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시장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그동안 매출액과 브랜드 면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삼성몰이 최근 발생한 사이트 오류로 주춤한 반면 후발업체격인 TV홈쇼핑의 인터넷 쇼핑몰이 기대 이상의 약진을 거듭하면서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쇼핑 등 인터넷 포털의 쇼핑몰이 종합몰 이상의 실적을 올리면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흔들리는 1위 자리=그동안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대표 쇼핑몰은 삼성몰이었다. 삼성몰은 지난해부터 매출과 순이익 면에서 굳건한 1위 자리를 고수해 왔다. 올 상반기 삼성몰은 매출 1460억원(순이익 15억원)을 기록해 LG이숍(1280억원), 한솔CS클럽(1072억원)을 가볍게 제쳤다. 하지만 이달 초 사이트 오류에 따른 네티즌 피해 사태가 발생하면서 아직까지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몰은 피해보상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중이지만 이전의 삼성몰 브랜드를 되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직 9월 매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매출 면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몰은 이번 사태 이후 쇼핑몰 랭킹 사이트 순위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후발 쇼핑몰의 약진=반면 TV홈쇼핑업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은 후발업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약진에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인터파크나 한솔CS클럽·롯데닷컴 등 전문 쇼핑몰의 매출 규모도 커지고 있지만 성장률 면에서는 홈쇼핑의 인터넷 쇼핑몰을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LG이숍은 올 상반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0% 늘어난 1280억원을 기록했다. CJ39쇼핑의 CJ몰도 대대적인 광고와 이벤트를 통해 월 매출 면에서는 ‘빅5’에 새롭게 진입한 상태다. 올 상반기 100억원의 매출에 그친 e현대(현대홈쇼핑) 역시 실적 면에서는 다른 쇼핑몰에 떨어지지만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삼성몰·인터파크·한솔CS클럽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평균 50% 안팎의 성장률에 그치고 있다. 인터넷 포털이 운영하는 다음쇼핑 역시 종합 쇼핑몰 못지 않은 상품 아이템과 매출 추이를 보이면서 선두권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다음쇼핑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전체 매출액을 상회하는 669억원을 넘어서 인터파크 매출 수준에 도달하는 기염을 발휘했다.
◇전망=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유지해 온 삼성몰·롯데닷컴·인터파크·LG이숍·한솔CSN 등 빅5 체제가 사실상 무너질 전망이다. 매출을 기준으로 한 시장 수위자리 역시 뒤바뀔 공산이 크다. 실제로 각 사가 발표한 올해 예상 매출액 면에서는 LG이숍이 3000억원으로 1위며 이어 삼성몰(2700억원), 롯데닷컴(175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또 이미 오프라인에서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홈쇼핑·카탈로그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인터넷 쇼핑몰의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 시장은 이미 ‘우열반’이 가려졌다는 분석과 달리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새로운 출발점에 선 인터넷 쇼핑몰 시장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새롭게 경쟁구도가 짜여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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