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넌트가 패러다임을 바꾼다 ■ ‘소프트웨어(SW) 패러다임 변화의 전령사, 컴포넌트가 온다.’ 컴퓨터는 주기판·CPU·메모리·랜카드·사운드·모니터·그래픽카드 등 부품을 구입해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사용자는 해당 부품이 어떤 기술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지 못해도 핀의 수나 슬롯의 형태만 알면 쉽게 조립할 수 있다. 이처럼 하드웨어는 각 부품들이 독립적인 단위로 개발돼 이들의 조합을 통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SW는 그동안 독립적인 단위로 개발되지 않았고 설사 개발되더라도 호환성 문제 등으로 재사용이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대두된 개념이 컴포넌트 기술이다. 컴포넌트는 SW시스템에서 독립적인 업무 또는 기능을 수행하는 모듈로서 EJB·COM·CCM 등 표준기술을 적용, 필요에 따라 수정작업 없이 간단한 조합을 통해 솔루션 구현이 가능한 단위다. 이는 SW 재활용을 통해 개발 비용 및 시간을 절감함으로써 SW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전세계 SW공학의 최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세계 SW업계는 웹서비스 등 웹기반 시스템의 확대와 분산 컴포넌트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컴포넌트 개발언어인 자바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C, C++을 추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오는 2004년까지 EJB기반 컴포넌트는 124%, 자바 컴포넌트는 33%, COM·DCOM·COM+ 기반 컴포넌트는 24%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측할 만큼 컴포넌트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컴포넌트 유통업체인 콤포넌트소스사는 2000년 한해동안 6500여종의 컴포넌트를 판매, 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컴포넌트SW 산업의 시장규모는 85억달러에 달하고 2005년까지 3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세계 컴포넌트 산업의 평균 성장률은 52.1%로 예상되며 같은 기간 전체 SW산업의 평균 예상성장률인 15%보다 월등히 높아 21세기 SW산업의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SW강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대통령 정보기술 자문위원회 보고서에서 전략적인 4대 SW기술 가운데 컴포넌트 기술을 포함시켰으며 EU가 추진하는 정보통신 프로그램인 RTD의 5차(1998년∼2002년) 기본계획에도 포함돼 있다. 일본은 97년부터 민산학관의 컨소시엄인 CBOP를 구성, 컴포넌트 기술 개발 및 활용 활성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국내 SW시장 변화와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컴포넌트의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2.5배에 달하는 6352억원으로 확대됐다. 부문별로는 컴포넌트 기반 패키지SW 개발 시장이 1398억원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했고 컴포넌트 기반 시스템통합(SI) 매출이 61%인 3875억원, 툴시장이 860억원, 독립컴포넌트 판매시장이 219억원에 달했다. 특히 독립 컴포넌트 시장이 99년보다 6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며 웹서비스에 대한 관심증대로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57% 증가한 9900억원 규모로 확대되고 2003년이면 약 1조3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면서 70%의 평균 성장률을 기록, 일반 SW산업 성장률(40%)를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SW컴포넌트컨소시엄(KCSC)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SW업체(70개 업체 대상) 가운데 75.7%인 53개사가 컴포넌트를 개발한 경험이 있거나 개발중인 것으로 파악될 만큼 업계의 컴포넌트의 활용도는 높아지고 있다. 활용목적을 살펴보면 시스템통합(SI) 사업과 그룹웨어 등 상용 패키지 SW개발이 가장 많으며 도입업종은 유통·금융·제조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 컴포넌트 기반 SW시장은 중소 SW업체들을 중심으로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컴포넌트화하거나 상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늘고 있고 SI 프로젝트도 컴포넌트 기반 시스템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ERP시스템은 물론 개발툴, XML솔루션, 검색엔진, 통신SW, 인터넷 구축툴, 언어처리 모듈에 이르기까지 활용분야도 점차 SW 개발의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정산연의 공조도 활발해지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컴포넌트 개발 및 활용도 제고를 통한 SW시장 활성화와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목표로 99년 7월 ‘컴포넌트 기술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정통부는 99년 12억원, 2000년 75억원, 지난해 61억원을 투자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소프트웨어컨소시엄(KCSC),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 등을 주요 수행기관으로 선정해 컴포넌트 기술 개발 및 표준화, 시장활성화 사업의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제 우리는 웹기반 e비즈니스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과 기존 IT자산의 재활용과 투자효용성 극대화라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떠오른 컴포넌트 기술은 SW 조립생산과 수출을 통한 SW강국 입성을 위한 제2의 IT인프라로 부상하면서 국가적인 전략산업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기고: CBD는 선택 아닌 필수-박준성 삼성SDS 첨단SW공학센터장(사진) ■ 소프트웨어(SW) 산업은 불과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많은 변화를 거치면서 성숙된 산업의 모습을 갖춰갈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지난 10년간 SW 기술 및 산업구조에 혁신적 발전을 이뤘다. 한국의 SW산업 총 매출 가운데 수출 비율이 2∼3%에 머무는 이유는 선진국 중심의 그러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산업이 정보화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SW 기술 및 산업 변화의 중심에 컴포넌트기반개발(CBD: Component-Based Development)이 있다. CBD는 SW 구축에 있어 시스템 전체의 설계를 기반으로 재사용 부품을 조립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여기서 핵심 단어들이 ‘설계’ ‘부품’ 및 ‘재사용’이다. 