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 발달과 함께 제품 수요가 늘면서 중국 휴대폰 제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휴대폰 브랜드가 30여개 있으며 40개의 제조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업체가 22개, 중국업체가 18개로 기존의 통신업체는 물론 가전업체와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토종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수준이 선진국에 근접하고 있으며 낮은 이윤의 저급 휴대폰 생산단계에서 벗어나 브랜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토종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올 9월 말 현재 20%로 집계되고 있다. 또 올 1∼9월 중국에서는 8085만대의 휴대폰이 생산됐고 7978만대가 판매됐다. 권역별 휴대폰 생산기지는 베이징·톈진 등지의 9개 생산업체를 축으로 한 북방생산기지, 광둥권역의 9개 업체를 축으로 한 남방기지, 양쯔강 삼각주의 6개 업체를 축으로 한 화동생산기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림1참조 그러나 중국 휴대폰 시장은 여전히 모토로라·노키아·삼성전자·알카텔 등 외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국 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모토로라가 505만3000대를 판매해 28.9%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노키아가 판매량 449만4000대로 25.7%를 기록하면서 2위였다. 이어 삼성전자가 129만4000대 판매로 3위, 중국업체인 TCL이 판매량 118만9000대로 4위를 차지했다. 특히 업체들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3세대(3G) 이동통신 표준 부문 중국의 연구·개발(R&D) 수준은 2∼3년 만에 외국업체들을 따라잡게 됐다. 최근 들어 중국 이통 제조업체들은 시장수요에 부응, 국제 3G 이통 표준의 연구·개발에 역점을 두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중싱·다탕·둥팡퉁신 등 통신 제조업체들은 시장 및 기술발전 추이에 근거해 WCDMA, cdma2000, TD-SCDMA 표준 관련기술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대해 박차를 가했고 실제 큰 진전을 이룩했다. 최근 8개 통신업체들의 TD-SCDMA 산업 컨소시엄 결성은 중국이 연구·개발 단계로부터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 업체들이 연구·개발에 투입한 자금은 선진국들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올해 중국 100대 전자정보 기업에서 선두 5위권 이통 업체들의 투자총액은 노키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통 부문 글로벌업체들의 축적된 시장개척 노하우와 막강한 재력, 인력에 비해 중국 업체들은 아직 걸음마단계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핵심 칩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없고 신규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며 자본 지원 또한 없어 선진국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이통시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말미암아 글로벌 업체들이 제품의 생산기술을 끊임없이 향상시키고 있고 제품의 교체속도를 가속화해 라이프사이클을 단축시키는 전략을 펴면서 다른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휴대폰 가격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2500위안 이하의 중·저급 휴대폰이 각광받으면서 70%가 넘는 가입자들이 이를 사용하고 있고 고급 휴대폰 가입자들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알카텔·마쓰시타 등은 다른 글로벌 업체들과 각축을 벌이기 위해 휴대폰 가격을 대폭 인하하고 있는데 어떤 제품의 인하 폭은 40%에 이르고 있다. 버도우·TCL을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도 모두 가격 경쟁에 뛰어들어 틈새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당국에서는 현재 진행되는 가격전쟁이 정부의 가격 책정이나 어느 업체의 독점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수급상황 및 경쟁주체 변동에 따른 객관적인 상황을 나타낸 것이라면서 규모화·집약화라는 중국 이통산업의 객관적 요구를 드러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장경쟁 양상이 이런 가운데 제조업체들은 경쟁을 위한 또 다른 수단으로 AS를 활용하고 있다. CCID에서 발표한 ‘2002년 중국 이동전화 가입자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모토로라와 버도우가 만족도 측면에서 앞서고 있고 하이얼과 마쓰시타가 서비스약속 수행 면에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하이얼과 모토로라는 서비스 편의성, 태도 및 효과 면에서 모두 각각 76.3%, 68.8%와 65.3%에 이르러 최우수 서비스 창조상을 수상했다. 다른 업체를 누르고 시장점유율을 확장하기 위한 또 다른 수단은 거대한 자금을 투입한 광고 홍보나 쉴새없이 진행하는 판촉 이벤트다. 홍보는 시장경쟁을 위해 늘 사용되지만 지금의 휴대폰 광고전쟁은 전례없이 치열해 중국 언론에 투입되는 광고비용이 기타 산업과 커다란 격차를 보이면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전체 휴대폰 광고 중 50% 정도가 노키아·모토로라의 광고라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밖에 번들판매 방식이 휴대폰 시장경쟁에서 새로운 수단으로 등장했다. 올해 모토로라는 차이나유니콤의 CDMA 서비스와 함께 판매돼 상당한 실적을 올렸고 노키아도 차이나모바일과 제휴, 번들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노키아는 특히 차이나모바일이 필요로 하는 컬러 휴대폰을 제작해 저가로 고급 가입자를 유치하기로 했다. 한편 중국 휴대폰시장에서는 밀수의 증가가 심각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수입 휴대폰이 57만5000대인데 반해 밀수 제품이 500만대에 이르렀다. 올 11월 CCID의 연구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일부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GSM 휴대폰의 생산허가증이 없으면서도 중국에 대량 밀수출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에 대한 진정한 위협은 치열한 시장경쟁이 아니라 밀수 제품의 대폭적인 증가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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