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인터넷과 보안업계에 떠오른 화두는 ‘돈 되는 아이템’이다. 실제로 업계에는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시장이 더디게 열리는 비즈니스는 과감히 접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너도나도 아이디어의 참신성만으로 사업을 벌였던 때와는 사뭇 달랐다. 올 SEK2002에 참가한 업체들은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기업들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이템은 자취를 감췄고 검증된 기술들만이 한자리에 모였다.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은 허상뿐인 제품들은 이제 설 자리를 잃었다. 자체 정화를 통해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것이다. 전시업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문업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분야만을 꾸준히 개척해온 업체들이다. 한 분야에만 지나치게 집중되지 않고 고르게 분포돼 전반적인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도 부족함이 없다.
◇인터넷분야=인터넷 분야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국내의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도 주수익의 대부분을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둬들였을 정도다. 오프라인 기반 없이 순수하게 인터넷에서 출발한 인터넷쇼핑몰인 옥션과 인터파크 및 한솔CS클럽 등도 상반기에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광고시장도 지난해보다는 살아나는 분위기다. 기존 4대 매체광고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인터넷 배너광고는 올 들어 브랜드인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대형화·멀티미디어화로 치달았다. 덕분에 인터넷광고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광고주들이 조금씩 인터넷광고에도 광고료를 집행하는 추세다. 유료콘텐츠의 이용도 부쩍 늘었다. 특히 아바타의 성장세는 눈부셨다.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세이클럽은 아바타로만 월매출 25억원을 넘어섰을 정도. 아바타 시장은 지난해 2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터넷 분야의 이같은 성장은 모두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것이다. 안전한 전자상거래를 위한 결제솔루션, 광고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애드서버, 검색서비스의 고도화를 뒷받침해주는 검색엔진, 각종 유료 콘텐츠와 온라인 서비스, CRM·CMS·웹메일·스팸차단·e메일마케팅 등 각종 솔루션들의 집합체가 바로 현재의 인터넷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이번 출품작들은 인터넷산업의 이런 현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금성네트웍시스템과 다오스코리아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을 선보인다. 포털사이트 구축과 운영 및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들이 총망라돼 있어 특정분야에 국한된 전문포털 구축시 매우 유용하다. 네오텍은 인터넷도메인등록대행서비스를 소개한다. 국내에서는 이미 100여곳이 넘는 도메인등록대행업체들이 성업중이다. 네오텍을 통해 도메인등록시스템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감상하는 기회를 갖자. 넷피아닷컴은 자국어를 인터넷주소에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을 선보인다. 한글로 된 키워드를 영문 도메인네임 대신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변환솔루션이다. 링크솔루션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을 때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검색엔진에서 찾은 URL링크 위에 마우스를 얹어 놓기만 하면 정보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이색 솔루션 ‘딩동’을 선보인다. 비트컴퓨터는 최근 인터넷 성공 아이템으로 급부상중인 사이버교육사이트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코리아와이즈넛과 엔퀘스트테크놀러지는 검색엔진을 선보인다. 인터넷에 다량의 정보가 집합되면서 정보검색은 더욱 고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문자데이터뿐 아니라 사운드와 그래픽 및 멀티미디어 데이터들까지 통합검색하고 이를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선별 취합해 다양한 형태로 보여주는 인공지능형 검색엔진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이번 SEK2002에도 다양한 기술과 접목된 검색엔진들이 다수 선을 보인다. 케이시크와 트리코테크 및 애니컨트롤 등은 다양한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는다.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은 다양한 접속루트를 통해 정보에 접근하는 불특정다수를 모두 수용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다양한 이기종 시스템과도 호환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웹 애플리케이션의 다양한 변용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인터넷 초기 개발붐을 이루다 한동안 주춤했던 영상회의솔루션 시장이 초고속인터넷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다시 살아날 조짐이다. 기관과 기업체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고객사나 지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영상회의솔루션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파스칼소프트를 비롯한 몇몇 업체들의 제품은 지난해보다 안정성이 한층 높아져 기대된다. 이와 함께 개인화하는 인터넷의 추세를 반영해 개인이 방송국을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도 선보인다. 엠에스아이소프트가 출품하는 개인인터넷방송솔루션 ‘퍼스널 웹캐스팅(Personal Webcasting)’이 바로 그것. 개인이 자신의 컴퓨터에 이 솔루션을 설치하기만 하면 인터넷방송국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웹카메라와 마이크 등만 있으면 자신이 인터넷자키가 돼 음악도 틀어주고 청취자와 얘기도 나눌 수 있다.
