한 한국 MP3 플레이어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한다. PDA시장은 상반기 제품 출시가 지연되면서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나 하반기부터는 큰폭의 성장세를 보여 전년에 비해 25%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통신사업자가 PDA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국내 PDA시장은 무선 PDA 판매가 80%를 차지하는 무선시대로 접어들었다. 시장점유율로는 제이텔, 한국HP, 싸이버뱅크, 삼성전자 등이 빅4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 선발업체들의 매출과 순익은 개선된 반면 후발업체들은 시장에 제품을 내놓지도 못하는 등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는 팜폰을 출시한데 이어 내년에는 포켓PC 기반의 무선 PDA를 출시, 국내 PDA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사무기기 올해 사무기기 시장은 한마디로 복합기의 급성장으로 요약된다. 사무실 한 켠을 자리잡던 복사기, 프린터, 스캐너, 팩시밀리 등의 개별적인 기기가 하나의 제품으로 통합된 복합기는 사무기기 시장의 대세로 부상했다. 지난해 레이저 방식의 디지털 복합기 판매량은 전체 아날로그 복사기 판매량의 10%인 1만대 규모에 그쳤으나 업체들이 디지털 복합기 보급에 적극 나서면서 올 상반기 판매수량은 이미 작년 전체 시장규모를 앞질렀다. 2002년 전체 시장규모는 약 2만∼2만5000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표적인 복사기 업체들은 디지털 복합기 시장에서도 전과 유사한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신도리코, 한국후지제록스, 롯데캐논의 복사기 3사가 전체 시장의 80∼90%를 확보하고 있으며 데이통콤, 태흥아이에스, 청호컴넷 등의 후발주자들도 작년 한해 판매량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잉크젯 방식의 복합기 성장도 올 들어 폭발적이었다. 잉크젯 프린터와 스캐너 시장을 잠식하는 모습을 보여준 잉크젯 복합기 시장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성장한 30만대 안팎을 형성할 전망이다. 잉크젯 프린터 보급률이 90%에 육박하자 프린터 업체들은 대체수요와 신규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잉크젯 복합기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운데 따른 결과다. 내년 잉크젯 복합기 시장은 국내 프린터 업체들의 본격적인 참여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올해보다도 2배 성장한 6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잉크젯 복합기의 소비자가격이 점차 낮아져 10만원대까지 진입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잉크젯 프린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잉크젯 프린터는 작년과 유사한 150만대 안팎으로 전망되지만 내년에는 수요가 잉크젯 복합기로 이동해 잉크젯 프린터 시장은 20% 가량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기기팀>
◆화제의 인물: 히트 한 일꾼들 `수두룩` LG전자 김종은 사장도 취임 1년 만에 싸이언을 세계 빅5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달성하며 내년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특히 CDMA 단말기에선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LG전자를 키워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내년에 GSM 단말기 사업만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과 견줄 만한 스타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팬택의 이성규 사장은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 사장이 이끄는 팬택은 중국 수출에 힘입어 두자릿수 수익을 기록, 메이저업체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으며 최근에는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수출 100대 중소기업 중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사장 개인적으론 삼성전자와 소송(전업금지 등 가처분신청 항소심)에서 승리해 팬택에서 제2의 애니콜 신화를 꿈꿀 수 있게 됐다. 그는 특히 팬택계열 박병엽 부회장, 팬택&큐리텔의 송문섭 사장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반면 벨웨이브의 양기곤 사장은 삼성전자 핵심기술 유출 혐의로 소송에 휘말리며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양 사장은 최근 경영일선에 복귀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지만 재판결과에 따라 치명적인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해 있다. 세원텔레콤 홍성범 회장도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고발조치를 당하는 등 온갖 루머에 시달리며 한 해를 마감하고 있다. MP3 플레이어업계에선 디지탈웨이 우중구 사장이 스타로 떠올랐다. 디지털 휴대형 정보기기로 전통적인 일본 업체들을 누른 성과를 인정받아 아시아를 이끄는 25인의 최고경영자(CEO)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아이리버의 양덕준 사장은 회사를 세계 최강의 MP3CD 플레이어업체로 도약시켜 주목을 받았다. 반면 MP3 플레이어의 원조 엠피맨닷컴의 문광수 사장은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싸이버뱅크의 조영선 사장은 ‘포즈’라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무선 PDA의 탄생을 총지휘한 인물로 화제를 낳았다. 조 사장은 싸이버뱅크가 지난해 판매부진과 악성재고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기술인력만큼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 결과 올해 포즈를 탄생시켰고 최고의 히트제품으로 자리잡게 했다. 어쩌면 무모한 배포가 싸이버뱅크의 활로를 마련해준 셈이다. 도시바코리아의 차인덕 사장은 도시바코리아를 단기간에 국내 노트북 PC분야 5위로 끌어올려 주목을 받았다. 도시바코리아 출범 당시에만 해도 시장 안착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공격적인 마케팅과 일본 본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냄으로써 초고속 성장을 이루어냈다. 실속을 중요시하는 일본 본사에 ‘최고의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대우가 필요하다’고 설득해 강남요지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도 차 사장의 공격적인 마인드를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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