이미 성숙된 산업인 건설업·자동차공업·전자공업 등에서는 당연시되고 있는 제품생산 방법인 것이다. CBD는 인터넷 시대에 기업 성공을 위한 필수 역량이다. 정보시스템의 신속한 구축, 용이한 변경 및 확장, 타 시스템들과의 상호 운용성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선진 SW공법인 것이다. CBD 기술은 클라이언트 서버 시대에 기초가 마련돼 인터넷 시대에 SW생산 방식의 세계적인 주류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SW산업은 이 새로운 생산체제로의 전환에 한발 늦고 있다. CBD 추세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자. 1990년대 후반에 들어 많은 선진기업들은 정보시스템 구축에 있어 패키지 모듈(예컨대 회계 모듈, 콜센터 모듈, 투자자산 운용 모듈 등)을 구입하여 내부 레거시 시스템들과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기업 전체의 정보시스템 설계(Enterprise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상용 부품을 조달하고 컴포넌트 제작기술(EJB·COM+·CORBA 등)을 활용하여 기존 시스템에 통합한 것이다. 한편 e비즈니스, 기업포털 등 웹 응용시스템의 구축에 있어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라는 반제품의 활용이 증대됐다. 목적이 상이한 시스템들이라 해도 공통으로 필요한 많은 요소 기능들이 있다. 예컨대 검색엔진·e지불·인증 등의 기능을 개별 시스템마다 새로 구현할 필요가 없다. 특정 SW 아키텍처를 전제로 공용서비스 컴포넌트들을 만들어 집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다.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를 이용한 응용시스템 구축은 이미 많은 부품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반제품을 투입, 추가로 가공해 완제품을 만드는 것과 같다. 최근 등장한 웹서비스 기술은 CBD를 보다 쉽게, 빠르게, 싸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웹서비스는 비즈니스 서비스를 XML·SOAP 등 국제 표준 기술을 이용해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컴포넌트다. 웹서비스는 시스템 간의 동태적인 연계를 유연하게 함으로써 ‘다이내믹 e비즈니스’ ‘다이내믹 e마켓플레이스’와 같은 차세대 정보시스템들을 탄생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구축의 용이성 및 원가 하락을 통해 CBD에 의한 e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을 종래의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 및 개인기업으로까지 크게 확산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국제 SW산업 단체들에서는 기업의 IT응용분야별로 표준 시스템 설계 및 표준 컴포넌트 명세를 개발하고 있으며 컴포넌트 조립에 의한 시스템 구축 툴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용 컴포넌트의 세계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컴포넌트 공급업체간의 경쟁도 심화돼 고품질 저가의 다양한 컴포넌트가 인터넷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공급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SW산업의 추세로 볼 때, 우리 SW업체나 일반 기업들도 SW개발 체제를 하루 바삐 CBD로 전환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국방·금융·공공 부문을 선도로 CBD 방식에 의한 정보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기 시작했으며 향후 그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정보통신부에서도 CBD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1999년 이래 SW부품산업 육성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으며 대부분의 SW업체들도 CBD 역량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CBD가 21세기 기업의 필수역량이 되고 있다.
■국내시장 전문·SI업체 각축전 ■ 국내 컴포넌트 시장은 그동안 대부분 외산제품 중심으로 상용 컴포넌트 시장이 형성돼 왔지만 최근 들어 중소 전문 컴포넌트 개발업체들과 컨설팅 업체들이 성장하면서 점차 국산화의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또 대형 SI업체들이 금융기관 등에 컴포넌트 기술을 적용하면서 시장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토종 중소전문업체로는 아이메카·화이트정보통신·컴포넌트뱅크·애드라닷컴·나모인터랙티브·한국사이버피아·위세아이텍·플러스기술 등 30∼40여개 기업들이 기존 제품을 컴포넌트화하거나 웹기반 서비스용 컴포넌트 제품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특히 아이메카는 전세계 30여개국에 컴포넌트를 판매하면서 국산제품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웹 중심의 개발환경에서 간편한 기능을 구현하는 제품에서 점차 전사적자원관리(ERP), 지식관리시스템(KMS), 고객관계관리(CRM) 등 기업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컴포넌트 SW시장은 더욱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 개발업체들과 함께 대형 SI업체들의 움직임도 눈여겨 볼 만하다. 삼성SDS·LGCNS·현대정보기술·대우정보시스템·쌍용정보통신·SKC&C·동양시스템즈 등 국내 대부분의 SI업체들은 별도의 연구소 및 전담부서 설립 등을 통해 컴포넌트 기반 개발 방법론 연구 및 시장적용에 나서고 있다. SKC&C와 동양시스템즈가 한국수출입은행의 차세대 정보시스템 프로젝트 수주, 컴포넌트기반개발(CBD)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LGCNS도 국민은행(구 주택은행)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부분적으로 컴포넌트 기술을 공급하는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대형사이트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S는 자사의 지식관리센터를 통해 컴포넌트 기술 연구를 전담케 하고 대형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다. 컴포넌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컴포넌트 기술 건설팅 업체도 늘고 있다. 컴포넌트뱅크·한국정보컨설팅·메소드아이·모아시스템 등이 객체지향 기법을 토대로 컴포넌트 컨설팅을 수행하며 초기 시장을 형성해왔고 최근 들어 컴포넌트비젼·화이트정보통신·투이컨설팅 등이 가세해 컴포넌트 기반 아키텍처 구축 및 관련 컨설팅에 나서면서 새로운 사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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