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간판산업 부상" ■ 디지털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불과 2∼3년 전까지 주종을 이뤘던 CRT TV가 아날로그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디지털TV에 그 자리를 내주면서 브라운관 시대의 종언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선명(HD) 디지털방송의 등장과 IMT2000 등 차세대 개인정보단말기의 출현을 앞두고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빠른 속도로 기존 CRT에서 평면패널(Flat Panel)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TV를 포함한 평판디스플레이 산업은 차세대 국내 산업을 이끌어 나갈 대표적 수종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 컬러TV 시장규모는 지난 2000년 1억2200만대, 2001년 1억2300만대에서 올해 1억30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가운데 디지털방송시대를 맞아 최적의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PDP TV는 매년 100% 가까운 성장을 거듭하면서 올해 40억달러에서 오는 2005년 400만대, 14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TFT LCD 등 평판디스플레이(FPD)는 디지털TV 수요확산에 힘입어 오는 2005년 1000만대, 399억달러 규모로 성장,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 제품에 등극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UFB LCD, STN LCD 등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경우 세계적인 휴대폰시장의 수요증가로 노키아, 모토로라 등 대형 휴대폰 메이커로의 수출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UFB LCD는 STN LCD와 TFT LCD의 장점을 모두 갖춰 자연색에 가까운 고선명을 구현할 수 있는 액정으로, 현재 대부분의 컬러휴대폰에 채용되고 있는 컬러 STN LCD보다 명암 대비율은 2배 이상, 화면밝기(휘도)는 200%, 색재현율은 38% 가량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은 2004년까지 휴대폰과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중심으로 연간 20%의 고성장을 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응답속도가 뛰어나 IMT2000용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유기EL도 매년 100%의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디지털방송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앞두고 국내외 디지털TV 및 평판디스플레이 시장선점을 위한 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3사가 전세계 디지털TV시장 1위 확보를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고 삼성SDI 등 디스플레이 기업도 PDP, 유기EL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는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북미지역의 디지털TV 시장선점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멕시코 레이노사 생산법인에 2005년까지 약 9000만달러를 투입해 기존 5개의 생산라인을 올해 7개로 늘리고 이 가운데 3개의 라인은 디지털TV 생산라인으로 전환, 연간 50만대 규모의 디지털TV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또한 텍사스인스트루먼츠, 필립스, 디렉티브이 등의 업체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디지털TV 데이터방송, 위성방송, 홈네트워크, 인터넷 정보가전 등의 분야에서 공동개발 및 상호구매 등 전략적 제휴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북미 디지털TV 시장규모가 올해 250만대에서 오는 2005년에는 850만대로 급신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도 디지털TV의 3세대 표시장치인 LCD와 PDP로 세계 TV시장을 석권한다는 방침아래 2003년 25만대, 2005년에 총 100만대를 판매해 세계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원을 비롯한 세계 17개 지역별 시설확충에 2005년까지 1조5000억원, 신제품·신기술 개발을 위한 R&D분야에 8000억원을 투자, 입체적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수원사업장의 기존 TV라인과 모니터 라인을 세대교체해 PDP TV 생산기지로 전환하고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의 수요증가에 대비해 멕시코 SAMEX공장, 헝가리 SEH공장, 중국 TTSEC공장에서도 PDP TV를 직접 생산하는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SDI(PDP 모듈), 삼성반도체(메모리), CPU, 영상처리 IC, 삼성전기(SMPS, 다층 PCD, Hybrid IC) 등 수직계열화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인 63인치 PDP를 도입한 데 이어 앞으로 최고의 가격경쟁력을 갖춘 판매가격(Magic Price, 인치당=100달러)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우전자(대표 장규환 http://www.dwe.co.kr) 역시 미래의 수익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 네트워크’사업에 승부를 건다는 계획아래 5년 이후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대우전자는 디지털사업이 현재 진행중인 워크아웃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돌파구라는 판단아래 오는 2005년에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사업부문은 전체 매출액의 30% 이상, 전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도록 변모한다는 ‘워크아웃 자구계획’을 확정해 놓고 있다. 