◇보안분야=상반기 정보보호산업은 가상사설망(VPN)의 경우 금융권의 도입이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늘어난 반면 정보보호 솔루션 분야는 지난해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다. VPN은 국민은행과 농협중앙회 등 전국 지점을 대상으로 도입하는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퓨쳐시스템, 어울림정보기술 등이 크게 수혜를 입으면서 올 상반기 영업흑자를 기록하는 등 전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금융을 포함해 공공과 민간 기업수요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지난해 하반기 국가정보원으로부터 K4 인증을 획득한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VPN과 함께 올해부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던 침입탐지시스템(IDS) 분야는 당초 예상보다 시장규모가 늘어나지 않아 관련업체들이 고전을 겪었다. 기가비트 IDS 제품을 출시한 업체들은 통신, 금융, 게임업체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어 침체된 물고가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보보호솔루션 시장의 맞형격인 방화벽의 경우 민간기업의 도입이 주춤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증가세가 낮아졌다. 백신프로그램은 올 상반기에 시장 포화에 따른 영향으로 처음으로 성장세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SEK2002에는 보안업계의 이러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진을 반영하듯 정보보호 솔루션 업체들의 전시 참여가 다소 저조하고 보안용 키 저장장치, 그리고 수익성이 좋았던 DVR업체들만이 몇몇 참여했다. 하지만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시회에 참여한 업체들은 불경기를 극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이번 SEK2002에 참가한 보안업체들은 DVR업체인 시스벤을 비롯해 보안·복구업체인 정소프트, USB보안키 개발업체인 코러스아이엔티·지티정보시스템 등이 눈에 띈다. 이밖에 지문인식 업체인 시큐아이티와 원격감시 업체인 홈테크네트웍스가 소프트웨어 벤처관에 참여했으며 문서보안 솔루션 업체인 마크애니와 인터넷보안 솔루션 업체인 잉카인터넷이 한국굿소프트웨어포럼관에 출품한다.
또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업체인 시큐어소프트와 플러스기술은 내용선별 소프트웨어관에 참여해 각각 침입차단시스템과 인터넷필터링소프트웨어 등의 보안제품을 선보이며, 베스트포인트는 KR-net2002에 참가해 SSL 및 복호가속기·가속보드 등을 내놓는다. 시큐어소프트는 이번 전시회에 방화벽인 ‘수호신’ 시리즈와 함께 침입탐지시스템(IDS)·PC방화벽·하드웨어일체형·통합보안관리시스템(ESM) 등을 선보인다. 정소프트는 USB 저장장치인 ‘넥스디스크’를 내놓는다. 최근 들어 이 USB 저장장치는 각종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인증서의 인증키값을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품목중의 하나다. 이에 따라 정소프트 외에도 지티정보시스템과 코러스아이엔티가 각각 USB방식의 보안키를 선보인다.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 업체인 마크애니 기업의 중요 정보를 유출, 악용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마크애니 다큐먼트 세이퍼’를 출품하며, 지문인식 업체인 시큐아이티는 스마트카드 개인인증보안시스템을 비롯해 지문입력기·지문전송 및 감식시스템·멀티모달 출입통제시스템 등 생체인식 관련 제품을 다수 내놓는다. 이밖에 네트워크용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플러스기술은 인터넷 유해사이트 차단솔루션인 ‘수호천사 Pro’를 출품,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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