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통신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NGN(Next Generation Network)이다. NGN은 가입자 단말기부터 교환기에 이르기까지 통신망 전체를 패킷 방식으로 구성하는 ALL IP망으로 구성, 유선과 무선을 결합한 개념의 차세대 네트워크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특히 기존의 통신망과는 질적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음성과 데이터, 유선과 무선, 통신과 방송의 융합으로 대변되는 NGN시대에는 기존의 통신영역 구분이 송두리째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통신환경은 최근들어 더욱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국내외 통신환경은 음성에서 광대역·초고속 데이터 시장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지난 97년 이후 세계 통신업계의 경우 음성분야의 트래픽은 연간 5% 정도 성장하는데 그친 반면 데이터 부문은 300% 이상 성장세를 거듭해 이르면 연말께 데이터가 음성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신기술 측면에서도 수백 Tbps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광전송 기술로 발전중이며 교환기술도 유무선의 다양한 가입자망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고성능 패킷 교환기술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가입자망 기술도 최근 수백Mbps급으로 진화하고 있다. 통신 이용환경도 유선과 무선이 통합중이며 방송과 통신도 융합 발전하고 있다. 서비스 역시 음성에 머무르지 않고 인터넷·멀티미디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말그대로 다양한 고객의 욕구를 수용하기 위해 NGN으로 갈 수밖에 없으므로 현재 진행형이라는 따옴표가 붙을 만하다. 정부와 업계는 이같은 NGN시대의 도래를 맞기 위해 통신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이미 3단계 계획을 수립, 이의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전자통신연구원(ETRI)과 KT 등 연구소와 기업도 이 분야 기술개발과 시장환경 변화에 관심을 갖고 계획을 수립중이다. KT는 특히 NGN 구축사업을 마련, 장비공급자들과 액세스 게이트웨이 등 장비도입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KT의 움직임은 이미 NGN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것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은 중장기적으로 교환기를 비롯해 전송망과 백본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는 유무선망 통합운영을 위해 소프트스위치 등을 도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예산규모만 해도 조 단위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 역시 ‘차세대융합네트워크(NGcN:Next Generation convergence Network)’라는 개념을 내세워 ‘단계별 차세대 통합망 기본정책방향’을 마련, 본격적인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또 월드컵 등 다양한 행사로 인해 주춤해진 ‘NGcN포럼’의 구축을 이달 말까지는 마무리할 계획이다. 단계별 차세대 통합망 기본정책방향의 1단계로는 오는 2005년까지 유무선망과 회선망·패킷망을 연동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비스분야의 초고속 유무선서비스를 연동하고 인터넷 과금과 품질보증제(?)의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전달망과 가입접속망에도 유무선통신 개념을 결합해 말 그대로의 초고속 무선인터넷을 가능케 한다는 목표다. 오는 2008년까지 추진하는 2단계서는 서비스를 통합할 방침이다. 2단계는 개방형 서비스 인터페이스가 제공되고 초고속 유무선인터넷서비스가 통합된다. 또 IPv6가 도입되며 인터넷과금, SLA도 1단계에 비해 확산된다. 이와 함께 유무선통합 이동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진다. 물론 IPv6도 도입되고 품질이 보장되는 실시간 멀티미디어서비스도 가능하다.
