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벤처기업활성화위원회에서 확정된 ‘벤처기업 재도약 방안’은 정부의 내년도 벤처정책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날 확정된 벤처기업 재도약 방안은 정부가 제도적으로 관리해온 벤처기업을 앞으로 시장논리에 맞겨두되 투자시장을 활성화시켜 벤처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는 간접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번에 확정된 창업보육센터 책임경영제 도입이나 창업기업 법인세 면제시한 연장, 프리코스닥펀드 연내 조성 등 상당부분은 기존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거나 이미 단편적으로 노출된 내용들이다. 그러나 벤처캐피털제도 개선안은 새롭게 발표된 것이어서 눈에 띈다. 특히 유한회사 형태의 벤처펀드, 펀드오브펀드, 세컨더리마켓 펀드 등 3가지 개선안은 벤처캐피털산업의 3대축인 출자·투자·회수시장에 국제 표준체계를 도입하는 것이어서 큰 의의가 있다. 먼저 미국식 유한회사형 벤처캐피털 제도의 도입은 철저하게 실적과 책임이 좌우하는 투자시장을 만들 수 있는 근간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와 같이 A라는 창투사가 여러개의 펀드를 운영할 경우 펀드운영에 대한 책임과 실적이 명확하지 않아 모럴해저드의 발생 소지가 상존했다. 그러나 펀드 운영실적이 곧 벤처캐피털리스트 역량으로 직결되는 유한회사 형태에서는 철저하게 스페셜리스트가 되지 않고는 펀드결성 자체가 불가능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펀드운영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스타 벤처캐피털리스트의 탄생도 가능해 신뢰를 바탕으로 한 벤처투자시장의 형성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자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모태펀드(Fund of Funds)는 정부의 재정자금이 한정된 상황에서 2단계 민간자본 유치효과를 거둬 최종적으로는 시장에서의 펀드 결성규모를 크게 확충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와 같이 정부가 벤처투자조합에 직접 출자할 경우는 300억원의 예산을 가지고 1000억원의 매칭펀드를 결성할 수 있지만 정부가 300억원을 출자, 500억원의 모태펀드를 결성할 경우 1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최종적으로 결성할 수 있게 된다. 모태펀드에 200억원, 최종 벤처펀드에 500억원 등 총 700억원의 민간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태펀드의 경우 정부가 미국형 펀드 출자 형태인 캐피털콜 방식으로의 운영을 적극 유도, 해외자본의 국내유치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캐피털콜 방식의 부재는 외국자본의 국내 벤처투자조합 출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마지막으로 세컨더리마켓펀드 결성은 그동안 IPO 시장에만 의존해 왔던 투자회수 방안을 다양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투자회수시장의 다양화는 벤처캐피털의 유동화 가능성을 높여 벤처캐피털시장의 선순환구조를 확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제도개선안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벤처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모든 제도를 완화, 국제표준화에 맞출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벤처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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