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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는 미래 국가경쟁력이다](5)우수한 인재와 환경이 우수한 콘텐츠를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파일이름 :021202.gif
문서분량 : 1 page 등록인 : etnews
문서뷰어 : 뷰어없음 등록/수정일 : 02.11.29 / 0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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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설명
[문화콘텐츠는 미래 국가경쟁력이다](5)우수한 인재와 환경이 우수한 콘텐츠를
본문일부/목차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일 또한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의 세계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문화콘텐츠의 경우 다른 분야와는 달리 문화와 예술이라는 창작활동의 산물이기 때문에 창작자에 의해 상품의 질이 결정되는 사례가 많아 이에 대한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 정부가 특별한 문화·예술 능력을 지닌 인물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지원하는 것도 이같은 인재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문화·예술분야의 경쟁력은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는 얘기다.
 더구나 문화콘텐츠는 순수 문화·예술작품에 IT를 더해 새롭게 탄생시킨 디지털 상품이다. 보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통신 인프라 및 미디어와 연계해야만 한다. 최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융합현상의 대표적인 산물인 것이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분야별로 특화된 전문 개발인력은 물론 문화적인 소양과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글로벌 마케터와 소비자들의 심리까지 꿰뚫고 있는 기획자 등 다양한 전문인력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내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들의 경우 그동안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단순한 ‘하청업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제작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음에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작품을 기획하고 보급할 수 있는 능력은 거의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애니메이션 관련 제작업체는 총 248개에 달했으나 대부분 소규모 하청제작업체였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기업이 기획하고 개발한 작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역할을 하는 데 급급해 창작 애니메이션 개발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OEM 제작사업을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에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도 선진국과 맞설 만한 창작품을 만들어낼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단순한 ‘품팔이’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던 상황에 안주, 자체적인 창작품을 개발할 인력을 양성하는 데 인색해 결과적으로는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는 사태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제작할 수 있는 시나리오 작가군이 거의 형성돼 있지 않은데다 실무능력을 갖춘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없어 인력수급에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게임이나 음반·캐릭터 등 다른 문화콘텐츠 분야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온라인게임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명함을 내밀기 시작한 게임업체들의 경우도 아직은 기획 및 시나리오 부문에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보니 새로운 방식의 게임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에 잘나가는 게임을 모방한 아류작들만을 쏟아내고 있을 따름이다.
 이같은 전문인력 부족현상은 문화산업백서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해 말 발표된 문화산업백서에 따르면 올해 게임·애니메이션·방송·영화·음반 등 문화콘텐츠 산업 종사자는 총 16만4000명이며 2만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반면 실제 충원되는 인력은 1만3800명에 지나지 않아 6200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오는 2005년에는 총 종사자가 22만3000명으로 늘어나고 당해년도 신규수요도 2만9000명으로 증가하는 반면 충원할 수 있는 인력은 1만5100명 정도에 불과해 약 1만4300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분야별로는 게임의 경우 올해 1264명의 인력부족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어 오는 2005년에는 3306명이 부족하고 애니메이션은 올해 1861명에 이어 오는 2005년에는 2683명의 인력부족 현상이 발생할 전망이다. 또 음반분야도 올해 834명, 오는 2002년에 1386명이 부족해지는 등 게임과 애니메이션·음반 등의 분야에 대한 인력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특히 그동안 이들 분야에서도 대부분 제작위주의 인력만을 양성, 기획 및 완성된 콘텐츠에 대한 해외시장 개척 및 보급 등 마케팅 교육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기획 및 마케팅분야의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자료는 상당히 러프한 수치만을 제공하고 있다. 분야별로 어느 부문 인력이 얼마만큼 부족한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을 짊어질 인력양성을 위한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데다 관심도도 낮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실제로 문화기술(CT)분야 인력양성을 위한 정부 지원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54억원에 이어 올해는 211억원 규모로 IT인력양성 자금의 10%에도 못미치는 등 CT분야 인력양성에 대해 정부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문화콘텐츠 관련업체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2.4%가 대학의 커리큘럼이 업계 현장의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94.1%가 신입사원의 경우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업계에서 고급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국산영화인 ‘취화선’이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창작애니메이션인 ‘마리이야기’가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는 등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의 미래는 상당히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문화에 바탕을 둔 문화콘텐츠가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우리의 5000년 역사 속에 숨어있는 이야깃거리와 고유의 색채와 소리 등 한국적인 문화를 창작소재로 활용케 한다는 취지로 우리 문화원형을 디지털콘텐츠화하는 사업에 나섰다. 따라서 앞으로는 그동안 가장 취약한 것으로 지적돼온 기획력 부재 및 시나리오 소재 빈곤현상도 점차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풍부한 문화환경에서 성장한 우수한 인력의 뒷받침만 있으면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일단 우수인력을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흡수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방안과 문화환경을 마련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또 이들을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을 수 있는 핵심인력으로 양성할 수 있도록 산업계 수요에 부응하는 실무인력에 초점을 맞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도 필요하다.
