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혁명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밑으로부터의 혁명은 자각적 참여로 시작되며 위로부터의 혁명은 건설적인 혁신으로 전개된다. 유비쿼터스 혁명이 밑으로부터의 힘을 기동시키는 위로부터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u코리아 리더십과의 결합이 요청된다. u코리아 리더십이란 u코리아를 구축하기 위해 기술적, 경제적 능력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국민적 열기와 정치적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역사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1885년 9월 28일 서울과 인천 사이에 최초로 전신선이 개통되면서 근대적 정보통신의 역사가 태동했지만 일제강점기와 전쟁기간을 거치면서 모든 통신선이 파괴됐다. 하지만 이후 오십여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우리는 세계가 경탄하는 정보통신대국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95년 이후 정보통신부 체제의 출범과 동시에 정보화사회의 대동맥이라고 할 수 있는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을 전격적으로 추진한 결과, 지난 4월 현재 총가구의 59%인 850만 가구가 초고속인터넷망을 사용하는 세계 1위의 초고속인터넷 보유국가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전체 국민의 63%인 3000만명이 이동전화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선도하는 모바일 IT강국으로서의 토대도 굳건하게 구축했다. 이러한 도약의 이면에는 국가적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아 정보통신 강국을 구축하는데 성공한 리더십이 있었다.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사업을 필두로 ‘사이버 코리아 21’ ‘e코리아 비전 2006’ 등은 국가적 리더십이 성공적으로 발휘된 사례라 하겠다. 이러한 국가적 정책은 우리의 정보통신 혁명을 방향지웠던 이정표 역할을 했다. 지금은 유비쿼터스 혁명의 시대를 맞이하여 또 한번의 강력한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의 어떤 선진국보다 뛰어난 IT산업과 정보화 기반으로 가득찬 우리의 비옥한 토양을 일궈 냄으로써 유비쿼터스 혁명의 중심국가로 도약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비쿼터스 도약을 이뤄 내기 위해서는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강력하면서도 탈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 유비쿼터스 혁명은 이미 과거와는 전혀 다른 정책 환경 속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과거와는 전혀 다른 리더십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산업화 시대의 양적 생산중심 사회에서 질적 생활중심 사회로 변화되었다. 과거에는 물량 공급 위주의 정책으로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었지만 향후의 유비쿼터스 정책은 물량 위주의 정책이 아니라 질적 서비스 제공과 그 만족을 지향하는 정책으로 탈바꿈되어야 한다. 물량 위주의 정책은 공급자에 초점을 두는 리더십이었다. 즉, 사업자들에게 유인을 제공하여 산업을 일으키는 비교적 단순한 리더십이었다. 그러나 유비쿼터스 시대의 리더십은 공급자 중심에서 생활자 중심으로 전환된다. 각 계층의 욕구를 포용하면서 국민 개개인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셈이다. 유비쿼터스 사회는 일극 집중구조에서 다극 분산구조로 전환되는 것이 특징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물류의 집중을 위한 거대 도시의 지배가 바람직했으며, 정보화 시대에는 정보교류의 집중을 위한 거대 포털 사이트의 지배가 바람직했다. 그러나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경제적인 차원에서나 정치사회적인 차원에서나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지능화된 핫 스폿을 기점으로 다양한 제3공간을 구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기존의 정보화가 분산되어 있는 기능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역할을 했다면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은 전자공간에 집중되어 있던 기술을 물리공간으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제3공간은 집중화된 권위주의적 구조를 거부한다. 제3공간은 분산화된 비권력적 구조이다. 제3공간은 근본적으로 자유 공간을 지향한다. u캠퍼스에서 학생들은 강의실과 컴퓨터실과 같은 집중화된 공간의 제약에서 해방돼 잔디밭에 앉아 수업을 받을 수 있다. u가정의 주부들은 주방에서의 해방을 넘어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으로부터 해방된다. u병원의 환자들은 폐쇄된 병원 공간으로부터 해방된다. 제3공간은 집중된 기능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제3공간 시대는 집중화된 권력을 분산시킨다. 따라서 제3공간을 지향하는 리더십은 집중형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아니라 분산형 민주주의적 리더십이어야 한다. 그러나 분산형 민주주의적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해서 u코리아를 지향하는 국가적 비전수립을 다양한 주체들의 자율에 내맡겨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분산형 민주주의적 리더십이 요구될수록 더욱 u코리아라는 국가적 비전을 총체적으로 추구해 나가야 한다. 