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의 수출 주력상품 중복현상이 전기·전자제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한·중·일의 100대 주력 수출상품 중복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 100대 수출품목 중 중국·일본 어느 나라와도 겹치지 않은 품목은 전체의 절반에 못미치는 47개에 불과했다. 특히 중복되지 않은 품목은 지난 96년 59개에서 98년 61개로 소폭 늘어난 이후 2000년 54개에 이어 올 상반기 47개로 줄었다. 또 올 상반기 현재 우리나라 100대 수출품목 가운데 중·일 양국과 모두 겹치는 품목은 15개며 중국과는 29개, 일본과는 39개 품목이 겹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자부품의 경우 3국 모두 중복됐으며 중국과는 가전에서 겹치는 품목이 많아 전기·전자분야에서의 3국간 경합이 가장 치열한 것으로 드러났다. 컴퓨터부품과 입출력장치의 경우 3국 모두 자국 수출 순위 10위권에 드는 수출 주력품목이었다. 또 반도체는 일본과, 송수신기기 및 TV부품은 중국과 치열한 경합을 보였다. 한편 한국의 수출실적 10위권에 드는 품목의 경우 중국과 일본에서도 대체로 순위가 상승하고 있어 향후 3국간 세계시장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무역협회는 우려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반도체·송수신기기·컴퓨터부품·TV 기타부품 등 4개 품목이, 일본은 송수신기기·TV 기타부품 등이 자국 내 수출상품 순위에서 상승세를 띠고 있다. 표참조 무역협회 장상식 수석연구원은 “3국의 수출 주력상품 구성이 급속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경쟁력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중복품목이 많은 일본의 경우 대일 품질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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