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공부문 정보화사업을 통해 약 1조3829억원이 정보기술(IT)업계의 매출로 연결돼 민간부문의 정보화 투자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IT업계의 숨통을 틔워 놓을 전망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패키지 소프트웨어(이하 SW) 구매예산이 1957억원, 정보시스템 구축 및 SW개발 수요가 6476억원에 달해 상대적으로 국내 SW기업들에 유리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국산 SW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반영되고 국산 SW의 가격과 시스템 구축 용역비가 외산 SW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그룹웨어 분야에서 국산제품의 공공부문 시장점유율이 50% 이상 유지되고 있으며 압축·백업·시스템관리·메시징·엔지니어링 등 유틸리티에서 전문영역에 이르는 국산 SW의 비중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1조원 이상의 공공부문 IT프로젝트에 거는 국산 SW기업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입법·사법·중앙행정기관=42개 입법·사법·중앙행정기관의 64.3%가 중장기 정보화 추진계획(ISP)을 수립한 가운데 내년에만 2452억원이 SW·HW 구매 및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 22억원대에 머물렀던 패키지 SW 구매예산이 79억원으로 3.5배 이상 늘어났다. 실제 교육인적자원부가 54억원, 철도청이 6억원, 관세청이 4억4500만원, 보건복지부가 3억9600만원, 기상청이 2억원대의 패키지 SW 구매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백신·보안SW에 대한 구매비중이 72.4%에 달해 전자정부 추진에 따른 정보보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외산 SW기업들의 텃밭인 운용체계(OS), 저작도구, 데이터베이스(DB)와 관련한 SW 구매계획은 각각 0.4%, 0.3%, 3.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현상은 관련기관들이 기초적인 정보시스템 투자를 마무리하고 시스템의 기능을 웹으로 확장하거나 협업솔루션화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보시스템 구축 및 SW 개발사업에서도 36개 입법·사법·중앙행정기관이 198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총 107개 사업을 추진한다. 이는 기관별로 평균 3개꼴이며 대부분 입찰이나 공개경쟁을 통한 외주형식이어서 국내외 IT기업간의 뜨거운 수주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철도청이 492억원, 특허청이 291억원, 법무부가 157억원, 관세청이 138억원대의 정보시스템 및 SW 개발 외주수요를 창출할 예정이다. 또한 해양수산부가 해양지리정보시스템 사업을 중심으로 89억원 상당의 SW 외주개발사업을 추진중이어서 주목된다.
◇지방자체단체=무려 241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정보화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내년에만 2000억원대 예산을 쏟아붓는다. 특히 관련단체의 64.9%가 6∼10년, 15.5%가 10년 이상의 중장기 정보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중요한 IT수요처로 부상할 전망이다.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은 SW·HW 구매에 2054억원, 정보시스템 구축 및 SW개발을 위해 761억원의 예산을 준비해 올해보다 각각 32.5%, 19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청이 14억3000만원, 전북정읍시청 5억3100만원, 인천시 남동구청 4억6300만원, 부산시청 3억9000만원, 경기 안산시청 3억8000만원, 서울시 강북구청 3억6800만원, 전북 고창군청 3억4400만원, 경기 군포시청 3억2300만원, 전남 나주시청 3억1900만원 등 9개 지자체가 3억원 이상의 패키지 SW 구매예산을 마련했다. 정보시스템 구축 및 SW 개발사업에서는 107개 지방자치단체가 762억원대 시행예산을 편성하고 총 243개 사업을 진행한다. 부산시청이 상수도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46억2500만원을 투입하는 것을 비롯해 경남 진해시청, 서울시청, 경기 의정부시청, 경기 평택시청, 충북도청, 경기 오산시청이 20억원 이상의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은 주로 도로와 지하시설물을 파악하기 위한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구축하는데 주력하는 경향이다. 또한 도시정보화(진해), 기록물보존시스템(서울)을 위한 공개 입찰경쟁이 예정되어 있어 GIS업계를 비롯한 SW기업들의 수주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도교육청=시·도교육청은 이번 수요조사 대상인 187개 기관 중에서 중장기 정보화 추진계획을 수립한 기관이 25개로 13.4%에 불과하고 기간도 5년 미만이 80%에 달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정보화 진척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내년 패키지SW 구매예산이 100억원으로 올해 투입된 183억원보다 45.3% 감소하고, 정보시스템 구축 및 SW 개발예산도 17억원으로 올해의 96억원보다 82.8%나 줄어들 전망이다. 그나마 내년도 HW 구매예산인 641억원을 합한 정보화 총예산이 7584억원으로 규모가 커 국내외 IT기업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시·도교육청들은 패키지SW 구매예산의 41.3%를 사무용 SW를 확보하는데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경북교육청이 41억2500만원, 충남교육청이 9억7500만원, 경남교육청과 제주도교육청이 각각 9억원, 대구시교육청이 3억5100만원, 광주시교육청이 3억2900만원 등을 패키지 SW를 구매예산으로 편성해 주목된다. 