 기존 교육기관과 연구기관 및 일선 업계가 연계해 문화콘텐츠 제작공정별로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배출하거나 문화콘텐츠 선진국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심상민 삼성경제연구소 소프트산업팀 수석연구원
 서울의 어머니는 옷가게에 가면 아이를 서있게 하고 손수 새옷을 골라준다. 반면 밀라노의 어머니는 아이더러 직접 가서 맘에 드는 옷을 골라오게 한다. 그 서울의 아이는 곱게 자라 미대에 가지만 아름다움을 볼 줄은 알아도 창조하는 일에는 영 자신 없어 한다. 밀라노의 그 아이는 커서 놀라운 색깔감각과 독특한 스타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어 간다. 생생한 교육의 차이다. 이처럼 밀라노와 서울의 영특한 두 아이는 자라온 환경에 따라 원작자와 추종자로 갈린다. 밀라노가 키운 원작자는 규칙 제정자(rule maker)로서 패션계의 유행을 창조하고 발산하며 문화권력까지 쥔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나 루치아노 베네통 같은 이가 표본이다.
 지금 온세계가 원하고 있는 인재는 창조적 역량과 영혼을 지닌 사람이다. 시대가 산업화에서 정보화로 넘어온 지 20여년 만에 다시 멋진 신세계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감성화, 예술화, 드림 소사이어티, 휴먼터치의 시대라고 사람들이 부르는 이 신대륙은 문화와 경제가 만나는 영역, 바로 콘텐츠의 세계다. 이곳에선 더 이상 딱딱한 기술과 건조한 지식을 섬기지 않아도 된다. 말랑말랑한 감성과 지혜가 꿈과 사랑, 감동을 연출해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마술이 펼쳐진다. 이 마법의 성은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나 스티븐 스필버그와 같은 창작자에 의해 다스려진다. 이런 리더가 우리에겐 너무나 귀하다.
 청소년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프로게이머나 백댄서, 가수는 곧잘 말하지만 게임기획자, 영화제작자, 연예매니지먼트사 사장은 드물다. ‘싱어’만 원했지 ‘싱어 송 라이터’는 없다는 얘기다. 여기서 바로 콘텐츠 인력양성을 촉구하는 ‘긴급동의’가 제기된다. 그동안 얼마나 한쪽만 보여주고 화려한 외양만 강조했으면 죄다 ‘재주 부리는 곰’만 생각했겠는가. 당연히 돈 버는 왕서방이 낫고 문화, 예술과 경영을 겸하는 쪽이 실속이 있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투자를 늘리고 생각을 바꿔 복합형 인재, 즉 ‘싱어 송 라이터’ 타입이자 만능엔터테이너를 키우는 데 눈을 떠야 한다. 이런 재목들은 그야말로 한 마을, 사회 전체가 달라붙어야만 키워낼 수 있다. 어쩌면 졸업에서 취업까지가 너무 먼 현행 교육시스템을 허물어야할지도 모른다. 베네통의 R&D센터인 파브리카가 좋은 예다. 학교이자 연구소로서 학업과 동시에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개인 창작도 병행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베네통과 멤버들이 함께 뻗어나갈 수 있었다. 이 파브리카는 상상력 발휘, 즉 ‘image setting’을 핵심역량으로 삼아 콘텐츠 창작인력을 배출한다는 자긍심을 지닌 명문이 되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심장인 스튜디오 지브리도 학교와 직장, 공방을 결합해 장인정신과 사업기획 마인드를 한데 녹이고 있다.
 이들이 배출하는 인재가 곧 ‘싱어 송 라이터’ 유형이다. 이들만이 영국 정부가 말한 대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건축, 패션,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한 창작산업, 즉 콘텐츠산업에 두루 통하는 핵심인재임이 분명하다.
 우리도 당장 쉬운 프로게이머보다는 깊이있게 게임을 창작하고 사업도 겸할 수 있는 ‘싱어 송 라이터’를 길러낼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인력을 양성하는 큰 일에 정부와 대학, 기업, 미디어가 모두 합심할 때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우리 문화 인프라를 튼튼히 하는 과업인 동시에 콘텐츠 세계의 금맥인 우리의 문화원형을 채굴하는 신성한 일이기 때문이다.
ssmin@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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