3단계는 오는 2009년부터는 ALL IP 기반의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단계가 되면 이동성 기능이 수용돼 신뢰성 높은 망 관리가 가능해질 뿐 아니라 IPv6도 확산된다. 특히 유무선 모두 IP기반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실시간 유무선 통합서비스는 물론 초고속 유선망·이동단말기간 통합 액세스가 가능해 각종 콘텐츠 정보서비스의 통합화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세계 각국 정부 역시 NGN의 도입에 여념이 없다. 일본에서는 NGmN(Next Generation mobile Network)을 내세워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EU 국가들 역시 NGN이라는 개념을 내놓고 눈앞으로 도래하고 있는 NGN시대의 주도권을 의식해 NGN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NGN시대 발맞춘 통신정책 손질 필요" ■ NGN(Next Generation Network)의 등장에 따라 지금까지의 통신규제 정책을 재검토해 이에 걸맞은 새로운 통신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업자 분류제도의 문제다. 지금까지는 음성과 데이터, 유선과 무선이 모두 별도의 서비스로 규정돼 있고 통신과 방송의 경우도 구분해 놓았다. 하지만 음성과 데이터의 통합, 유선과 무선의 통합, 통신과 방송의 융합으로 대변되는 NGN시대에는 이를 모두 기술의 흐름에 맞게 새로운 분류제도를 내놓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현행 분류제도는 음성과 데이터를 기간통신역무와 부가통신역무로 구분해 기간통신역무에 규제를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행 제도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시장의 성장에 따른 시장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관련 규제제도 및 이용자 보호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정책 중 현행 허가제도도 NGN의 부상으로 논란에 휩싸여 있다. 현재 전기통신회선설비는 교환설비·전송설비·선로설비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교환설비의 경우 해석에 문제가 있다. NGN은 현재의 음성망을 게이트웨이와 소프트스위치 등을 이용해 데이터망과 동일하게 변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현재의 음성교환설비를 데이터교환설비로 교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현재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은 전기통신회선설비를 설치·보유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NGN시대에는 현행 허가제가 그대로 지속되면 전기통신회선설비의 정의를 놓고 법정공방까지 벌일 가능성이 많다. 상호접속제도도 NGN시대에는 손질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은 전화망의 이용대가는 지불하고 있으나 가입자망에 대해서는 기존의 인터넷서비스와 같이 별도의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가입자망, 특히 초고속인터넷가입자망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이 가입자망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NGN시대에는 현재의 음성계 망간 상호접속체계나 데이터계 망간 상호접속체계 또는 음성계 망과 데이터계 망간 상호접속체계중 어느 하나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요금제도 및 규제 역시 손질이 불가피하다. ADSL서비스나 무선인터넷서비스의 요금제도가 대표적이다. ADSL의 경우 대부분 정액요금제를 채택하고 있고 무선인터넷서비스의 경우 이동전화서비스의 요금체계와는 달리 패킷방식의 과금제도를 일부 적용하고 있다. 패킷방식의 경우 이용자들이 통신망을 통해 콘텐츠를 이용할 경우 정보이용 시간에 관계없이 정보이용량(패킷량)에 따라 통신요금을 부과한다. 요금규제의 경우도 무선인터넷의 경우 음성과 데이터망을 공유함으로써 공통비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배부기준이나 정책방향이 없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음성과 무선인터넷의 회계분리를 규정하지 않아 원가정보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무선인터넷의 요금정책을 위해서는 원가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선점노린 장비업계, 불꽃튀는 개발경쟁 ■ NGN이 차세대 네트워크장비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시장을 선점하려는 장비업체들의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NGN 장비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다국적 장비업체들도 NGN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관련 장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최근 잇따라 NGN 관련장비를 출시하며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9년 NGN 가입자 접속장비인 액세스게이트웨이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6월 ‘LG 액세스게이트웨이(모델명 TAM)’를 개발했다. LG전자는 이 제품으로 KT가 지난 상반기 실시한 액세스게이트웨이 입찰에 참가해 50만 회선 규모의 장비 공급권을 따내며 주도권을 잡았다. 이에 뒤질세라 삼성전자도 최근 자사가 개발한 액세스게이트웨이 장비로 KT의 장비성능테스트(BMT)를 통과함에 따라 첫 상용제품 공급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모든 신호와 미디어를 제어하는 소프트스위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너시스템즈·애니유저넷·기산텔레콤·시스윌 등은 소프트스위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며 NGN 시장 합류를 노리고 있다. 현재 제너시스템즈는 LG전자와 함께 KT의 소프트스위치 공동개발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으며, 애니유저넷은 알카텔과 공동으로 소프트스위치 개발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전세계 네트워크장비 시장을 장악해온 외산업체들도 NGN을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정하고 관련장비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노텔네트웍스·에릭슨 등은 올들어 액세스게이트웨이 및 소프트스위치 등을 선보이며 통합 NGN솔루션 전문업체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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