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 6월 냅스터가 등장함으로써 개인간 오디오 파일공유 서비스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론적으로는 이런 채널을 통해 어떤 종류의 데이터 파일이라도 공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영화제작사들도 디지털 채널을 통해 비디오 파일이 공유될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MP3 파일이 주로 교류되고 있다. 초기 서비스 업체인 냅스터와 오디오갤럭시(Audiogalaxy)는 중앙서버를 통해 오디오 파일공유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미국 녹음산업협회(RIAA)의 제소로 패소, 모두 폐쇄됐는데 이 중 냅스터는 베르텔스만(Bertelsmann)이 최근 인수했다. 이들 중앙서버를 통한 오디오 파일 서비스가 사라지자 라임와이어(LimeWire), 베어셰어(BearShare), 모피어스 등과 같은 분산형 서비스가 등장했다. 하지만 분산형 서비스는 이용하는 데 결함이 자주 나타나고 음악 파일의 라벨이 잘못되던가 오류가 발생할 뿐 아니라 다운로드 속도가 느려 불편했다. 이로 인해 분산형 서비스는 중앙서버 기반 서비스에 비해 소비자에게 인기가 별로 없다. 그럼에도 주요 음악 라벨들은 무료 온라인 음악파일 서비스가 자기들의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가 과연 음반업체들의 수익에 영향을 주는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소비자들이 CD나 카세트테이프 등의 앨범을 구입하는 대신 무료 온라인 파일을 이용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음반업체들이 지원하는 유료 서비스 대신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RIAA는 지난 4월 국제음반산업연합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Phonographic Industry)가 발표한 보고서를 근거로 미국 음악파일 이용자의 35%가 이런 파일을 이용하기 전보다 CD를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음악 파일 서비스의 사용이 늘어나면 그만큼 CD를 포함한 앨범의 구매력이 약해진다고 보는 것인데 이같은 단순논리는 음악 파일에 비해 앨범은 수록곡이 많고 음질이 좋을 뿐 아니라 해설과 재킷의 디자인이 멋지다는 등의 매력이 있다는 것은 감안하지 않은 주장이다. 더구나 역설적인 것은 국제음반산업연합회가 보고서를 발표한 한달 후에 주피터리서치(Jupiter Research)가 그와 정반대되는 발표를 했다는 사실이다. 주피터의 조사 결과 음악파일 사용자 중 34%가 이를 이용하기 전보다 앨범을 더 많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음악파일 공유자들은 이를 통해 새로운 장르와 가수를 찾고 그들의 음악을 미리 들어본 다음 앨범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RIAA의 주장과 다른 것이다. 이들 두 조사 결과를 미루어 볼 때 음악 파일의 이용이 앨범의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조사 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영향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충분치 못하기 때문에 그 수치를 추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품질(음질, 재킷 디자인 등) 차원에서 본다면 RIAA의 주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또 음반업계의 작년 매출이 감소한 것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소비자의 오락물에 대한 취향이 변화한 데도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온라인 음악 파일 서비스가 아직은 음반업계의 매출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다음은 음반업체들이 지원하는 유료 서비스 대신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데 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냅스터와 오디오갤럭시 등 무료 온라인 서비스가 중단되기 전까지 소비자들은 유료 서비스보다 이들 무료 서비스를 더 선호했다. 또 과거에 온라인으로 음악을 다운하는 일이 있는 소비자 중 84%가 유료 온라인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한 조사에서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휴대형 MP3 재생기는 150달러에 구입하면서 온라인 음악 서비스 요금은 지불할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유료 서비스가 향상되고 소비자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되면 그들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소비자들의 이같은 성향 때문에 주요 음반업체들은 불법 무료 서비스로 인한 매출감소 규모를 규명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불법복제나 사용으로 인한 매출감소를 막으려는 노력은 다른 분야 업계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가령 케이블TV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블랙박스(black-box)를 통해 케이블 TV 방송을 수신함으로써 이 방송업계가 연간 60억달러 이상의 매출손실을 보고 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또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소프트웨어의 불법유통이나 라이선스의 도용을 막기 위해 업무소프트웨어업체연합(Business Software Alliance)을 결성하기도 했다. 무료 온라인 음악 서비스의 경우 잠재고객 대부분이 수입이 없는 10대 청소년이기 때문에 무료 서비스로 인한 유료 서비스의 매출감소 규모는 겉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무료서비스의 영향 서비스 요금이 전혀 없으면 사용자가 엄청나게 급증한다. 하지만 이런 무료 서비스가 폐쇄되면 대부분의 그누텔라네트워크(Gnutella Network) 기반의 무료 서비스 사용자들이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지난 몇 년 동안 무료 서비스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가까운 장래에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무료 온라인 서비스 네트워크는 분산형이기 때문에 법적 대응만으로는 이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없다. 온라인 음악 서비스 이용자들을 무료 서비스에서 유로로 돌아서게 하려면 법적 대응에 치중하기보다는 더 우수한 음질과 가치를 가진 서비스를 PC뿐 아니라 다른 정보통신 기기를 통해서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자연히 유로로 몰릴 것이고 무료 서비스의 인기가 떨어질 것이다. 설사 무료 서비스가 살아 남는다 하더라도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거나 이용할 의사가 없는 일부 소비자들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들이 차지하는 부분만이 사실상의 유료 서비스의 매출감소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유료 서비스가 어느 수준의 음질, 곡목, 요금 등을 책정해야 무료 서비스 이용자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근의 여러 가지 데이터와 소비자들의 성향 등을 분석하고 검토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백만명의 모피어스나 카자 서비스 이용자들이나 이들을 통한 거래파일 수를 분석하는 것보다는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체 가정현황, 음악을 다운하는 가정 현황, 유료 온라인 음악 서비스 이용 전망, 유료 음악 서비스를 받을 의사가 있는 잠재가정 수 등을 분석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이런 분석을 통해 불법 온라인 음악 이용자들을 ‘영원한 불법 이용자’ ‘현실적인 불법 이용자’ ‘전력(前歷)이 있는 불법 이용자’ 등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영원한 불법 이용자는 유료 서비스를 절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없는 소비자를 말하고 현실적인 불법 이용자는 유료 서비스의 내용이 좋고 요금이 적절하거나 무료 서비스 수준이 낮을 경우 유료 서비스를 택할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이며 전력이 있는 불법 이용자는 음반업체들이 지원하는 음악 서비스를 과거 이용한 일이 있는 소비자를 말한다. 무료 온라인 서비스가 유료 서비스업체들의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확하게 추산하려면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사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을 분석해야 한다. 광대역 서비스가 확산되고 음악을 다운하려는 가정과 음반업계가 지원하는 유료 서비스 등이 늘어나면 유료 서비스 사용자가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해서 그들이 모두 실제로 그렇게 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그들 중 많은 소비자들은 무료 서비스의 품질이 좋아지면 이를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무료 서비스가 있다 하더라도 콘텐츠 업체들의 매출이 감소하지 않고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인가되지 않은 무료 서비스가 유료 서비스에 별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출 증가율은 별로 높지 않을 것이며 이는 서비스 품질이 우수하고 5개 주요 라벨 음악 중 적어도 4개 라벨의 음악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이 CD로 녹음하든가 휴대형 MP3 재생기로 다운할 수 있게 해 주어야 가능할 것이다. 유료 서비스업체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시일이 경과되면 현실적인 불법 이용자들이 전력이 있는 불법 사용자로 전환될 것이다. 무료 온라인 서비스가 CD의 판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현재 나와 있는 자료나 여론조사 가지고는 결론을 도출해내기 어렵지만 주요 음반업체들의 주장은 실제보다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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