기능과 권한의 분산이 이루어지는 만큼 분산된 에너지를 새로운 차원에서 결집시킬 수 있는 비전의 공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u코리아 비전을 국민들에게 강제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은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강제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u코리아 비전을 공유하는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바로 분산형 민주주의적 리더십이 요구되는 것이다. u코리아 구상은 국가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국가혁신 프로젝트다. 그만큼 u코리아 구상은 과거의 편안함과 기득권에 집착하려는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저항에 대한 극복이야말로 새로운 리더십이 해결해야할 과제다. 이를 위해 세계 최초로 유비쿼터스 혁신에 도전하는 ‘u-Korea 21 비전’을 신정부의 대통령 프로젝트로 추진할 것을 제언한다. u코리아 구상을 통해 신정부는 종합적인 국가발전 전략을 입안할 수 있을 것이며, 21세기형 산업 발전을 지향한 u코리아 입국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구상은 남북한간의 통일 공간을 조성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중국과 만주와 시베리아를 포괄함으로써 제3국토를 꿈꾸는 제3공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신정부는 u코리아 구상을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투명한 u코리아 정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렇게 될 때 u코리아 구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정부들이 앞다퉈 받아들이는 세계화된 정책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u코리아 구상은 국가발전 전략인 동시에 세계발전 전략이다. 지구 전체를 뒤덮고 있는 유비쿼터스 혁명의 기운과 제3공간의 등장은 새로운 리더십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케네디 대통령이 자유와 새로운 사회건설을 주창하면서 미국인의 개척정신을 달궈냈듯 월드컵 이후 자신에 찬 한국인의 도전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역사적 리더십의 주도권을 신정부가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동집필> 하원규 ETRI 정보화기술연구소 IT정보센터장 wgha@etri.re.kr 김동환 중앙대 공공정책학부 교수 sddhkim@cau.ac.kr 최남희 국립청주과학대 행정전산학과 교수 drnhchoi@cjnc.ac.kr
◆새로운 국제 정보통신 벨트의 형성 역사적으로 정보통신을 지배한 나라는 세계의 중심국가로 군림해왔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던 로마 시대에는 도로가 바로 정보통신 채널이었으며,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던 실크로드가 바로 혁신적 아이디어의 통로였다. 19세기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세계를 지배한 영국 패권전략(Pax Britanica)의 기본축은 6대양 5대주를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망(the red chain)이었다. 20세기 중반 이후 무선과 위성을 무기로 팍스아메리카나 정책을 펼쳤던 미국은 21세기 고도정보화시대를 맞아 국가정보인프라(NII), 글로벌정보인프라(GII)와 인터넷 같은 첨단IT의 전략적 관리와 운용을 통해 패권적 위치를 고수하려는 뉴팍스아메리카나 정책을 취하고 있다. 기존 정보통신 질서가 해체되고 새로운 정보통신 질서가 등장할 때마다 정보통신의 중심축은 이동해 왔으며 정보통신에 대한 기본인식 역시 변해왔다. 단순히 통신을 매개하기 위한 공공재로 인식돼 오던 정보통신이 중요한 산업자원일 뿐 아니라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경제재로 인식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제 정보통신은 일국의 흥망성쇠를 가름하는 국가 전략재로 인식되고 있다. 유비쿼터스 기술에 기반을 둔 제3공간을 어떻게 개척하는가에 따라 21세기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 각국은 저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새로운 기회를 포착, 새로운 정보통신의 허브(hub) 국가가 되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세계의 정보통신질서는 미국 중심에서 동남아·동북아지역으로 다원화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세계 최초로 IT혁명을 국가 단위로 추진해 가장 성공적인 정보화를 이룩함으로써 동남아 정보화의 전진 기지로써 위상을 확보했다. 우리나라는 신흥정보통신 강국으로 급부상했고 일본은 차세대 IT패러다임의 세계적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21세기 유비쿼터스 시대에 있어서 정보통신 중심축의 이동 방향은 어느 국가가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을 먼저 수용하고 제3공간을 구축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싱가포르가 국가정보화 추진에 유리한 입지를 지녔다면 우리나라는 유비쿼터스화를 통한 제3공간을 구축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가구의 60%가 다세대주택이고 전인구의 80% 정도가 도시지역의 전화국이나 우체국 반경 4km 이내에 밀집해 살고 있어 다양한 형태의 제3공간을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광활한 대륙과 인접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구축하는 제3공간은 대륙으로 수출되면서 그 외연을 급속히 확대할 수 있다. 세계는 바야흐로 유비쿼터스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어느 국가가 더 많은 제3공간을 개척하는가에 의해 국가 경쟁력은 판가름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정보통신 중심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u코리아의 비전을 세계 최초로 제창하여 대한민국을 새로운 세계사적 문명의 주도국가로 안내할 장대한 리더십을 갖춘 21세기 지도자의 등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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