대우전자는 이를 위해 음성으로 기능을 제어하는 음성인식 가전제품 등 네트워킹 사업에 모든 핵심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삼성SDI(대표 김순택 http://www.samsungsdi.co.kr)의 경우 오는 2005년 세계 최고의 디지털·모바일 디스플레이 전문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디스플레이(UFB LCD, 유기EL, VFD)를 세계 1위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SDI는 이를 위해 2003년부터 3년간 총투자비로 3조1000억원을 책정하고 이 가운데 2조6000억원을 PDP, 유기EL 등 신규사업에 집중투자할 방침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디스플레이산업 육성 정부 청사진 ■ 정부도 대표적인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꼽히는 평판디스플레이(FPD) 및 디지털TV 산업육성에 팔을 걷고 나섰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42인치 PDP를 월평균 2만대 생산하기 위해선 3000억원의 설비투자비용이 소요되며 15인치 TFT LCD 5세대 양산라인 구축에 1조4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등 규모의 경제효과가 큰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장치산업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디지털영상가전을 물론 노트북PC, 휴대정보단말기, 홈시어터 등 다양한 응용제품 출현으로 전후방 연관효과가 크고 신규시장 창출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27일 ‘경박·고화질’로 요약되는 ‘디스플레이산업 발전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오는 2010년 세계 1위의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중장기 발전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산자부가 마련한 전략에는 지난해 74억달러에 머물렀던 디스플레이 수출을 오는 2010년 315억달러로 끌어올리고 TFT LCD, PDP, 유기EL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각각 40%로 높인다는 방안이 골자로 담겨있다. 산자부는 우선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국내 기업의 원천기술력 제고를 위해 부품소재 등 연관산업의 취약한 기반을 보완할 방침이다. 또한 노광기, 액정주입장치 등의 LCD장비와 유전체용 페이스트를 포함한 PDP 부품·소재의 국산화율 제고를 위해 연간 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략품목의 특소세 인하는 물론 적기 설비투자의 선결과제인 장비 및 부품의 관세감면 확대도 신중히 검토한다. 아울러 올해 안으로 HS코드 분류체계를 개선해 산업정책 수립과 수출모니터링을 신속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100만대의 디지털TV 보급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정보통신부도 디지털TV 보급률 증대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디지털방송 콘텐츠 부족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수단을 강구중이다. 정통부는 우선 문화관광부와 공동으로 올해 안으로 지상파방송사, 독립프로그램제작사에 150억원 규모의 정보화촉진기금을 지원한다. 또한 현재 주당 10시간의 HDTV 의무방영 시간을 확대하고 SD방송 비율이 50%를 넘는 스튜디오 위주의 편집물 상영 등은 의무방영시간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내 가전회사들이 100만원대의 와이드 일체형 HDTV 및 40만∼50만원대 셋톱박스를 출시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과학기술부도 올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10년간 연 1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정보디스플레이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시장전망-민후식 동양증권 연구원 ■ 디스플레이 시장은 과거의 CRT, 프로젝션, LED 등의 시장에서 TFT LCD, PDP, 유기EL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시장확장기에 있다. 기존 TV와 컴퓨터 모니터용으로 사용되던 CRT는 상대적인 시장환경이 약화되고 있는 와중에 산업내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일본업체들이 지난 2000∼2001년에 걸쳐 컴퓨터용 CDT 생산라인의 폐쇄를 단행했고 세계 2∼3위 업체인 LG전자와 필립스는 지난 2001년 6월에 CRT사업부문을 합작회사로 출범시켰다. TFT LCD시장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폭락을 2001년에 경험했으나 가격폭락은 소비자들의 TFT LCD 수요기반 확충으로 연결됐다. 주로 노트북PC에 사용되던 TFT LCD패널은 15인치 기준으로 2001년 9월 19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가격폭락은 TFT LCD의 소비처를 노트북PC에서 데스크톱PC로 확장했다. 이에 따라 TFT LCD 업체들은 새로운 소비처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패널의 원판 크기에 따라 구분되는 5세대(1100×1250㎜)에서 생산될 수 있는 패널 장수의 증가는 공급과잉으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생산업체들은 모니터 크기를 15인치, 17인치 시장에서 17인치, 19인치로의 시장전환을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고 TFT LCD TV시장 진출을 추진중이며 20∼30인치 제품출시와 신제품군으로 40인치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LG필립스LCD의 5세대 라인은 5월말 가동됐고 9월중에는 삼성전자의 5세대 생산라인도 가동될 예정이다. 새로운 대형 패널로 시장에 인지되고 있는 것은 PDP(Plasma Display Panel). 일본 FHP사의 10여년간의 독주체제에 한국의 삼성SDI, LG전자 등이 지난 2000년에 진출했고 생산라인의 안정화와 수율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인치당 가격하락이 수요층을 확대하고 있다. 6월의 월드컵 특수와 디지털TV라는 소비욕구에 따라 최근 한국업체들의 생산량은 월 6000∼7000대에 이르고 있다. 전세계 PDP 시장규모는 지난해 30만∼40여만대 수준에서 올해 70만∼80만대 수준으로 증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PDP TV의 인치당 100달러대 이하 수준으로 진입하는 4분기 이후에는 소비시장의 확장이 기대된다. 휴대폰, PDA 등에 사용되는 STN LCD 및 TFT LCD의 컬러화도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성장궤도에 있다. 한국의 휴대폰 출하량 증대에 힘입은 컬러 LCD제품군의 생산량 증대 및 가동률 증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IMT2000용으로 사용될 유기EL에서도 PM(Passive Matrix) 타입의 풀컬러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LCD제품의 CCFL 등과 같은 광원이 필요없는 자발광의 장점은 반응속도 및 저전력의 장점을 상기시키면서 차세대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축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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