정보시스템 구축 및 SW 개발사업에서는 16개 교육청이 총 17억원의 시행예산을 편성해 18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1.1개의 사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모두 공개입찰 및 수주경쟁을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중에서 충남교육청이 6억원을 투자해 백업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또 서울 동작교육청이 1억8600만원을 들여 행정전산망을 구축하고 부산시교육청이 1억5000만원을 투자해 자료관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인천시교육청, 충북교육청, 대구시교육청, 충북제천교육청 등이 보안시스템과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하고 교육행정을 전산화하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학=조사 대상 267개 대학의 정보화 사업 총 예산은 1222억원으로 그중 하드웨어 구매가 622억원, 패키지SW 구매가 20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 대학의 패키지 소프트웨어 구매 예산은 지난해 조사 결과 371억원에 비해 43.8% 감소한 데 비해 시스템 구축 및 SW개발 예산은 전년 시행예산 120억원에 비해 2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패키지 SW 구매예산이 대폭 감소한 것은 대부분의 학교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학교 대상 라이선스 정책 등을 통해 이미 운영체계(OS) 및 오피스 프로그램 등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패키지SW 구매와 관련해서는 저작도구용 SW가 20.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성균관대, 한양대, 문경대학 등이 5억원 이상의 패키지SW 구매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시스템 구축 및 SW 개발사업 추진 계획은 98개 대학이 총 392억원의 시행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추진 사업수는 총 144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동의대는 종합정보시스템 구축에 18억원을 예산을 책정했으며 고려대, 영남대, 수원대 등이 각각 통합형 학술정보 시스템, 대학 포털 시스템, 종합학사행정 시스템 구축 등에 15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조사대상 대학 가운데 중장기 정보화 추진계획을 수립한 곳은 43.1%, 미수립 기관은 43.3%로 나타나 수립 기관의 비율이 입법·사법·중앙행정기관이나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방송·통신=조사기관인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올해 공공기관의 성격이 짙은 금융·방송·통신 관련 기관 160개를 새롭게 조사대상에 추가했다. 이들 조사대상의 총예산은 5258억원으로, HW 구매는 2116억원, 패키지SW 구매는 733억원, 정보시스템 구축 및 SW 개발 관련 예산은 24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부문의 패키지SW 관련 예산은 유틸리티, 그룹웨어 등을 포함하는 기타SW가 79.8%로 가장 많았으며 이에 비해 백신·보안, 저작도구 구매계획은 각각 3%, 0.8%로 비중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카드, 외환은행, 삼성증권, 삼성캐피탈,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패키지SW 구매 예산을 20억원 이상으로 높게 편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스템 구축 및 SW 개발 사업 관련 추진 계획은 조사 대상 중 30개 기관이 총 53개 사업을 추진해 기관당 평균 1.8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G카드는 신영업 시스템 구축사업을 주축으로 524억원 가량의 프로젝트 예산을 편성했으며 외환은행도 차세대 뱅킹시스템 구축 등에 288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답변해 내년도 주요 수요처로 주목받고 있다. 또 대우캐피탈, 전북은행, 현대홈쇼핑, 브릿지증권, LG텔레콤, 한미은행 등은 주전산시스템 교체,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도입, 여신관리시스템 및 IT 인프라 개선 등의 사업에 각각 50억∼7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및 기타=정부 중앙부처 및 지자체 등을 제외한 공공기관 145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정보화 사업 관련 총예산은 2085억원으로, 그 중 HW 구매가 516억원, 패키지SW 구매는 657억원, 시스템 구축 및 SW 개발 관련 예산은 913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부문의 패키지SW 구매 계획은 2002년 구매계획 169억원에 비해 287.1%나 증가했으며 시스템 구축 및 SW 개발 예산도 전년도 시행예산 551억원보다 6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공공시장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패키지SW의 경우 제품별로는 문서작성 등 사무용SW와 백신·보안SW가 각각 25.3%, 1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비해 OS, DB, 저작도구 관련 SW 구매 예산은 1∼3%대로 낮았다. 조사대상 공공기관 중 내년도 패키지SW 주요 수요처로는 각각 10억원 이상의 예산을 책정한 서울지방병무청, 대한주택공사, 농업기반공사, 한국담배인삼공사, 한국토지공사 등이 꼽혔다. 시스템 구축 및 SW 개발 사업 관련 추진계획은 조사 대상 중 59개 기관이 총 117개의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과학기술 정보유통 시스템 구축 사업 등에 1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며 한국전력공사도 자재정보시스템 2단계 구축 사업에 94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책정했다. 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국립해양조사원 등도 각각 교육학술정보시스템 구축, 해안선 조사측량 DB 구축 등에 62억원, 47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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